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정년을 5년 늘린 65세로 연장한다면 일하는 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고령인구의 수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 증가속도가 9년 늦춰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연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2일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년' 중 중위 추계를 정년 5세 연장을 가정해 분석한 결과 올해 노년부양비는 현행(20.4명)보다 7.4명 떨어진 13.1명으로 집계됐다.
노년부양비란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의 비율로, 한 사회의 고령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올해 기준 노년부양비 20.4명은 15∼64세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 20.4명을 부양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은 장래 추계를 통해 이 부양비가 2067년 102.4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하는 인구보다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가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년이 5년 늘어난 65세로 연장된다고 가정했을 때는 이러한 고령인구 부양 부담이 커지는 속도는 크게 떨어진다.
65세 정년 시나리오는 생산가능인구를 15∼69세, 고령인구를 70세 이상으로 적용했다.
65세로 정년이 연장됐다고 가정하면 올해 기준 노년부양비 20.4세에 다다르는 시점은 2028년(20.5명)으로 늦춰진다. 올해 당장 정년을 연장한다고 가정한다면 같은 고령인구 부양 부담이 9년 늦게 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정년연장의 효과는 해가 지날수록 더 커진다. 2040년 정년 60세 기준 노년부양비는 60.1명인데 65세 시나리오에서 같은 수준이 되려면 2057년(60.5명)으로 시차는 17년으로 벌어진다.
노년부양비가 100명을 돌파하는 2065년(100.4명)에도 65세 시나리오상으로는 68.7명에 머무를 뿐이다.
다시 말해 정년을 5년 연장하면 고령인구 부양 부담 지연효과는 점차 커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년연장에 따른 노년부양비 감소 효과는 2020년대에 극대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기준 정년을 5년 늦춘다면 노년부양비의 감소율은 36.1%(20.4→13.1명)로 계산된다.
감소율은 2023년 40.2%로 40%를 돌파하고 2026년 42.1%로 정점을 찍은 뒤, 2029년(40.2%)까지 40%대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2052∼2057년까지 20%대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하지만 이후 반등해 2067년까지 감소율은 30%대를 유지하게 된다.
통계청은 지난 3월 발표에서 중위 추계 추이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총 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와 15세 이하 유소년인구 비율)는 2065년 11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년을 연장하면 2065년 총부양비는 83.3명으로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나며 순위가 대폭 내려갈 여지가 있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령화지수도 올해 119.4명에서 2067년 574.5명으로 455.1명이나 증가할 전망이지만, 정년을 연장하면 같은 기간 81.4명에서 474.1명으로 떨어진다.
정부는 정년연장과 관련한 입장을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이달 말 발표할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KBS 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인구 구조상 앞으로 10년간 저 같은 베이비 부머가 (매년) 80만명씩 고용시장에서 벗어나지만 10대가 들어오는 속도는 40만명"이라며 "고용시장 인력 수요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고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년연장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며 "인구정책 TF의 10개 작업반 중 한 곳에서 정년연장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논의가 마무리되면 정부의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