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유엔 인권 심포지엄'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김기자의 이기사>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6월 25일(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김대휘 기자
◇류도성> 김기자의 이기사, 오늘은 어떤 기사를 준비했습니까?
◆김대휘> 오늘은 지난주에 도내 거의 모든 언론사가 보도했던 제주 4.3 UN 인권 심포지엄에 대한 기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이미 심포지엄 내용은 대부분 소개가 됐지만 실제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 날 행사가 어떤 분위기에서 열렸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류도성> 우선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주 4.3 인권 심포지엄 행사를 소개해 주시죠?
◆김대휘> 주 유엔대한민국대표부가 주최하고 제주도 그리고 강창일 국회의원실,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 주관한 행사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오후 3시 유엔본부에서 열렸습니다. 제주 4.3을 다루는 토론회가 유엔본부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전체 참석자는 약 200여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심포지엄 행사장에는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군정의 공동 책임론도 거론됐고, 화해와 상생을 위한 제주도민들의 노력 등도 설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주지역 고등학생이 참석해서 4.3 교육의 중요성도 피력했다고 합니다.
심포지엄에는 존 메릴 전 미 국무부 동북아실장과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 그리고 고완순 북촌리 4.3 유족과 함께 노근리사건을 집중 보도한 공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찰스 핸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도 참석했습니다.
◇류도성> 심포지엄 내용은 대부분 보도자료를 통해 자세히 소개가 됐는데요, 유엔본부 행사장에서 열린 분위기가 어떤지가 궁금합니다.
'제주4.3 유엔 인권 심포지엄'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김대휘> 저도 궁금해서 참가자를 수소문해서 직접 당시 분위기를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당초 기대치, 목표치에 비해 150% 성과를 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제주 4.3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았다고 합니다. 뉴욕 현지 교민들이 이날 행사장에 많이 찾았다고 합니다. 제주 출신 교민이 아니라 현지 교민이었다고 합니다.
행사가 끝난 후 현지 교민들이 이른바 제주 4.3을 생각하는 모임 같은 것을 만들자는 즉석 제안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현재 일본에는 4.3을 생각하는 모임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그런 형태의 모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행사장 참석자들이 너무 많아서 일부는 심포지엄 참석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뉴욕주 출신으로 연방 하원의원 23선의 최다 기록을 세운 전설같은 인물인 찰스 랭글 전 의원과 한미 외교의 가교역할을 해온 코리아 소사이어티 토마스 번 회장 등도 참석해서 제주 4.3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찰스 랭글 전 하원 의원은 심포지엄이 끝난 후 만찬 장소까지 함께 동석하며 "워싱턴에서 같은 행사를 하게 되면 자신이 행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합니다.
◇류도성> 이번 제주 4.3 인권 심포지엄 행사에 유엔측에서도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김대휘>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유엔본부에서 행사가 열렸지만 유엔내 어떤 조직이나 단체가 이날 행사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순수하게 행사장을 빌려준 것 뿐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유엔본부에서 한 차례 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외교의 중심지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심포지엄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래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참가자들이 예상외로 많아서 제주에서 간 참가자들은 뒤로 물러서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교민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했는데요, 심포지엄이 끝난 후 제주 4.3의 진실, 미국의 개입 등 등에 대한 자료를 찾는데 교민들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과 함께 좋은 조언이 오갔다고 참석자는 밝혔습니다.
'제주4.3 유엔 인권 심포지엄'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류도성> 그런데 제주지역 언론은 이런 중요한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습니까?
◆김대휘>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리의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중요한 자리에 지역 언론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이 정말로 아쉽습니다.
지역에서는 모 방송국 한곳이 행사에 직접 참여했고 취재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대한 보도를 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신 특집 기획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내 언론에는 행사를 주관한 제주 4.3 평화재단이 전달한 보도자료 내용이 모든 언론사에 똑같이 소개됐습니다.
지역 언론 여건상 미국 취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다면 공동취재단을 구성해서라도 취재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지에서는 미주 KBS와 한인 방송 등이 행사를 취재했다고 합니다.
◇류도성> 이미 보도는 됐지만 제주 4.3 유엔 인권 심포지엄에서 소개된 내용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김대휘> 주최측이죠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조태열 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아직도 전 세계에서 학살과 인권침해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제주 4.3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제주4·3의 교훈이 비극의 재발을 예방하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며 세계 방방곡곡에서 평화와 인권을 증진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협력단체의 대표로 축사에 나선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CUSA) 짐 윙클러 회장은 "4·3이라는 참극은 수만 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한 사건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학살의 하나이나 제주도민들이 이 끔찍한 비극을 이겨내고 4·3을 평화, 인권, 화해, 공존의 모델로 만들어 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습니다.
이 날 심포지엄의 기조발표에서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4·3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저지른 인권과 인간 생명에 대한 대대적인 위반이자 범죄였다"며 "미국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해주기를 염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4.3 유엔 인권 심포지엄'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류도성> 또 어떤 내용들이 발표됐습니까?
◆김대휘> 찰스 핸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은 4·3 당시 미국 양대 언론인 AP통신과 뉴욕타임스의 보도태도를 분석해서 발표했다고 합니다.
찰스 핸리 전 부국장에 따르면, 1948년 당시 제주 현지를 방문한 취재기자는 아무도 없었고, AP통신은 사망자 수가 1만5000명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중무장한 게릴라부대 1만5000명을 모두 살해했다고 보도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들 언론의 제주4·3에 대한 보도는 한 단락 내지는 길어야 예닐곱 단락에 불과했고, 정보의 출처는 서울에 주둔 중인 미 육군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면서 "철저하게 냉전의 관점에서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합니다.
특히 찰스 핸리 기자는 "두 언론은 미군의 제주도 주둔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사의 내용은 미군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이는 무엇보다도 브라운 대령, 로버츠 장군, 딘 장군의 관리감독 역할을 간과한 보도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4·3당시 북촌학살사건의 유족 대표로 고완순 할머니가 나와서 증언을 했습니다. 고 할머니는 일가족 6명의 피해 상황을 증언한 뒤, "유엔의 설립 취지에 맞게 미국이 4·3의 진실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