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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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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유씨 2002년 입국금지결정 자체가 '처분' 해당 안돼
"입국금지결정 그대로 따른 총영사관도 재량권 행사 안해"
대법, 유씨 비자발급 거부 처분 취소소송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유씨, 17년여 만에 한국行 가능할지 주목

(사진=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가수 유승준(Steve Suengjun Yoo·42)씨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행위가 잘못됐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입국금지 결정 자체가 '처분'에 해당하지 않고, 비자발급도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에 불과해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유씨가 주 L.A. 한국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유씨 측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유씨가) 공개적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면서도 "입국금지결정이나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적법한지는 실정법과 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유씨가 지난 2002년 2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금지 결정을 받은 것 자체가 항고소송이 대상이 될 수 있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 성립 여부는 행정청이 행정의사를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이 사건 입국금지결정은 법무부장관의 의사가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된 것이 아니라, 행정 내부 전산망에 입력해 관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법무부라는 상급기관의 입국금지 결정에 따라 유씨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총영사관의 행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상급행정기관의 지시는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면서 "입국금지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외동포에 대한 사증발급은 행정청의 재량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총영사관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이 사건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아 사회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취지로 입국금지조치 되고, 2015년 8월에는 재외동포 비자(F-4) 발급까지 거부됐다.

사증 발급 거부에 대해 유씨는 주 L.A. 한국총영사관을 상대로 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그로 인해 입게 될 당사자의 불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공익적 측면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며 유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역시 유씨가 "입국금지조치 당시나 그 이후 어떠한 형태로의 법적 쟁송도 제기하지 않다가, 재외동포법상 병역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한 외국국적동포에게도 체류자격이 부여될 수 있는 연령(38세)에 이른 후에야 비로소 사증발급을 신청하고, 이를 거부당하자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며 유씨 주장의 순수성을 의심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유씨가 17년여 만에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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