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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日 구로다 "한국, 우리 '돈' 덕분에 발전…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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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복 아냐, 외교 해결 위한 경고 메시지
대법 배상 판결은 부당, 韓이 해결해야
참의원 선거때문? 아베에 무조건 플러스 아냐
65년 협정 자금으로 韓 위상 오른거 모르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구로다(日 산케이 신문 前서울지국장)

어제부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시작이 됐습니다. 정치, 외교 문제를 가지고 경제적 보복하는 것. 이건 WTO 정신에 위배됩니다. 우리 정부는 명백한 경제 보복이라고 보고 WTO에 제소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일본은 '이건 경제 보복 아니다. WTO에 위배된 행동 아니다'라고 주장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리고 지난해 우리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 일본은 자꾸 '문제가 있다. 배상할 수 없다'라고 하는데 뭐가 문제라는 걸까요? 일본의 입장을 좀 듣고요. 우리의 입장도 전하겠습니다. 일본 산케이 신문 한국 특파원으로 30년 넘게 한국에서 생활하시는 분이죠. 산케이 신문 지국장 지내고 지금은 객원 논설위원 하고 계세요. 구로다 가쓰히로 기자 한번 만나보죠. 시간이 넉넉지가 않습니다. 되는 데까지, 되는 데까지 제가 짚어보죠. 구로다 논설위원님, 안녕하세요?

◆ 구로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WTO 정신은 자유 무역주의인데, 그러니까 정치, 외교 어떤 이유로든 경제적인 보복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건데 이번 일본 조치는 WTO에 위반한 명백한 경제 보복 아닌가요.

◆ 구로다> 일본 정부는 위반이 아니다라는 주장이기 때문에 '그렇다', '아니다'라는 거는 WTO가 판단하는 거죠. 그런데 경제 보복이라는 거는 조금 옳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경제 보복은 아니다.

◆ 구로다> 아니다라기보다 표현에 조금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어떤 경제적인 차별을 받고 있을 때 그 보복으로 뭔가 한다면 경제 보복인데, 이건 경제 문제로 시작한 거 아니고 하여튼 징용 문제에 관한, 과거사 문제에 관한 외교적인 문제잖아요, 원인이요. 그걸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어떤 경고성 메시지. 그런 표시기 때문에 외교적인 보복이라고는 할 수 있는데 경제 보복 아니면 무역 전쟁?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니, 경고성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지금 경제적인 것을 끌어다가 보복을 했으니까 경제 보복이 되는 거 아닙니까?

◆ 구로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보이는데 그렇게 했다고 해서 일본에 경제적인 이익이 있는 거 아니잖아요. 일본 기업도 수출 줄어드니까, 손해 보고 한국 기업도 손해 보는 거니까 양쪽이 다 마이너스가 되는 건데 그런 경제 보복이 없어요.

◇ 김현정> 저는 지금 경제 보복이 아니라는 말에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이번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내세운 이유가 양국 간 신뢰 관계가 깨졌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지금 신뢰 관계 깨질 일이 없었어요. 대신 지난 10월에 우리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후에 11월에 아소 다로 부총리가 관세에 한정하지 않고 송금 정지와 비자 발급 정지 같은 여러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경고를 했고요.

아카이케 마사아키 참의원은 '불화수소의 수출 막으면 한국에게는 급소가 될 거다. 대응 조치 마련하는 데 있어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이런 말을 했고요. 또 결정적으로 그제 아베 총리가 '징용 문제란 역사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국가가 맺은 약속을 지키느냐의 문제다.' 이런 얘기 했습니다. 결국은 '이번에 경제 조치 취하면서, 수출 규제 조치 취하면서 말했던 그 신뢰 깨졌다는 게 이 약속 말하는 거구나. 결국 이거 때문에 이러는 거구나.'싶은데요. 이거 경제 보복 아닙니까?

◆ 구로다> 그렇게 볼 수도 있죠. 보여요. 그렇게 일본에서 보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아까부터 말씀드렸지만 지원금 문제, 개인 과거사에 대한 개인 보상 문제잖아요. 그건 과거에 한일 간 협정 조약으로 해결됐고 노무현 정부 때 벌써 개인 보상도 했고. 그리고 한국 내부적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 문제인데 이번에 판결에 의해서 일본 기업에 대한 재산 압류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건 아니다. 그건 한국 내부에서 해결해 달라고 해서 한국 정부에 일본 정부가 계속 요구해 왔었죠. 그런데 전혀 대답이 없고 그래서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에서 그런 약간 도발적인 처방을 쓴 거죠.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 부분에 배상에 관한 이 대법원의 배상 판결이 옳으냐 그르냐. 이 문제는 조금 있다 얘기하기로 하고요. 일단 지금 WTO의 정신은 자유 무역 존중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구로다 기자님.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자유 무역주의 신봉하는 국가가 미국과 함께 일본이고. 그렇죠? 얼마 전에 G20 자유 무역주의를 실천하자. G20 개최한 곳도 일본 아닙니까? 그런데 일본에서 어떤 이유로든지 간에 자유 무역주의 어긋나는, WTO 정신에 위배되는 이런 경제 보복 조치를 하는 건 옳지 않은 거 아닙니까?

◆ 구로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WTO에서 판단하는 거고요. 그리고 또 일본 쪽에서는 일본의 어떤 셈법이라 할까요?

◇ 김현정> 그런데 WTO가 판단하는 건 맞습니다마는 WTO가 판단하는 건 당연히 맞죠. 그런데 그 전에 이런 행동을 하는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가 옳으냐, 그르냐. 저는 그걸 여쭙는 겁니다.

◆ 구로다> 그건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사이에서 어떤 대화나 협상을 해서 이야기하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일단은 아까 계속 나오지만 외교 문제, 경제 문제를 거론했다는 게 일본 국내에서도 옳지 않다는 여론은 없지 않아요.

◇ 김현정> 일본에서도요.

◆ 구로다> 그러니까 약간 강경 메시지를 보냈다는 거죠, 한국에 대해서.

◇ 김현정> 아니, 외교적인 강경 메시지를 왜 경제를 이용해서 보내는 것인가. 이거는 WTO에 위배되는, 자유 무역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동 아니냐 이 말인데요.

◆ 구로다> 그런데 가끔 외교에 있어서 국제 사회에서는 있을 수 있잖아요. 중국도 지난번에 한국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했었던 거고.

◇ 김현정> 사드 문제 같은 거요?

◆ 구로다> 그러니까 그건 그걸 WTO 위반이다라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요. 근본적인 문제. 그러니까 징용 개인 보상 문제를 일본과 한국 정부가 협상해서 대화해서 해결하는 게 우선적인 문제예요.

◇ 김현정> 일단 그전에요.

◆ 구로다> 아니, 그런 협상의 대화가 시작하면 이번 경제 문제, 일본에 문제가 된. 그것도 당연히 원상회복, 해결되는 거예요.

◇ 김현정> 제 말씀은 그런 협상을 하고자 하는 경고의 조치로 이런 WTO 정신에 위배되는 이런 경제 보복 조치를 하는 게 옳으냐 그 말씀입니다. 일단 이 당장 이 조치를 철회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 말이죠.

◆ 구로다> 그건 일본 정부 측에서 판단할 거예요. 일본 정부도 그런 비판을 일단 감수하고 있는 거죠. '국제적인 여론도 혹시나 비판할지 모르겠다.' 그걸 감수한 거니까 상황 보고 생각할걸요.

◇ 김현정> 감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고 G20를 개최하고 지금 도장이 마르기도 전에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사실 국제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인데 당장 철회하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게 한국 국민들의 생각입니다.

◆ 구로다> 그런 식으로 의견도 있다는 건 있을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제 생각에는 수출 규제 조치 철회는 일단 당연한 문제고요. 당장 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요.

◆ 구로다> 그런데 수출 금지 아니고요.

◇ 김현정> 수출 규제라고 했습니다, 규제.

◆ 구로다> 그건 특별히 한국 기업에 대한 어떤 혜택이 있었는데 그걸 정상적인 절차로 하자는 거니까 반드시 금지가 아니고요. 수출 금지가 아니에요.

구로다기쓰히로(黒田勝弘) 산케이(産經)신문 서울 주재 객원 논설위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김현정> 수출 규제 조치죠.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심사 절차고요. 아베 총리가 문제 삼는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 얘기를 좀 해 보죠. 아마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한다고 해도 이 대법원 판결을 계속 문제 삼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지금 태도를 보자면요. 그렇죠?

◆ 구로다> 그렇죠.

◇ 김현정> 지난 10월 우리 대법원에서 판결 난, 강제 징용당한 개인들에 대해서 일본 기업들이 배상하라는 판결. 구로다 기자도 문제 있다고 보세요?

◆ 구로다>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십니까? 왜 그렇게 보십니까?

◆ 구로다> 왜냐하면 '개인 보상 문제는 벌써 한일 국교 정상화 때 청구권 협정 그리고 조약에 의해서 해결됐다.' 그리고 한국 정부도 개인 보상 문제는 한국 정부가 책임지겠다라는 입장이었어요.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다 보상도 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와서 대법원은 그런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일본 기업에 개별적으로 돈 내라 하는 거는 약속 위반이 아니냐라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에요. 그게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1965년에 한일 협정 맺음으로써 국가와 국민의 재산, 권리, 이익 청구권 다 포기하지 않았느냐.' 그 얘기를 계속하는 거죠? 그런데요, 구로다 기자님.

◆ 구로다> 네. 개인 보상 문제잖아요. 그런데 그건 벌써 박정희 시절에도 일부 보상하고. 한국 정부가 노무현 정부 때 특별법까지 만들고 해서 개인 보상 많이 했잖아요.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다 할 수 있는 문제인데 그걸 이제 와서 해당 일본 기업에 대해서 일본 기업이 한국에 가지고 있는 재산을 강제적으로 압류한다는 거잖아요. 그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이게 아니다. 국가와 국가 사이의 약속에 어긋나는 일이니까 한국 정부가 국내적으로 국내 내부에서 해결해 달라.'라는 겁니다.

◇ 김현정> 알아서 해결해 달라. 일본 기업한테 배상하라고 하지 말고?

◆ 구로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 협정을 강제 징용 피해자나 위안부 피해자가 받아들이기는 참 어렵습니다. 우선 그때 1965년 협정 맺으면서 일본은 그걸 배상금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잘못했으니 잘못에 대해 배상한다' 하면서 준 게 아니고 독립 축하금 혹은 경제 협력 자금 이러면서 준 겁니다. 따라서 피해자 개인이 개별 기업에 배상을 받을 자유는 여전히 존재하는 거고요. 우리 대법원도 법적으로 그게 맞다고 판단을 한 건데.

또 지금 2005년 노무현 정부도 1965년 협정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볼 때 그건 어디까지나 경제 외교적인 판단이었을 뿐이지 법적으로 그 당시에 따진 게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 개인들이 개별 기업에 낸 소송. 그리고 대법원의 법적인 판단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구로다> 개인이 중요하다라는 건데 지금 대한민국이 민주화 과정에서 '나라보다 개인이다.' 그런 사회가 됐잖아요. 그래서 그런 주장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러나 과거사 문제는 어디까지나 상대가 있는 외교적인 문제의 해결이잖아요.

◇ 김현정> 상대가 있는 문제다?

◆ 구로다> 상대. 상대적인 입장도 있고요. 그래서 이건 예를 들면 대법원의 판결이 국내법, 한국 국내의 사정에 의한 결과죠. 또 조약이라는 게 국제법이죠. 그런데 국제법이 우선이냐, 국내법이 우선이냐라는 건 나라마다 견해가 달라요. 일본 측에서는 국내적인 사정이 있어도 국제적인 약속은 지켜달라. 그것이 우리 입장이다라는 거예요.

◇ 김현정> 압니다. 그런데 국제적인 약속이라고 하는 1965년 협정이 제가 보기에는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반성의 의미도 아니었고 특히 배상이 아니었기 때문에요. 그것으로써 이 모든 징용자 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퉁치고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 구로다> 아니, 그것도 그 당시에 일본 정부가 오히려 개인 보상을 하면서 어땠냐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개인 보상받고 개별적으로 돈을 써버리면 의미가 없다. 그럼 한국 정부가 대표해서 돈을 받고 한국 경제 발전에 쓰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개개인의, 국민들의 행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라고 해서 한국 정부가 개인 보상보다 나라 보상을 해 달라고 해서 받은 거고. 그리고 이 개인 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해결된 거잖아요. 이제 와서 아니다라면 조금 문제 있는 거 아니냐라는 거예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이해는 했는데 그런데 그 당시에 그 협정을 잘 보면 '3억 달러의 무상 자금과 2억 달러의 차관을 지불하고 한국은 대일 청구권을 포기한다.' 특히 문제 삼고 있는 제2조 1항 보겠습니다. '양 국민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라고 확인한다.' 이 조항을 계속 일본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인데요.

이것이 배상이 되려면 일본이 우리가 일제 강점기에 이렇게 지배하고 만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사과합니다, 반성합니다. 따라서 이 돈은 3억 불은 배상액입니다' 하고 줬으면 말이 됩니다. 그런데 어떤 사과, 어떤 반성, 어떤 잘못에 대한 인정도 없이 독립 축하금, 경제 협력 자금이라고 하고 줬기 때문에 그때 그것은 피해자들이 보기에는 배상액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물론 우리 국가, 박정희 정권의 잘못도 있습니다마는 그것을 떠나서 '한 푼 받지 못했고 또 배상이 아니다.' 이걸 법원에서도 법적으로 맞다라고 인정해 준 거 아니겠습니까?

◆ 구로다> 똑같은 말씀인데요. 그래서 '개인 보상 문제는 나중에 대한민국 정부가 책임지겠다.'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했잖아요. 그러니까 벌써 해결된 문제라고요. 그리고 과거에 그런 협정 조약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 말씀인데 그래서 조약 해석에 대한 어떤 견해 차이죠.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중재위원회를 만들고 제3자를 포함해서 중재위원회를 만들고 서로 다시 대화, 협상하자고 되어 있어요, 조약상에요. 일본 정부는 그렇게 하자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계속 무시해 왔기 때문에 일본에서 '어떻게 해야 되냐. 빨리 대화하고 해결하자'라고 해서 외교적인 협상을 촉구하기 위해서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번의 그런 조치가 나왔다는 거예요.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현정> 지금 2005년 노무현 정부 이야기를 자꾸 꺼내시면서 그때도 한번 65년 협정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냐고 하는데 제가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하게 됩니다마는 그때 법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 정치, 외교적으로 푸는 것이었고 이번 대법원 판결은 법에 근거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에 근거한 그 어떤 것도 앞설 수 없는 그 해석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더 우선하지 않냐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고 한국 국민의 주장입니다.

◆ 구로다> 국제법이 우선이냐, 국내법이 우선이냐 하는 문제도 있죠. 그걸 포함해서 이번에 중재위원회에서 다시 이야기해 보자라는 게 일본 입장이에요. 그렇게 하면 될 거 아니에요.

◇ 김현정> 또 한 가지는 구로다 기자님. 아베 총리가 말입니다. 솔직히 참의원 선거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닙니까? 내부적으로 어려움 겪을 때마다 늘 한국을 이용해 왔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구로다> 그건 한국 쪽의 견해인데 이번에 벌써 선거가 시작됐는데요, 참의원 선거가. 한국 문제를 그렇게 거론했다고 해서 반드시 플러스가 되는 건 아닙니다. 아베 입장에서.

◇ 김현정> 플러스가 되는 건 아니다.

◆ 구로다> 왜냐하면 이번에 강경 조치. 특히 경제 문제까지 비화한 거잖아요. 그에 대해 일본 언론에 있어서도 찬반양론이 있어요. 오히려 한일 관계 아니면 경제 문제까지 일본 기업에도 피해가 가는 거잖아요. '그거 안 되겠다. 다른 수단으로 하자.' 그런 비판 소리도 있어요. 그러니까 반드시 플러스는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아니, 플러스가 될지 안 될지는 결과적인 문제고. 아베 총리가 결국 한국 이용하려고 이 갈등을 부추기는 거 아니냐. 제가 그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2017년에도 러시아 외교 실패했을 때 우리 이슈를 끌고 갔고 2017년 4월에 사학 스캔들 터졌을 때도 한반도 위기설 부각시켰고 2018년 12월에도 외국인 노동자 유입 확대로 여론 나빠지니까 그때 또 초계기 문제 갈등 부각시켰고. 이런 것들이 다 이번에도 결국 가만히 있는 우리를 갖다가,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 정당한 것을 가지고 흔드는 것 아닌가? 내부 정치용 아닌가? 여기에 한국 국민들은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는 거죠.

◆ 구로다> 그런데 그건 한국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들인데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일본은 그런 구조가 아니에요. 외교 문제가 국내 정치에 그렇게 이용 못 해요. 특히 투표에 있어서 한국에 대해서 강경 정책을 했기 때문에 아베에 대해서 투표하자. 그런 사람 별로 없어요. 자기 지지 세력에 있어서는 잘했다 해서 투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 김현정> 제가 좀 한마디 꼭 드리고 싶은 건 뭐냐 하면 일본은요. 36년 일제 강점기 동안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 아직 어떠한 진정한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갈등만 생기면 '1965년 3억 달러 주지 않았느냐.' 이 얘기만 합니다.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1965년에 3억 달러는 어떤 반성과 잘못에 대한 시인도 없기 때문에 배상금이 아닙니다. 독립 축하금, 경제 협력 자금이라고 일본이 분명히 말하면서 준 돈입니다. 그것을 배상금이라고 퉁치면 안 됩니다.

그리고요. 그 3억 달러는 이거를 배상금이라고 치기도 어렵습니다. 필리핀 3년 지배했는데 5억 5000만 달러 지불했고 인도네시아 3년에 2억 2308만 달러 지불했습니다. 우리 36년 지배했습니다. 이거는 배상금이라고 했어도 배상금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라도 위안부 피해당한 할머니 몇 분 살아계시지도 않습니다. 그분들 돌아가시기 전에 제발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부터 했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 구로다> 네. 지금 하신 말씀이 자주 한국 국내에서 나오는 말씀인데요. 1965년도 그때 식민지 통치에 대해서 사과, 반성 없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보상도 없었다라고 하셨는데 그 당시에 한국 정부도 고민했었어요. 왜냐? 식민지 통치에 대한 반성이라든가 사과 또 보상. 그런 거는 세계사적으로 없어요. 그래서 이거 어떤 명목으로 일본에서 돈 받아야 되겠냐 해서 한국 정부도 많이 고민해가지고.

◇ 김현정> 아니, 사과와 반성이 없다는 건 좀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독일의 경우를 봐도.

◆ 구로다> 아니, 그 당시에 그랬었어요.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그 대신에 청구권 자금으로 받자고 해서 청구권 협상이 시작된 거예요. 그런 경위가 있고요. 또 하나 아까 일본 정부가 사과, 반성 전혀 안 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아니, 몇 번 했었잖아요. 1998년도에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일본 수상과의 한일 공동 성명이 나왔는데 그때 분명히 그런 거 나와 있잖아요, 문서로.

◇ 김현정> 유감이라는 표현을 진정한 반성이라고 피해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요. 또 아베 총리가.

◆ 구로다> 사과, 반성이라는 말이 나와 있어요.

◇ 김현정> 아베 총리가 그것들을 다 이전으로 되돌린 건 아닙니까, 지금의 상황들, 그 많은 망언들을 보면요.

◆ 구로다> 아베도 몇 번 그런 거 했잖아요. 지난번에 양국 합의 때도 사과, 반성 나오고.

◇ 김현정> 그걸 사과, 반성으로 당사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데 그게 진정한 사과와 반성일 수 있을까요?

◆ 구로다> 그렇다면 한국 측에 어떤 사정이 있는 거죠. 국제상 아니면 외교적으로는 그렇게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유감이라는 표현 정도면 받아들여야 한다?

◆ 구로다> 잠깐만요.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특히 이 정부가 되면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데 벌써 거기에서 나온 합의에 따라서 위안부 할머니 살아계시는 분들의 70%가 벌써 위로금, 지원금을 받으셨잖아요. 생존자의 70%가 받았다는 건 그 합의를 긍정 평가했다는 거예요. 그런 것도 사실 있어요. 그걸 한국 여론들이 모르지 않아요. 한국 언론이 보도 안 하기 때문에. 그래서 일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는 거죠. 한국 측의 요구에 대해서.

 

◇ 김현정> 구로다 기자님은 한국에 워낙 오래 사셨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서를 잘 아실 겁니다. 그 당시 그 협정이라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맺은 협정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여론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었고 거기에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과와 반성으로 한국민들은 절대 지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그 말씀을 제가 드리는 겁니다. 그것으로 사과와 반성이 다 끝났다고 말씀하시는 건 옳지 않습니다.

◆ 구로다> 나와 있어요. 한번 보세요. 문서를 보세요. 그리고요.

◇ 김현정> 거기에 잘못했라는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있다라고 판단을 하십니까?

◆ 구로다> 진정성이 있냐 없냐 하면 그건 감정 문제이기 때문에. 합의는 외교, 국가적인 외교니까. 외교 문서로써는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 말로. 그리고 65년도에 군부 문제인데 65년도에 해결했다라고 제가 주장하는데 65년도에 한일 간에 새로운 관계를 시작했죠. 새로운 관계 시작했는데.

◇ 김현정> 국교가 다시 시작이 됐죠.

◆ 구로다> 그 이후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한국 나라가 이만큼 풍요로운 나라로 경제적으로 발전한 것에 대해서 일본 협력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그걸 정확히 좀 알려달라.

◇ 김현정> 지금 한국이 이만큼 살게 된 것이 65년에 3억 불 받았기 때문이라는 그런 주장이신가요?

◆ 구로다> 물론이죠.

◇ 김현정> 아니, 일본이 36년 우리나라 지배하면서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이라든지 우리가 그것으로 인해서 피해 본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구로다> 다 포함해서...

◇ 김현정> 일본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됐다는 것은 굉장히 모순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받아들이기 어렵고요.

◆ 구로다> 아니요. 1995년도 이후에 한일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해서 한일 간에 협력 관계를 시작한 거예요. 특히 경제적으로. 그 결과가 지금 한국 발전의 기초가 됐다는 거예요. 그 당시 상황을 아셔야 돼요. 한국 얼마나 그때 가난한 나라였는지 국제적인 평가도 없고. 한일 국교 정상화에 의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다른 나라들도 한국에 다 투자하고 협력하게 된 거예요. 그런 효과가 있었던 것도 평가하셔야지 마이너스만 말씀하시지 말고요.

◇ 김현정> 지금 그러면 이 36년의 지배가 문제가 아니고 그 후에 3억 불 준 것으로 인해서 한국이 이만큼 발전했다. 그러니 오히려 감사해야 된다. 이런 주장이십니까?

◆ 구로다> 아니, 감사해야 된다보다 우리 나름대로 노력했다. 한국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노력했다는 겁니다.

◇ 김현정>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노력을 했다라고 했기에는 3억 불이라는 그 금액이... 일단 배상금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잘못과 사과와 반성이 보장되지 않은 독립 축하금의 개념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은 배상금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요. 게다가 3억 불이라는 금액은 성의라고 보기에도 너무나 적습니다. 우리의 피해에 대한 보상금이라고 보기에도 너무나 적은 것이 다시 말씀드리지만 필리핀 3년이었는데 5억 5000만 달러, 인도네시아 3년이었는데 2억 2000만 달러. 우리 36년인데 3억 불. 이것을 가지고 일본이 '우리가 이만큼 베풀어서 너희들이 이렇게 잘살게 된 것 아니냐?'라는 것을 어떻게 한국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 구로다> 아니에요. 지금 이제 와서 그렇게 느끼는 거지, 그 당시에 대한민국의 상황. 국제 환경을 생각할 때 일본에서 제공해 준 그 돈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했었는지 그거예요. 그걸 생각하셔야죠, 그 당시의 상황을. 그리고 아까 일본의 여러 분야에 있어서 미안한 마음, 과거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한국에 대해서 많이 협력해 왔다. 그런 뜻인 그런 이야기인데요, 제가 말한 거는.

특히 기업에 있어서 그거예요. 기업들이 과거사에 있어서 그런 거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 도와주자라는 그런 것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 대표적인 것이 포항제철에 대해서 일본제철의 지원이 컸잖아요. 그 당시 일본제철의 이나야마 회장님이 박태준 씨가 도와달라 하실 때 '알았다. 우리가 과거사에 이런 거 있었기 때문에 도와줘야 되겠다. 전적으로 도와주겠다'라고...

◇ 김현정> 구로다 기자님, 지금 이 말씀을 계속 듣는 것이 상당히 불편하고 우리 청취자들 불편해하시는데 그러면 도와주자는 마음으로 자유 무역을 하셨다는 말씀은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수많은 우리나라의 대기업들, 중소기업들 열심히 노력하는 기업들에게 지금 이 말씀은 상당히 모욕적이라는 생각까지 들고요. 제 생각에 일본의 입장이 '우리가 도와줬다. 3억 불 줬으니 우리가 얼마나 도와줬기 때문에 너희들이 이렇게 잘살게 된 것 아니냐'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렇게 사과와 반성이 이루어지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착잡한 마음이 있다는 것, 제가 좀 전하고 싶습니다.

◆ 구로다> 그게 아니라요. 지금 젊은 세대, 한국 국민들이 과거를 몰라요. 그 당시 국교 정상화 이후에 일본 기업을 포함해서 얼마나 한국에 대해서 협조, 협력해 왔는지 그런 거 전혀 모른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일부러 이렇게 말씀드린 거예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듣도록 하고요. 오늘 약속된 시간이 좀 많이 지났기 때문에 여기까지 듣기로 합니다마는 제가 다시 말씀드리지만.

◆ 구로다> 일본과 한국이 얼마나 사이좋게 지내오면서 서로가 플러스가 됐었냐고요. 윈윈이 됐었잖아요, 서로 간에.

◇ 김현정> 윈윈이 됐던 적도 있죠.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일본의 아베 총리로부터 나와야지 계속해서 이런 망언들이 시시때때로 일본 정치가 어려울 때마다 우리를 이용해서 망언하고 이슈 몰이하고 이건 상당히 불쾌하다는 거 분명히 전해 드리고 싶고요. 이번에 WTO에 제소를 우리가 할 수밖에 없게 된 이 상황을 만들어간 것 역시 일본 정치용으로 참의원 선거용으로 또 우리를 흔드는구나. 우리는 이럴 때마다 이용당하는구나. 국민들이 이런 분노를 갖고 있다는 걸 명확하게 일본 정부에 좀 전달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구로다 기자님, 고맙습니다.

◆ 구로다> 수고하셨습니다.

◇ 김현정> 일본 산케이 신문의 서울 지국장 지내셨고요. 지금은 논설위원입니다. 구로다 기자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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