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전경 (사진=자료사진)
광주시 외곽 단체와 지역 정치인들이 나서 광주 군공항 이전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오히려 이전 대상지역 주민을 자극해 사업 자체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광주공항 군공항이전추진 시민협의회'는 지난달 9일 국방부를 방문해 궐기대회를 가졌다.
올 상반기 안에 국방부가 나서 이전대상지를 선정하라고 요구하고 확정될 때까지 국회와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계속해서 궐기대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시민추진협의회는 지난 4일에는 국회에서 군공항이전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이전 대상지 조기 선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전남지역 이전 대상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못해 거북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무안과 영암, 해남, 신안군 등 국방부가 이전 대상 후보지로 선정한 4곳의 주민들은 광주시와 외곽단체, 정치인들의 행위가 일방적인데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인 활동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무안 출신의 나광국 전남도의원은 "국방부의 이전 대상 후보지 선정에 이들 지역 누구도 협의나 합의를 해준 적이 없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광주시가 일방적으로 군공항을 전남으로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언론과 정치권을 이용해 밀어 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또 광주시의 이런 행위는 군공항 문제를 넘어 지역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광주시의 군공항 이전 활동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이전 대상지역 출신 도의원 등은 금명간에 도의회에서 군공항의 전남지역 이전 반대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반대운동에 본격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공항의 군공항을 전남의 어느 지역으로라도 이전을 하기위해서는 국방부가 공문을 통해 협의를 요청해야 하고, 대상지가 협의에 응해야 비로소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데, 만약 협의를 거부할 경우 이전작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
특히 무안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지자체의 협의 거부로 수원공항 이전이 좌초 상태에 있는 경기도 화성시와 연대를 하고 있어 수원공항의 재판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광주시가 아니라 이전 대상지 주민의 합의와 동의인 것이다.
결국 광주시의 정치적 제스쳐 보다는 광역 갈등관리위원회 등 공식기구를 통한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협의와 광주시의 태도변화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