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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자본 역할 '무관심' 대형 증권사들…대기업에 몰린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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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종투사 신용공여 29.2조원…기업 신용공여는 10조
기존 투자자 대출이 2/3, 중소기업 대출은 쥐꼬리
금감원 "스타트업·벤처기업 자금공급 강화 유도"

 

모험자본 역할을 위해 금융당국이 대형 증권사들에게 기업 신용공여(대출) 업무를 허가했지만 실제로는 손쉬운 대기업 대출 등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8일 이같은 내용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기업 신용공여 현황'을 공개했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를 말하며 기업 신용공여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지난 2013년 종투사 제도시행 이후 인수합병을 거쳐 현재 7개의 종투사가 영업중이며 이 가운데 자기자본이 4조 이상인 KB·한국투자·NH·삼성·미래에셋대우 등 4곳은 초대형IB로 지정됐다.

종투사에는 은행업에만 허가된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며 이는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유망 중소기업 등에 대한 모험자본 역할을 맡기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 종투사의 신용공여 현황을 살펴보면 일반 증권사도 가능한 투자자 대출이나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대출에 신용공여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은 29.2조원으로 △투자자 신용공여(18.9조원) △기업 신용공여(10.0조원) △헤지펀드 신용공여(0.3조원) 등의 순이었다.

투자자 대출은 종투사 지정이 안된 일반 증권사들도 가능한 업무로 6~9%의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반면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기업 신용공여에 있어서도 전체 10.0조원 가운데 기업 신용공여액 중 중소기업 대출이나 중소기업 기업금융에 쓰인 금액은 전체의 30.9%인 3조 934억원이었지만, 대기업 대출이나 대기업 기업금융에 쓰인 자금은 전체의 69.1%인 6조 9,087억원에 달했다.

다시말해 종투사들이 제도 도입취지에 맞지 않게 기존의 손쉬운 투자자 대출이나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신용공여에 집중하면서 모험자본 역할을 게을리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대해 금감원은 "제도 취지에 맞게 건전하고 생산적인 기업금융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등 종투사가 모험자본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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