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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파업 상처 끝 잠정합의안 도출…대타협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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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사, 12일 가까스로 '잠정합의안' 도출
'모범 노사'로 꼽히던 르노삼성의 첫 전면파업
노노갈등과 생산량 추락 상처 끝에 잠정합의
14일 '노조 조합원 투표' 넘어야 최종 타결

르노 그룹의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공장의 현장 책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NOCUTBIZ
전면파업과 공장 부분 폐쇄를 철회한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다시 한번 '잠정합의안'을 만들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르노삼성 역사상 첫 전면파업이라는 상처 끝에 노사가 가까스로 이견을 좁힌 것이다.

사상 초유의 전면파업으로 인해 노노 갈등, 생산량 급감, 공장 가동 중단의 아픔을 겪은 르노삼성 노사가 내놓은 잠정합의안이라 타결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한때 노사관계 모범 사업장으로 입에 오르던 르노삼성이 다시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선 하루 뒤인 14일 열리는 노조 조합원 투표를 넘어야 한다.

◇ 르노삼성, 초유의 '전면파업' 끝에 잠정합의

르노삼성 노사가 12일, 전면파업을 종료하고 공장 부분 폐쇄를 철회한 데 이어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의 2차 잠정합의안을 만들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노사는 전날 전면파업이 종료된 직후 곧장 2018년도 임단협 협상을 재개했다. 이어 릴레이 협상 끝에 가까스로 2차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부분파업으로 가동이 중단된 르노삼성 부산공장 사진

 


르노삼성 역사상 첫 전면파업이라는 아픔 끝에 만들어낸 잠정합의안이자 지난달 21일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지 22일 만에 내놓은 값진 잠정합의안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무분규 사업장을 유지하는 등 원만한 노사관계를 구축해왔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012년과 2013년엔 회사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자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이어 2015년엔 호봉제를 폐지하고 임금피크제도 동의하는 등 연이어 통 큰 합의에 동참했다.

이후 르노삼성은 르노그룹 내 대표적인 흑자 사업장으로 거듭났다. 프랑스 르노그룹도 부산공장의 생산력을 인정하며 위탁 생산 계약을 이어갔다.

그러던 르노삼성은 돌연 노사갈등의 상징으로 변했다. 노사가 기본급 인상 문제로 충돌하며 2018년도 임단협을 1년 가까이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다. 결국 지난 5일에는 르노삼성 역사상 첫 전면 파업이 시작됐다.

유례가 없던 전면파업의 상처는 컸다.

우선 노조는 '노노 갈등'을 겪었다. 전면 파업이라는 노조 집행부의 강경 대응에 부담을 느낀 생산직 직원 다수가 노조에 등을 돌리고 파업에 불참했다.

노조는 앞서 1차 잠정합의안 도출 당시에도 '노조 내 영업지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내부 지적에 부딪히며 스스로 잠정합의안을 폐기하기도 했다.

결국 노조 집행부의 전면파업 지침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생산직 직원들이 그대로 조업을 이어갔다. 노조가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꺼낸 전면파업 카드가 내부에서부터 흔들리며 힘을 잃은 것이다.

회사가 입은 타격도 컸다. 자동차 생산라인의 특성상 일부 라인에서 소수의 이탈자가 발생해도 완성차 생산엔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그래픽 = 김성기 PD

 


다수의 직원이 파업에 불참했음에도 지난 일주일간 르노삼성의 생산량은 바닥을 쳤다. 그렇지 않아도 르노삼성은 내수시장 판매 꼴찌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상황이었다. 끝내 회사는 차량을 한 대라도 더 만들기 위해 야간에 공장을 폐쇄하고 야간조를 주간조로 돌리는 '부분적 직장 폐쇄'를 11일 결정하기도 했다.

◇ 앞서 고배 마신 잠정합의안… 이번엔 타결될까

이처럼 극심한 갈등 끝에 만들어 낸 2차 잠정합의안은 이틀 뒤 열리는 노조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에 부쳐진다. 과반수의 찬성을 받아야 최종 타결된다.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안심할 순 없다. 지난 1차 잠정합의안이 바로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의 공동투쟁을 선언하고 있는 르노삼성 노조 사진= 강동수 기자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 16일에도 임단협 1차 잠정합의안을 내놓았지만 닷새 뒤 열린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표(51.8%)가 찬성표(47.8%)를 누르고 .부결됐다. 당시 노조 내 영업지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기본급 문제와 작업환경 개선 논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반대표가 쏟아졌다.

결국 이번 2차 잠정합의안 역시 기본급 인상 문제와 작업환경 개선 논의가 어느 정도까지 이뤄졌는지에 따라 타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르노삼성에 닥친 외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노사 모두 최대한 타결을 이루는 방향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노사 모두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한 해 생산량의 절반을 르노 본사가 배정하는 위탁생산 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후속 물량으로 알려진 'XM3'의 배정 공장을 두고 르노 본사가 고민에 빠진 상태다.

당초 르노삼성은 XM3의 한국 물량은 물론 유럽 수출용 물량까지 배정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르노 본사는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길어지자 결정을 유보한 상황이다.

결국 르노삼성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노사의 대타협이 절실한 상황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르노삼성 노사는 전날 잠정합의안은 물론 노사 평화기간을 선언하는 '노사 상생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사 간 최종 잠정 합의는 지난 1차 잠정 합의 사항을 기초로 했다"며 "노사 관계가 지역 경제 및 협력업체 고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고 또 생산 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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