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이인영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각각 방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휴일인 2일에도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문구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결렬됐다.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선거법 처리를 두고 '합의 처리한다'(자유한국당)와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더불어민주당)는 문구를 놓고 이날도 맞서면서다.
민주당으로서는 ‘합의처리한다’고 합의를 하면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를 받기 어렵다.
반면, 한국당은 '합의처리'를 못 박아 패스트트랙을 사실상 무산시키려는 의도다.
'합의처리한다'고 할 경우, 한국당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의 요구를 "패스트트랙 철회"와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민주당은 임시국회 단독소집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단독소집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숙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타협없이 바로 소집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국회법상 소집요구서 제출 72시간 뒤에 국회가 열리는 만큼 협상 시간을 더 가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6일이 휴일(현충일)임을 고려했을 때, 소집요구서를 3일에 제출하든 4일에 제출하든 7일에 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박찬대 대변인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분명한 의지와 협상 시그널을 준다면 3일에 소집할 게 아니라 하루 더 미뤄서 4일 될 수도 있고, 주말까지 본다면 7일까지로 미룰 순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민주당 단독개의에 반대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민주당 단독개의를 두고 "교섭단체 간 합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원내수석부대변인도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같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당을) 패싱해선 안된다"고 해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열어도 정상적인 국회 운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국회법은 매해 2·4·6월 1일과 8월 16일에 자동으로 임시국회가 개회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는 훈시규정으로, 강제성이 없어 임시국회를 열기 위해서는 개회일 사흘 전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이 동의한 소집 요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열어도 원내 교섭단체(민주·한국·바른미래) 간 의사일정 합의가 있어야 상임위 등 국회가 실제로 가동될지가 문제다.
한국당 뿐아니라 바른미래당도 민주당 주도의 의사일정에 반대하면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가 된다.
다만 바른미래당 이 수석원내부대표는 중재안이 무엇이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당리당략보다는 일단 패스트트랙이 출발했는데, 출발 선상에서 한국당이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단독으로 가는 건 웃기는 것"이라고 해 패스트트랙 철회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여야가 매달 빈손 국회를 이어온 가운데 6월 임시국회까지 계속 늦춰지면서 추경뿐 아니라 각종 민생법안의 장기 표류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6조7000억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 처리도 39일째 표류중이다.
또 6월 국회가 열리더라도 결론을 쉽게 낼 수 없을 정도로 여야 간 이견이 노출된 민생 법안들도 쌓여있다.
특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법안 처리가 늦춰진 게 문제다. 한시적으로 적용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위반 처벌 유예기간이 지난 3월 종료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관련 법안,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위한 소방기본법·소방공무원법, 택시 종사자의 처우 개선 및 카풀 관련법,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고교무상교육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등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