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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WTO 김승호 "日 세코 대신, 눈 뜨고 귀 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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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코 대신, 日 내부 우려 목소리 들어야
WTO 이사회, 우리측 주장에 박장대소
안보 예외? 가짜꼬리가 몸통 흔드는 격
불량배한테 맞았으면 대들어야 한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호(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우리 한국이 편한 날짜에 WTO제소에 나설 것이다.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 참 믿음직하죠. 지난주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 이사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산자부 김승호 실장의 말이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일본은 일반 이사회에서 궁색한 입장만 반복했습니다. 우리가 1:1로 대화하자는 요구도 묵살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남은 길은 WTO 제소밖에 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물론 국제 여론전도 동시에 치러져야죠. 그 어려운 싸움의 선봉에는 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산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김승호 실장. WTO 일반이사회 마치고 귀국한 그분을 저희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오늘 직접 나와주셨어요. 김승호 실장님, 어서 오십시오.

◆ 김승호>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얼마나 고생 많으셨어요?

◆ 김승호> 공무원이 월급 받고 해야 될 일인데요. (웃음)

◇ 김현정> 주말에는 조금 피로 푸셨습니까?

◆ 김승호> 주말에 계속 집에서 쉬었습니다.

◇ 김현정> 공항에서 그러시더라고요. ‘뜻하였으나 이루지 못한 것도 적지 않아 수석 대표인 저로서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 겁니까, 김 실장님?

◆ 김승호> 언론에서도 그렇고 국민분들도 그렇고 아마 제가 ‘지고 오지는 않았다, 잘하고 왔다.’ 그런 뜻에서 격려를 해 주신 것 같은데 제 기준으로는 이번 작전은 실패한 작전입니다.

◇ 김현정> 실패했다고요?

◆ 김승호> 실패한 작전이라서 이렇게 찬사를 받고 어쩌고 할 그게 아니고 실패는 하늘의 뜻이어서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서 실패했기 때문에 제가 그나마 조금 편히 있는 거지, 원래 뜻했던 것하고는 다른 결과를 가지고 와서 제가 좀 불편해서 그런 말씀을 드렸던 겁니다.

◇ 김현정> 아니, 우리들이 볼 때는 참 어려운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잘 공략을 해서 국제적으로 좋은 여론을 만들고 왔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본인 생각에는 어떤 부분이 ‘실패했다, 만족스럽지 않다’라고 보시는 건가요?

◆ 김승호> 저희가 ‘대화를 합시다’ 하는 질문을 던졌을 때에는 저희가 기대했던 대답은 세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국제 관계나 일반 관계나 일반 사람 간의 관계나 다 똑같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김 PD님하고 저하고 오늘 초면인데 제가 초면에 ‘이따 방송 끝나고 따로 둘이만 만납시다’라고 제가 여기서 제안을 하면 ‘그러겠습니다’ 하고 당장 지금 말씀은 못 하실 테고요 당연히.

◇ 김현정> 저는 말합니다. 김승호 실장님이 보자고 하시는데 제가 남아야죠. (웃음)

◆ 김승호> 두 번째는 당장 단칼에 기분 나쁘고 불편하셔서 거절은 하시겠지만 그래도 방송이고 사람의 이목이 있으니 그렇게는 또 못 하실 테고.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 김승호> 대개 나오는 반응이 웃으면서 ‘좀 이따 보겠습니다’라든지 시간 좀 하고 ‘이따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하죠.

◇ 김현정> ‘생각 좀 해 보죠.’

◆ 김승호> 그렇게 발언을 할 겁니다. 저희도 일본 측에게 대화합시다라는 말을 던졌을 때에는 ‘좀 이따가 말하겠습니다, 시간 좀 주십시오’라는 발언을 기대를 했고 그 발언이 나오는 것에 따라서 그 다음 작전을 준비를 해 놨는데.

◇ 김현정> 그랬던 거예요?

◆ 김승호> 네, 그런데 여의찮게 저희 논의하는 세션이 사실 시간상 길지 않은 세션인데 하필이면 점심시간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제 발표하고 일본 발표하고 그리고 2시간 동안 점심시간을 갖고 그리고 모였습니다. 그러니 2시간 동안 충분히 생각해 볼 기회가 있으니까 일본 대표는 ‘생각해 봤더니 싫습니다’라고 거절을 해도 그 자리에서는 그렇게 민망하거나 나쁘게 보일 만한 일이 아니죠. 그래서 저희가 기대했던 대답을 못 받고 세컨드 옵션을 받은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원래는 거기서 일본 대표가 ‘싫습니다’가 아닌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든지 뭔가 다른 답변이 나왔다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가실 생각이셨어요, 전략상 원래는?

◆ 김승호> 그거 다 말씀드리면 다음 번 싸움에 노출이 되니까... 아마 훨씬 일본 측이 당혹하고 난감하고 힘들었을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가시기 전에 공항에서 ‘아주 쉬운 단어로 한 방에 제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러고 가셨거든요. 그 한 방이 이 한 방이었습니까? 그 생각이셨던 거예요?

◆ 김승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 전략이었던 거군요. 그런데 지금 김승호 실장님은 우리가 원하는 전략대로 착착착착은 안 됐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그 질문을 던진 그 자체가 사실은 신의 한 수다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왜냐하면 여러분, 일본한테 다 있는 공개 석상에서 ‘우리는 자꾸 일본하고 1:1 대화를 하고 싶은데 일본이 대화를 해 주지 않습니다. 의장님, 일본하고 1:1로 만나서 대화 좀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일본이 당황하면서 ‘싫습니다.’라고 하니까 남들이 보기에는 ‘야, 일본은 할 말이 없으니까 궁색하니까 저기서 대화를 못 받아들이는구나’라는 걸 온 세계에 알렸기 때문에 저는 그 질문을 던진 자체가 저거 신의 한 수다. 저는 그랬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그다음이 더 있었다는 말씀이에요?

◆ 김승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신의 두 수가 될 뻔했군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사실 의결은 없었어요.

◆ 김승호> 원래 의결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렇죠. 투표하는 것도 아니고.

◆ 김승호> 그런 거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평가는 제각각인데 사실 김승호 실장님은 지금 아주 최대한 겸손하게 더 큰 결과를 원했습니다마는 실망입니다라고 하셨지만 지금 우리가 볼 때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갖고 오셨고 일본에서는 또 ‘일본이 이겼다’ 그러고 있어요. 그러면 좀 최대한 객관적으로 볼 때는 어떻게 바라보세요?

◆ 김승호> 원래 사자가 싸움에서 지고 나면 저쪽 한쪽 구석에 가서 상처를 혀로 핥고 있습니다. 그 정도는 아량으로 봐줘야죠.

◇ 김현정> 지금 일본은 상처를 핥고 있는 겁니까? 진 겁니까?

◆ 김승호> 네.

◇ 김현정> 그러면 아까 전에 만족스럽지는 못했다는 것은 우리가 이겼지만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이지 진짜 일본이 이겼다는 뜻은 아니시군요.

◆ 김승호> 일본은 일단 국제 여론전에서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선전을 잘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 취한 조치가 워낙 황당무계한 조치기 때문에 모든 나라들이, 특히 통상을 아는 사람이라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조치를 일본이 취한 겁니다.

◇ 김현정>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입니까?

◆ 김승호> 그렇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일본 정부는 뭐라고 하냐 하면 돌아가서 “이사회 당일 제3국 관계자들을 점심식사에 초대했는데. 그래서 설명을 반복해서 했더니 반응이 엄청나게 좋아서 보람이 있었다. ‘일본이 자국의 입장을 냉정하게 주장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제3국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다니더라고요.

◆ 김승호> 아이, 화나게 만드네.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정확한 보고를 못 받은 겁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 김승호> 허위 보고를 받은 겁니다. ‘냉정한 반응을...’? 그리고 제가 보고서를 썼다고 하면 ‘유구무언이었다.’ 이렇게 쓰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김승호> 저희가 조목조목 지적을 했고 지적을 하는 과정 중에 제가 외교관으로서의 품위를 도가 넘는 발언까지 해가면서 일본 측을 몰아세웠습니다.

◇ 김현정> 어떤 발언이었나요?

◆ 김승호> 그것까지 말씀드리면 제 품위가 망가지니까.

◇ 김현정> 짐작하겠습니다.

◆ 김승호> 일본 대표는 그러한 말에도 아무런 반응도 못 했습니다. 얼마나 자기의 입장이 궁색하고 자기의 조치가 이 통상을 담당하는 국제무대에서 말하기가 난감한 상황이었으면 입을 다물고 있었겠습니까? 유구무언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세코 경제산업상은 이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한국이 표결을 요구하자 이를 제지하려고 의장이 나머지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요구를 중단시켰다.’ 마치 우리나라가 막무가내로 의장한테 매달리는 듯한 뉘앙스로 글을 썼어요, 사실은 어땠습니까?

◆ 김승호> 우선 첫째로 세코 대신님! 지금 트윗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 김현정> 트위터에, SNS입니다.

◆ 김승호> 그러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제가 조금 이따가 드리고요. 이 방송이 우리나라에서는 꽤 알려져 있는 방송이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이 정도 방송이면 주일 대사관에 언론을 모니터하는 직원이 다 모니터하고 자기 관련된 사항은 본국에 보낼 겁니다. 모니터하시는 분, 제 말 잘 들으셔서 세코 대신한테 가감 없이 전달 좀 해 주십시오.

◇ 김현정> 일본 대사 직원분 지금 듣고 계시죠? 잘 들으세요. 김승호 실장의 답변입니다.

◆ 김승호> 세코 대신님, 자꾸 일국의 대신이나 되셔서 트윗을 보내고 그러시는데 우선 트윗의 내용도 정확하지 않고요.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제가 이따가 설명드리겠습니다. 대신쯤이나 되면 귀국이 취한 조치가 전 세계적으로 어떠한 파장을 일으키고 어떠한 혼란을 일으켰는지 눈으로 보시고 거기에 대해서 대책을 강구하시고 하셔야 됩니다. 지금 대신님의 태도는, 대신님은 일본이 저지른 조치가 어떠한 평지풍파와 파장을 일으켰는지 지금 못 보고 계십니다. 눈을 감고 계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눈을 감고 계신다, 지금 상황이?

◆ 김승호> 눈 뜨세요. 그리고 지금 그 조치로 인해서 일본 내에서도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한국인으로 한국의 불평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일본 내의 우려입니다. 전 세계의 우려입니다. 세코 대신님 그거 못 듣고 계십니다. 귀를 막고 계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귀 여세요.

◇ 김현정> 눈 뜨세요, 귀 여세요. 그럼 뭐가 보입니까? 이번에 가서 장외에서 느끼셨던 반응들이요.

◆ 김승호> 아닙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 김현정> 또 있습니까?

◆ 김승호> 그리고 그렇게 떳떳하시면 자꾸 뒤에서 멘션 날리지 마시고 저희 장관님께서 한번 뵙자고 청했습니다. 나오세요. 나오셔서 입 닫고 계신데 입 닫지 마시고 직접 말씀을 하십시오. 그 자리에 오시면 제가 성윤모 장관님 모시고 제가 가서... 제가 일본말이 좀 됩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 김승호> 제가 일목요연하고 간단명료하게 설명 올리겠습니다. 그러시고 정치인이시라면 책임감 있게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이고요. 아까 질문이 뭐라 그랬죠?

 

◇ 김현정> 만약 세코 대신이 눈 뜨고 귀 열게 되면 뭐가 보이는지, 장외에서 느끼셨던, 김승호 실장이 느꼈던 반응은 어땠습니까, 제3국들의 반응이요. 그걸 좀 생생하게 국민들께도 알려주세요.

◆ 김승호> 제가 발언을 할 때 한 서너 차례에 걸쳐서 박장대소에 웃음도 나왔고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 김현정> 웃음도 터졌어요?

◆ 김승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것은 지지의 웃음입니까?

◆ 김승호> 반대할 때 웃음 터뜨리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네요.

◆ 김승호> 그리고 상식으로 생각을 해 보십시오. 문제가 터져서 한 나라가 피해를 보고 있는데 그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가 입을 꾹 다물면서 우리는 대화하고 싶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세요. 그 개인 간의 관계로 보면, 그거 애걸하는 겁니다. 주권 국가가 그 정도로 말할 때에는 그만큼 절박한 거고 대화로 풀고 싶다고 하는 의지가 강렬한 겁니다.

대화로 풀겠다는데 그걸 반대하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그때 제가 일본이 그렇게 말할까봐서 참 창피한 일입니다. 일국의 대표가 국제 회의장에서 제가 좌중을 바라보면서 말했습니다. ‘여러분, 한국이 대화를 하고 싶은데 한국이 대화하자는 이 제안에 반대하시는 국가 있으세요? 손 좀 들어봐주세요’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 김승호> 아주 예외적인 발언입니다. 손든 나라 없죠, 당연히. 그거 보고 ‘여러분! 여러분의 이 침묵을 저는 한국의 대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해서 본부에 보고해도 되겠습니까? 또 손을 드는 나라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거 아주 유치찬란한 발언입니다, 국제회의에서. 일본이 회의 끝나고 저렇게 나올까 봐서 그렇게 박아둔 겁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 김승호> 그러니 일본이 자꾸 왜 뒤에 가서 저렇게... 아니, 저렇게 당당할 것 같으면 그때 회의장 자리에서 떳떳하게 나와서 말씀을 하고 대화를 하고 거기에서 말하면 될 걸 왜 말할 때 자리 풀어줄 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저렇게 뒤에 가서 궁시렁궁시렁대고 있습니까?

◇ 김현정> 참 저는 이렇게 전해만 들어도 지금 화가 나고 분노가 차오르는데 응원 문자도 받으셨다면서요, 제3국으로부터? 그거 맞나요? 그런 보도들도 나오던데.

◆ 김승호> 제가 직접 받은 건 아니고요. 거기 와 있는 상시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우리 대표부 직원한테 역시 다른 나라의 대표부 직원이 제 발언 끝나고 좋았다는 메시지를 몇 개 보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여러분, 우리 국민들의 뉴스쇼 청취자들의 응원 문자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WTO 일반이사회에 우리 대표팀을 이끌고 다녀온 수장입니다. 산자부 김승호 실장 여러분 지금 함께하고 계십니다. 실장님, WTO에 일본을 제소하는 건 이건 확정적입니까? 아니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지 여부에 따라 좀 바뀔 수도 있습니까?

◆ 김승호> 아직 날짜는 잡지 않았고요. 지금 여러 가지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검토 중이세요? 그러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건가 말 건가를 8월 2일에 정한다는데 어떻게 예상하고 계세요?

◆ 김승호>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그러면 제소는 하게 되겠네요. 우리는 사실 그 방법, 정통으로 가야 되는 거니까.

◆ 김승호> 일본이 저희를 불가피한 곳으로 몰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몰고 있습니까?

◆ 김승호> 저희는 끝까지 대화로 풀고 싶습니다.

◇ 김현정> WTO에 제소하면 보통 얼마나 걸려요?

◆ 김승호>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한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 김현정> 여러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김승호 실장님은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 그것 일어났을 때도 나서서 승소로 그 싸움을 이끈 주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때 실장님, 4년 걸렸잖아요, 후쿠시마는. 그러니까 WTO 이번에 가면 2년 말씀하시는데 2년이든 3년이든 4년이든 어쨌든 소송전은 상당히 긴데 이게 1-2개월 내에 끝나지 않는데 이렇게 길어질 경우에 우리 기업들 피해가 너무 커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WTO 제소는 그렇게 효과적인 대책은 아니지 않나 하는 이런 회의론도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승호> 설사 우리가 이긴다고 해도 판결 날 때까지 우리가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했던 손해를 배상받거나 이러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그 WTO 제소라는 것이 큰 경제적인 의미는 없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2년 동안 WTO 제소의 과정이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통상 법조문을 따지고 법리와 판례를 따지는 작업이기 때문에 사실 일상 생활과 우리 기업의 현실하고 좀 멀 수가 있습니다.

저희가 제소를 하겠다는 것이 단순히 통상법상의 궁금증과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한 학문적인 차원에서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 측은 우리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힘도 세고 힘이 세니까 이러한 조치를 하죠. 둘이 맞부딪치면 우리는 약이고 거기는 강입니다. 하지만 WTO 링 위에 올라가면 그쪽이나 저희나 똑같습니다. 1:1입니다.

◇ 김현정> 1:1.

◆ 김승호> 대등한 싸움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권투 할 때 똑같은 복장 입고 싸우듯이 아무의 도움 없이.

◆ 김승호> 링 위에 올라가서 똑같이 싸우는 겁니다. 대등한 싸움할 수 있고요. 일단 올라가면 통상 법조문이나 법리나 이런 것만 가지고 다투지는 않겠습니다.

◇ 김현정> 이깁니까?

◆ 김승호> 그걸 뭐 장담은 드리지 못하고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마는 그 과정이 우리한테 쉽지 않겠지만 일본한테도 괴로울 겁니다.

◇ 김현정> 여러분, 김승호 실장님 조금 더 말씀을 들어야겠죠. 지금 청취자들의 문자가 응원 문자가 대단한데 이렇게 많이들 응원하는 건 알고 계셨죠? 실장님.

◆ 김승호> 저는 제네바에 가 있을 때는 회의에 집중하느라 국내에서 뭐가 있는지는 몰랐고요. 출장을 갔다 와보니 좀 이상해져 있어서 저도 지금 당황스럽습니다.

◇ 김현정> 좀 어리둥절하세요. 아까 이야기에서 좀 이어가 보자면 WTO 일반 이사회는 이렇게 연결이 됩니다. 우리가 먼저 발표를 하고 일본이 발표를 하고 제3국 중에 질의할 게 있는 사람 손들고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됐는데 우리가 부당함을 주장했고 일본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역시 안보 얘기를 하던가요? 이게 안보에 관련된 거기 때문에 부당하지 않다?

◆ 김승호> 앞에 뭐라고 얘기는 했는데 저는 뭐 관심도 없어서 듣지는 않았고 안보 얘기를 하길래 그건 좀 한마디 가르쳐줘야겠다라고 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하셨어요.

◆ 김승호> 안보 예외라고, 가트(GATT)에 보면 안보 예외라는 조항이 있기는 있습니다.

◇ 김현정> 있죠. 자국 안보에 해가 될 경우, 문제가 될 경우에는 WTO 규정에서 배제시켜준다, 예외로 적용하겠다는 거죠.

◆ 김승호> 원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하는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투로 말을 하길래 WTO 체제의 본질을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아서 그것만 제가 지적해 줬습니다. 첫째, 안보 예외입니다. 예외가 있으면 원칙이 있습니다. 메인 보디가 있습니다. 메인 보디가 원칙이고 예외는 꼬리입니다. 개로 치면 개가 꼬리를 흔드는 거지, 꼬리가 개를 흔드는 건 아닙니다. 지금 안보 예외라고 그래서 그 예외는 안보에 관련된 사항에 예외적으로 적용하라고 안보 예외가 있는 거지요.

◇ 김현정> 물론이죠.

◆ 김승호> 그런데 안보 사항도 아닙니다, 저것은. 그 안보 예외를 덧칠을 해서 그 앞에 있는 모든 통상의 기본 규범을 통째로 무시해도 된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 김현정> 꼬리라고 치더라도 그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 없는 상황인데 지금 가짜 꼬리를 붙여서 몸통을 막 흔들어버리고 있는 게 일본의 행태다. 그렇게 말하셨군요.

◆ 김승호> 그래서 그걸 설명해 줬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그랬더니 일본 반응이 어때요? 아무 말 못 합니까? 유구무언입니까, 역시?

◆ 김승호> 유구무언입니다.

◇ 김현정> 유구무언입니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문제. 그러니까 우리를 수출 심사 우대국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문제. 아까 1부에서도 잠깐 질문을 드렸는데 제가 조금 더 궁금한 건 화이트리스트에 1200개 품목이 있다고 하는데요, 실장님. 1200개에서 다 배제를 할까요? 아니면 어떤 식으로 운영할 거라고 보세요?

◆ 김승호> 지금 일본 스스로가 특혜를 줬던 건 정상 조치로 환원하는 거다 말하고 있고 정상 조치라 하면 수출을 할 때마다 건건이 수출 신청을 하면 그걸 심사를 해서 가부를 결정해 주겠다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본 말대로 하자면 천몇 개 품목 수출할 때마다 신청서 내면 건건이 봐서 검토를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검토를 해서 저희가 신청한 천몇백 개에 해당하는 물건의 수출을, 품목을 검토를 해서 전부 다 수출을 허가를 안 해 주겠다는 건데요. 그건 명백한 WTO 위반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말씀은 차라리 1200개 품목을 다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 깔끔하고 우리로서는 싸우기도 좋을 건데 일본이 그렇게 안 할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교묘하게?

◆ 김승호> 그럴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자기들에 유리한 품목. 요리조리 넣었다 뺐다 이렇게 운영할 거라고 예상하고 계세요?

◆ 김승호> 그럴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래서 우리는 WTO 제소를 합니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까 전에 제가 이길 것 같습니까라는 말씀에는 김승호 실장님답지 않게 조금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어요. 저는 반드시 이깁니다. 그러실 줄 알았는데 자신 없으신 건 아니죠.

◆ 김승호> 원래 저 같은 칼잡이는 아무 말 안 하고 가만히 있고 분노와 적개심만 타오르게 하고 있다가 저희 상사가 가서 싸우라 그러면 말없이 가서 푹 찌르고 돌아오든지 찔려서 실려 오든지 둘 중에 하나입니다.

◇ 김현정> 아니, 저는 김승호 실장님. 저는 정말 많은 공무원들과 인터뷰를 해 봤는데 제가 만난 공무원 중에 가장 시원시원하세요, 말씀하시는 게.

◆ 김승호> 저 원래 시원시원한 사람 아니고요. 일본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만들어가는 겁니까? 칼잡이를 만들어버렸습니까?

◆ 김승호> 제가 그냥 쓰는 표현이고요. 어떻게 공무원이 칼잡이를 하겠습니까? (웃음)

◇ 김현정> 물론 은유적인 표현이죠, 은유적인 표현.

◆ 김승호> 그런데 통상을 하는 사람은 말이 좀 날카롭습니다. 그리고 법을 다루는 사람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왜냐? 통상은 돈을 다루는 사안이기 때문에 점잖은 외교적인 수사를 쓰기에는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해합니다, 이해합니다. 지금 시원시원하게 답변들 쏟아내주고 계시는데 한 가지 더 궁금한 건 WTO 제소는 제소고 그 WTO 제소와 함께 같이 가야 될. 그러니까 함께 가야 할 다른 방안은 뭐가 있어야 되겠습니까?

◆ 김승호> 제일 먼저 해야 되는 것은 문제 해결의 키가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다. 문제는 문제를 일으킨 일본이 결자해지를 해야 됩니다. 일본이 대오각성해서 제자리로 돌아와야 됩니다. 그것이 첫째입니다. 둘째,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우자. 이런 말이 많습니다. 힘 키우는 것 좋은데요. 시간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힘을 키우는 것이 완전한 정답은 아닙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지금 전 세계의 경제 시스템은 모든 나라가 서로서로 의존하라는 겁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좀 떨어지는 부분은 다른 나라에 와서 물건을 사서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의존하라는 겁니다.

우리가 자강을 한다고 해서 모든 물건을 우리 스스로 만든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만든 반도체 어디다 팝니까? 모든 반도체 다 자기네들이 만들 텐데요. 지금 일본의 조치가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무계하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현재 국제 경제 체제가 돌아가고 있는 이 시스템과 동떨어진, 그 시스템에 도전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네, 그렇군요. 물론 일본이 결자해지하는 거 최고 좋은 거고 지금 그것을 기대하기가 참 난망한 상황에서는 우리 스스로 힘 키우고, 또 동네 불량배에 비유한다면 동네에 힘 있는 어르신한테도 좀 유지한테 이것 조정해 달라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을까요?

◆ 김승호>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정부가 조치를 취할 수가 있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부여된 그 분야에서 역할은 바로 그것입니다. 지금 불량배 말씀하셨는데 동네 꼬마가 불량배한테 한 대 얻어맞았습니다. 그때는 대들어야 됩니다. 또 한 대 맞을망정 대들어야죠.

◇ 김현정> 지금 꼬마라고 표현하신 건 어쨌든 경제적으로 우리가 일본보다는 약한 게 현실이니까.

◆ 김승호> 그렇기는 합니다마는 그렇게 약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밖에서, 우리나라를 밖에서 보는 데 익숙한 사람입니다. 밖에서 보는 우리나라는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힘이 셉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김승호> 그런데 비유의 표현을 드리기 위해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꼬마라고 치고 한대 맞았을 때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또 때립니다.

◇ 김현정> 또 때립니다.

◆ 김승호> 다른 나라도 와서 때립니다. 동네북이 됩니다. 한 대 더 맞을 망정 버텨야 됩니다. 대들어야 됩니다. 그 집 앞에 가서 울며불며 땡깡을 치든지 그 집 담벼락에 밤중에 욕이라도 쓰든지.

◇ 김현정> 동네 사람들한테도 알리고 망신도 줘야죠.

◆ 김승호> 북이랑 꽹과리 치면서 온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억울하다고 소리도 내고 손가락질을 당하게 해야 그래야지 조심을 합니다. 안 그러고 ‘분하고 억울하지만 내가 열심히 커서 성공해서 갚아주겠다.’ 그거 시간 많이 걸리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또 얻어맞을 수 있다. 여러분, 지금 많은 분들이 많은 문자들 보내주고 계시는데요. 제가 김승호 실장께 이 문자들 이 뜻 다 전달해 드리도록 하고요. 김 실장님, 제가 알기로는 이 인터뷰가 처음이자 마음이 될 거라고 아까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이제는 저 뒤에 가서 지금 여러 가지들을 준비해야 할 때다.

◆ 김승호> 원래 공무원은 이렇게 언론에 노출돼서 주제 넘게 이 말, 저 말 떠드는 거 아닙니다.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건데요. 제가 도착을 해 보니까 제 의사랑 상관없이 이렇게 많이 인터뷰가...

◇ 김현정> 요청이 들어와 있죠. 여러 개 들어와 있죠.

◆ 김승호> 언론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제 뜻과 관계없이 잡아놓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이미 잡아놓은 거니까 여기까지만 하고 조용히 들어가서 계속 일하겠습니다.

◇ 김현정> 아까 ‘칼잡이다, 나는 칼을 갈겠다’ 하셨는데 그 칼을 제대로 갈아서 정말 동네 불량배. 우리 괴롭히는, 선량한 사람들 괴롭히는 불량배는 정당한 방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칼 갈아주시기를 바랍니다. WTO 제소 준비 잘하시고요.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니까 지치지 마시고 지혜롭게 풀어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김승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산자부 신통상질서전략실 김승호 실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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