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강남구청 관계자가 강남구 일대에 게시된 만국기 중 일장기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우리나라 거리에 왜 일장기를 달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일본에 끌려다니지 않고 정부에서 더 강력하게 대응해 줬으면 좋겠어요. 일장기 떼니까 속이 다 후련하네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만난 회사원 한상구(64)씨는 강남구청의 '일장기 하기(下旗)'를 지켜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남구청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한 항의표시로 테헤란로·영동대로·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일대에 게시된 일장기를 모두 철거했다.
구청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는 세계적인 자유무역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경제 침탈 선언"이라며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일장기 14기를 일본 정부가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할 때까지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남구 주민 천정영(62)씨는 "일본이 과거 행위를 사과도 안 하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우위에 있다고 이렇게 제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구청이 잘했다"고 말했다.
주민 정웅조(65)씨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는 한 마디로 우리나라를 경제 속국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국교를 단절하는 등 정부가 좀 더 강력하게 대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강남구 테헤란로·영동대로 일대는 국제금융·무역·전시‧컨벤션이 활발한 서울의 중심지역으로 지난해 7월 민선7기 출범 이후 국제교류복합지구로의 '글로벌 도시, 강남'의 이미지 조성을 위해 태극기와 함께 만국기를 달아왔다. 일장기는 총 14기가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