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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보수통합 '군불'...유승민‧안철수와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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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바른미래 향해 "외투 입으면 합치기 어려워"
당대당 통합보다 '개별 입당' 선호…정운천·이언주 행보 주목
바른미래 "거론할 가치 없어" 자강 강조
당권 탈환, 수도권 표심 등 정계개편 변수
보수대통합 나서면 '당대당' 통합 맞불 가능성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대통합' 군불을 본격적으로 지피고 있다. 특히 핵심 키인 바른미래당을 향해 '외투'를 입으면 합치기 어렵다며 단계적 통합을 언급했다. 당대당 통합보다 '개별 입당'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자강' 결의를 한 바른미래당은 황 대표의 제안에 "답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정계개편이 본격화되면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보수대통합은 자연스레 고개를 들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당권 탈환을 위해 한 배를 탄 안철수-유승민계의 선택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황 대표의 개별 입당 구상과는 달리, 자강을 통해 불린 몸집으로 공천 등 지분확보를 위해 당대당 통합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보수대통합에 있어 서로 간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교안 "외투 입고서는 쉽지 않아"…개별입당 방점

황 대표는 지난 27일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과 관련,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떄문에 통합부터 시작해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대당' 통합 보다는 '개별 입당'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담고 있는 바른미래당이라는 외투로는 한국당과 합치기 쉽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협상에 있어 동일선상에 있는 당대당 통합으로 지분을 내주기 보다는 개별 입당으로 통합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개별 입당 방침은 한국당이 적극 추진하는 인재 영입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대당 통합보다는 개별 입당을 통해 일단 함께 하자는 뜻"이라며 "일단 문을 활짝 열어놔야 대통합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6월과 9월 대규모의 인재 영입을 구상하고 있다. 6월에 거물급 영입 등으로 신호탄을 쏜 뒤, 9월에 또 새로운 얼굴들을 내세워 추석 밥상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시을, 초선)과 이언주 의원(무소속, 경기 광명시을 재선) 등의 영입이 거론되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군으로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지난 24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하는 등 명확한 보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은 호남권을 공략해야 할 황 대표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인사다.

정 의원은 당의 내홍이 정리된 뒤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내홍이 정리되서 방향이 잡혀야 행보는 행보대로 할 수 있다"며 "우선 바른미래당이 잘 될 수 있도록 하고, 타이밍을 봐서 개인적인 문제를 접근하겠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 "거론할 가치 없어" 했지만, 黃에 '당대당'으로 맞불?

황 대표의 '통합' 발언에 바른미래당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30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그런 발언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지난 8일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사퇴를 굳힌 의원총회에서 '다른 당과 합당이나 연대 없이 기호 3번(바른미래 몫)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자강'(自强)을 결의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의 내홍이 정리된 뒤 당권의 향방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표심 등을 감안했을 때 정계개편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선 손학규 대표, 호남계 등 당권파와 안철수-유승민 연합군이 현재는 대치하고 있지만, 내홍이 정리된 후 한축이 당권을 쥐면 '이탈'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보수대통합의 경우 안철수-유승민 연합군에게 달려 있다. 만약 당권을 잡는다면 황 대표의 개별 입당 입장에 당대당 통합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크다. 당의 자산을 쥐고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갖게 되고,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공천을 위해선 협상은 더욱 중요하다. 안철수-유승민 연합군의 지역구나 출마지 상당수는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분을 내놓지 않으려는 황 대표 측과 보수대통합에 있어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보수대통합이 필요하지만, 실제 통합이 이뤄지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일단 안철수-유승민계는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유승민계 한 의원은 "변화가 없는 한국당에 갈 생각이 없다"라고 강조했고, 안철수계 한 의원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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