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요즘 왜 이렇게 충격적인 사건이 많죠? 어제는 저희가 조현병으로 역주행했던 그 사건 다뤘었거든요.
◆ 손수호> 또 군포 외할머니 살해 사건도 있었고요. 또 오늘 소개할 사건까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 김현정> 오늘 소개할 사건, 제주 사건이라고요?
◆ 손수호> 전남편 살해 사건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아이를 보러 온 전남편을 전부인이 살해한 사건. 신상이 공개가 결정이 됐습니다. 이름도 나왔습니다. 고유정. 맞죠?
◆ 손수호> 제주지방경찰청이 어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었어요. 그래서 피의자 고유정의 성명, 얼굴, 연령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0년에 특정 강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줄여서 특강법이라고도 하고 특정 강력 범죄법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 근거 규정이 새로 추가됐어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살인, 강도 등의 강력 범죄 피의자에게 충분한 유죄의 증거가 있고 또 국민의 알권리를 비롯해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가 있을 때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생긴 건데요.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 살해를 했고요. 또 살해 후에 시신을 훼손해서 유기했습니다. 게다가 범행 도구도 압수됐고 이미 자백까지 했기 때문에 증거도 충분해요. 따라서 공개 결정이 내려진 거죠.
◇ 김현정> 범인 신상이 공개되고 화제다 해서 그걸로 저희가 오늘 이 탐정의 주제를 올린 건 아니고요.
◆ 손수호> 당연히 아니죠.
◇ 김현정> 의혹이 많이 남아 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고유정이 살해 사실과 사체 유기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또 세 차례에 걸쳐 유기했고 그 장소가 어디인지까지 말을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의혹이 많이 있기 때문에 오늘은 그 의혹을 따져보려 합니다.
◇ 김현정> 같이 한번 추적을 해 보시죠. 우선 많이들 아시긴 합니다마는 어떻게 된 사건이죠?
◆ 손수호> 5월 25일에 발생한 사건인데요. 피해자는 재작년에 고유정과 협의 이혼한 전남편입니다. 전남편 A씨. 둘 사이에는 자녀가 1명 있어요. 그런데 이 전남편이 그동안 아이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협의 이혼 과정에서 자녀의 양육자로 정해진 게 바로 엄마인 고유정인데요. 고유정이 전남편 A씨와 자녀의 만남을 거부했기 때문이에요. 전남편이 계속 요구했지만 고유정이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전남편이 법원에 호소했고 그 후 절차가 진행돼서 이날 만나게 된 거죠.
◇ 김현정> 아이를 굉장히 그리워했었다. 이런 얘기들이 전해져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고유정은요. 이혼 후에 재혼해서 충북 청주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전남편 사이에 자녀를 직접 기르지는 않았고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던 부모에게 맡겨놨습니다.
◇ 김현정> 친정 부모에게 맡겼기 때문에 아이가 제주에 있었던 거군요. 살해도 제주에서 벌어진 거고요.
◆ 손수호> 그렇죠. 반면 이 전남편은 박사 과정 학생이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는데 아르바이트를 해서 양육비 40만 원을 매달 고유정에게 보냈죠. 유족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해봤어요, 전남편의 차량. 그랬더니 전남편이 아이를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우리 아들 보러 간다.’ 이렇게 노래를 흥얼흥얼 부르기도 했죠.
◇ 김현정>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 손수호> 결국 이 전남편이 아이에 대한 애정, 애착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그 보고 싶던 노래 부르면서 가던 그 아들을 만난 건데요.
◆ 손수호> 만나기는 했어요. 사건 당일인 5월 25일 오전에 한 테마파크에서 셋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차량으로 다시 이동을 해서 오후에 한 마트 주차장으로 갔는데요. 거기에서 이 전남편의 차는 주차를 해놓고 고유정의 차에 3명이 함께 타고 펜션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인 26일. 아이는 살고 있던 외조부모의 집으로 돌아갔고요. 그리고 그다음 날인 27일. 고유정이 커다란 가방 2개를 끌고 펜션에서 혼자 나왔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 전남편이 펜션에서 나오는 모습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거든요. 고유정은 그다음 날 배를 타고 제주에서 완도로 빠져나갔고. 이후 서울, 김포 등을 거쳐 범행 일주일 지난 5월 31일 오전에 본인의 거주지인 청주시로 돌아갔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CCTV상으로만 볼 때는 그 남편는 펜션에 들어가기만 했고 그다음부터는 보이질 않았던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 전남편의 연락이 없자 가족들이, 전남편의 가족들이 27일 오후 6시경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당연히 고유정에게 연락을 했죠. 그래서 전남편의 행방을 물었는데 고유정은 전남편이 도착한 당일인 25일에 펜션을 나갔다고 대답했어요.
◇ 김현정> 전남편이 나갔다?
◆ 손수호> 네. 하지만 경찰이 전남편의 휴대전화 신호, 차량 이동 내역 등을 확인해 보니까 고유정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게 바로 드러났죠. 그래서 수사가 시작됐고요. 결국 경찰은 지난달 31일 청주시 고유정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 수색해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 톱 이런 것들을 다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고유정을 긴급 체포한 건데요. 그 후에 범행 현장으로 지목된 그 펜션, 그 펜션의 욕실, 거실, 부엌 등에서 혈흔을 찾을 수 있는 루미놀 검사를 진행했는데 여기에서 피해자의 혈흔 여러 개를 발견했습니다.
제주도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러니까 생각보다 빨리 범인은 잡혔는데 시신이 발견이 안 된 거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고유정과 아이가 펜션 밖으로 나온 건 확인이 된 거예요. 하지만 전남편이 펜션에서 나오는 건 확인이 되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경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후에. 끔찍합니다마는 펜션 내에서 시신을 손괴, 즉 훼손해서 펜션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유기한 것으로 봤죠.
◇ 김현정> 흔히들 말하는 토막 살해 사건이 된 거예요.
◆ 손수호> 안타깝게도 펜션에는 모형 CCTV만 있었지 실제 CCTV가 없었어요.
◇ 김현정> 모형만 있었어요?
◆ 손수호> 그래서 구체적인 영상으로 확인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CCTV들 나오고 이런 것들은 다른 지역에서, 다른 곳에서?
◆ 손수호> 네, 펜션 외에. 펜션에서 나온 다음의 CCTV 영상들이 나오고 있는 건데요. 특히 고유정이 제주도를 빠져나와서 완도로 갈 때 탔던 여객선. 이 여객선 내에 설치된 CCTV 내에서 단서가 발견됐습니다. 고유정이 선상에서, 즉 배 위에서 배를 타고 가면서 여러 개의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바다에 버렸는데요. 그 영상이, 그 모습이 영상을 통해서 확인된 거죠.
◇ 김현정> 끔찍해라. 배 위에서?
◆ 손수호> 결국 시신을 훼손해서 바다에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 김현정> 종량제 쓰레기봉투 여러 개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바다에 버렸으면 이건 앞으로 찾을 길이 없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 손수호>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죠. 경찰이 지금 이 여객선이 지나온 항로를 중심으로 해당 수역을 수색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고요. 또 끔찍한 얘기지만요. 고유정이 바다에 버린 이 종량제 봉투가 여러 개였어요. 굉장히 많았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숫자가, 종량제 봉투 숫자가 많았다는 얘기는 그만큼... 경찰하고 지금 얘기를 들어보면 셀 수 없이 많았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경찰의 얘기가.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굉장히 아주...
◆ 손수호> 사체 훼손의 정도가 심했다.
◇ 김현정> 심했다는 얘기. 그러면 더더욱 발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얘기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사체를 유기한 경우에, 물에 유기했을 경우에 발견하는 경로가 사체가 부패하면서 가스가 차오르면서 위로 올라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훼손을 심하게 한 경우에는 그럴 가능성도 떨어지는 것이고요. 또 고유정은요. 바다뿐 아니라 완도에 내린 후에 차를 타고 가면서 도로변에도 버렸어요. 그리고 심지어 아버지 소유의 집이 있는 김포에 가서도 유기했다고 진술했거든요.
◇ 김현정> 거기에서는 그러면 발견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도로와 집 근처라고 하는 것에 따르면.
◆ 손수호> 지금 찾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여러 차례 나눠서 유기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사체 훼손의 정도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또 고유정이 밝힌 유기 장소와 횟수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어요.
◇ 김현정> 아닐 수도 있죠.
◆ 손수호> 그 외에 유기 지역이 더 많을 수도 있는 것이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손수호> 지금 이 유기 장소가 중요한 것이 사체를 일부라도 발견해야 고유정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또 약물 검사 등을 진행해서 범행의 전모를 밝힐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사체 확보가 중요합니다. 현재 경찰이 수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시신이 있는 살인 사건과 없는 살인 사건은 차원이 다른 거죠.
◆ 손수호> 일단 유죄 판결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그렇게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사체를 확보해서, 일부라도 확보해서 여러 가지 그런 검사 작업을 진행해야 범행의 전모를 밝히는 데 가까워질 수 있겠죠.
◇ 김현정> 정말 자세하게 우리 손 탐정으로부터 듣다 보니까 생각보다 더 잔혹한 범죄였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도대체 왜 그런 겁니까, 그럼 왜?
◆ 손수호> 그게 바로 이 사건의 가장 큰 의혹이죠. 유족들에 따르면 고유정과 전 남편 피해자는 이혼 후에도 자녀 관련 문제로 갈등이 계속됐대요. 특히 면접 교섭 관련 소송 과정에서 고유정이 3번 재판에 불출석하다가 나중에 재판에 나갔는데 그때도 법원에서 욕을 하며 격분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자녀 관련된 갈등이 살해의 동기였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하지만 고유정은 경찰에서 전혀 다른 주장을 했어요.
◇ 김현정> 무슨 다른 주장이요?
◆ 손수호> 펜션에서 셋이 파티 하려고 내가 수박을 자르고 있었는데 전 남편이 갑자기 나에게 가해 행위를 하려고 했다. 나를 덮쳤다. 그래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거죠. 하지만 이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는 게 고 씨의 기존의 진술을 통해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 김현정> 정당방위 차원에서, 나는 방어 차원에서 했다라고 주장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증거가 나왔어요?
◆ 손수호> 확인 결과 고유정이 전남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자기 자신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그 내용이 이런데요. ‘내가 그런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
◇ 김현정> 지금 죽은 전 남편의 핸드폰에다가 자기가 문자를 보냈다? 그 얘기는 이미 살해를 한 뒤에 문자를 조작했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남편이 고유정을 공격하려 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직후에 전남편이 우발적으로 살해되었다는 건데 그러면 살해된 전남편이 고유정에게 이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건 이상하잖아요.
◇ 김현정> 이 여성의 진술하고 어긋나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덮치려고 해서, 가해를 하려고 해서 내가 정당방위 차원에서 우발적으로 살해를 했다. 살해가 된 다음에 미안해 문자 보내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 안 되는 거네요. 그러면 지금 이 여성은 전남편을 작정하고 계획적으로 살해하려고 펜션으로 데려갔다라고 경찰은 보고 있어요?
◆ 손수호> 고유정은 부인하지만 계획적인 범죄로 볼 수 있는 증거가 계속 발견되고 있어요. 특히 경찰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라는 표현까지 썼는데요. 먼저 고유정이 이 전남편을 만나기 전에 이미 흉기, 톱, 수십 장의 종량제 쓰레기봉투 등을 구입해서 자신의 차량에 실어놓았습니다. 그게 확인됐어요. 또 고유정의 휴대전화 또 컴퓨터를 압수해서 확인했더니 살해 도구 또 니코틴 치사량 이런 단어를 검색한 흔적이 발견됐거든요. 휴대전화와 컴퓨터는 증거의 집합소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증거들이 나온 것이고요. 이처럼 사전에 살해부터 사체 훼손, 유기까지 종합적으로 계획한 것으로 볼 정황들이 굉장히 짙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다시 첫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네요. 일단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주장은 신빙성 떨어지고 사전에 계획된 범죄라는 증거는 차고 넘치고. 그러면 정말 아이 문제 때문이었을까? 이 원인은 어떻게 받아들여지나요?
◆ 손수호> 실제로 현재로서는 그 아이 문제 때문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겠죠. 다만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동기가 드러나거나 아예 새로운 동기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보통 살인 범행의 동기는 금전, 치정, 개인적인 원한 또는 사회에 대한 분노, 테러, 정신 질환 아니면 무동기 살인 등등이 있습니다. 그중에 어떤 것일지는 수사를 해 봐야겠습니다마는 현재로서는 아이 관련된 여러 가지 그런 원한, 앙심, 분노가 제기되고 있죠.
◇ 김현정> 제가 그게 혹시 아닐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의문을 던진 이유는 뭐냐 하면 지금 너무 끔찍하거든요, 살해의 수법이. 종량제봉투에 셀 수 없을 만큼 나누어 담을 정도로 사체 훼손을 심하게 했다. 아이 문제 때문에, 이것도 하나 그렇고. 또 하나는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 그러니까 뭔가 다른 일에 더 얽힌 게 있어서 공범과 같이 저질렀을 가능성은 없겠는가?
◆ 손수호> 그렇죠. 이게 바로 두 번째 의혹인데요. 이 사건이 굉장히 잔인합니다, 잔혹합니다. 또 체계적으로 실행됐죠. 게다가 가해자인 고유정의 체격도 함께 봐야 돼요. 남녀 차별의 문제가 아니고. 그런데 키가 160cm 정도였거든요. 게다가 체격도 호리호리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고유정이 건장한 남성을 혼자 살해해서 사체를 무참히 훼손하고 또 그 시신을 옮길 수 있을까.
◇ 김현정> 약을 먹였다면 가능하지 않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체를 빨리 발견해야 돼요. 특히 고유정이 그 과정에서 손에 약간에 자상, 벤 상처를 입은 것 외에 특별한 상처도 입지 않았어요.
◇ 김현정> 약을 먹여서 범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훼손을 평범한 여성이, 그것도 호리호리한 여성이 혼자서 그렇게까지 할 수 있겠는가도 의문이긴 해요.
◆ 손수호> 물론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워낙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혼자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독 범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지금 단계에서. 혹시라도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사람이 있을까라는 부분까지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되겠죠.
◇ 김현정> 그리고 또 하나의 의혹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이 혹시 단독 범행 아닌 거 아니야라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뭐냐면, 현 남편과 이 여성 사이의 아이가 아니고 현 남편과 전부인 사이의 아이입니다. 이 아이는. 얼마 전에 숨졌다면서요.
◆ 손수호> 이 부분도 참 미스터리합니다. 그 아이가 재혼한 현재의 남편과 전 부인 사이의 아이죠. 불과 3개월 전에 사망했어요. 4살이었는데 고유정과 지금 현재 남편이 경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고 일어나 보니까 아이가 죽어 있다. 그래서 신고했다. 특히 남편이 구체적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다리가 아이 배 위에 올라가 있었다. 즉 잘 때 아이의 배 위에 내 다리가 올라가서 질식한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한 건데요. 당시 남편과 아이가 함께 자고 있었고요.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을 했어요. 경찰이 수사했습니다. 당시에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과수 부검 결과를 받았고요.
◇ 김현정> 질식사.
◆ 손수호> 그 외에 외상이나 기타 학대의 흔적, 타살 혐의점은 찾지 못했어요. 만약 그렇다면.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끝났어요, 그냥 그거는?
◆ 손수호> 그렇다면 이건 굉장히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굉장한 우연이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그 후에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청주 상당경찰서가 현재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재수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 김현정> 아이들은 그런데 또 이불이 얼굴을 덮거나 베개로 덮거나 이러면 이런 사망 사고가 일어나기는 해요. 그래서 아마 그때도 그렇게 넘어갔을 텐데, 타살 혐의 없다 해서. 그런데 지금 이렇게 되고 나니까 그 사건도 좀 이상한 거 아니야? 다시 재수사에 들어간 상태. 어떻게 될 걸로 보세요?
◆ 손수호> 범행 윤곽은 드러났지만 구체적인 부분 중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항들이 있어요. 특히 현재 고유정의 진술 외에는 명확한 증거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니까.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될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이 범행의 전모가 모두 드러날지는 약간 의문이고. 또한 펜션을 예약한 게 고유정이잖아요. 무인 펜션이었고. 혹시 모형 CCTV만 설치되어 있었던 걸 미리 알고 한 것인지. 그렇다면 그러한 정보를 누구에게 입수한 것인지 이런 것도 궁금합니다.
◇ 김현정> 너무 치밀하네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고유정 신상 정보가 공개됐는데 얼굴은 아직 안 알려진 상태고.
◆ 손수호> 경찰이 곧바로 사진 배포하는 건 아니고요. 검찰에 송치될 때 또는 현장 검증 시에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개될 예정인데. 지금 고유정이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잖아요. 다 진실인지는 모릅니다마는 이 시점에서 얼굴이 공개되면 혹시라도 심경 변화를 일으켜서 진술을 멈추지 않을까, 이런 우려 때문에 일단 얼굴 공개 시점은 뒤로 늦췄습니다.
◇ 김현정> 자극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군요, 지금. 오늘 참 잔혹한 범죄고. 듣고 보니까 더 좀 간담이 서늘해지는데. 손 탐정의 한마디는 뭡니까?
◆ 손수호> ‘인명 경시 풍조가 더욱더 심해지고 있다.’ 끔직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잖아요. 인명 경시 풍조가 우려됩니다. 당연히 이런 범죄를 저지른 그 가해자, 그 강력 범인이 우선 1차적인 잘못이에요. 1차적인 잘못입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 손수호> 하지만 인명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여러 유명 인사들 또는 정치인들의 잘못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국민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거침없이 막말해대는 상황. 생명을 존중하고 인명을 중시해야 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을 수 있겠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의 책임 있는 언행이 더욱 요구되고요. 이 사건,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를 더 집중해서 열심히 해 주길 기대하겠습니다.
◇ 김현정> 제주 전남편 살해 사건. 이렇게 지금 불리고 있는 그 사건의 요모조모. 남은 미스터리들 추적해 봤습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