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영정(김대중평화센터 제공)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소천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이희호 이사장님이 10일 오후 11시 37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나 충남 서산에서 초등학교(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이화여고와 이화여자전문대를 차례로 진학했다.
이어 서울대 사범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미국 램버스대와 스카릿 대학원에서 사회학 학사와 석사를 각각 취득했다.
귀국 후 이 여사는 여성운동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여성운동의 초석을 닦았다.
이화여대 사회사업과 강사로 지식을 전파하는 한편 대한YMCA연합회 총무를 맡아 여권 신장에 이바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1962년에 결혼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아내이자 민주주의의 동지로써 생을 살아간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을 돕기도 했고, 김대중 납치 사건이나 내란음모 사건, 가택연금 등 군사정권 시절 내내 이어진 억압과 탄압 속에서도 김 전 대통령 곁을 지켰다.
김 전 대통령이 네 번의 고배 끝에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 여사는 70이 넘는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로 활약했다.
이 여사는 2008년 김 전 대통령 별세 이후에도 재야에 남아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로 남았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매주 두 차례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찾기도 했다.
이 여사는 인권과 여성 문제에 기여한 공을 인정 받아 미국 교회여성연합회 '용감한 여성상', 무궁화대훈장, 펄벅 인터내셔널 '올해의 여성상' 등을 수상했다.
이 여사의 분향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고, 조문은 11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한다.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