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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정책 보수화 심각"…文정부 '유턴'에 쏟아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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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했던 노동정책, 추진 과정서 보수진영 여론전에 밀려 갈팡질팡
정부의 정책 역량 및 전략부터 잘못…"국민과 함께 가야 성공"
내년 총선이 분기점…노동정책 성공하려면 종합적 접근 필요해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경제 노동정책에 대해 노동계가 잇따라 우려를 나타냈다.

2017년 '촛불정국' 끝에 출범할 당시부터 '노동존중사회'를 전면에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은 지금 노동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 28일과 29일 각각 2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노사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하나같이 정부 노동정책이 급격히 보수화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1년차만 해도 노동정책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했던 정부가 2년차부터 급격히 후퇴했다"는 것이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소득주도성장의 대표상품처럼 여겨지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이사장은 "대선 공약에서 제시된 수준의 인상률이었고, 노사공익 전원이 참석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그런데도 2018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자 보수언론이 일제히 공세를 퍼부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에 이은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에 보수 진영이 국면전환을 시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이었던 셈이다.

김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예년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나,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준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실증분석의 문제"라며 "완급을 조절하면 될 일인데, 정부와 여당이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노동시간 단축이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등 주요 정책마다 보수진영의 압력에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 바람에 과정상의 문제만 부각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이주희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 노동정책에 비해 상당부분 진일보했다"면서도 "일관성이 부족해 오히려 과정상의 문제가 더 부각됐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총선에서 압승했는데도 전반적으로 후퇴해 변화와 개혁이 아니라 현상의 유지관리를 선택했다"며 "노동정책 컨트롤 타워가 없거나 왜곡된 정무적 관점으로 보고 있는 듯 한데, 이대로라면 현 정부로서도 지지층을 확대하기보다는 이탈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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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집권 2년차부터 정부가 갈팡질팡한 이유는 보수진영의 일관된 공세도 있지만, 정부가 다소 획기적인 노동 정책을 추진할 역량이 부족했던 탓도 컸다.

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부연구위원은 "개혁 정책을 일정대로 추진하기보다 속도, 강약을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했다"며 "집권 여당의 전략적 판단과 정책 실행 능력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우문숙 정책국장도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체계적이고 전략적이었지만, 추진력과 실행력은 부재했다"며 "정부가 그 동력으로 국민을 소환해야 했는데, 관료와 공무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노동자, 국민과 함께 해야 비로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권 보수화에 대해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개혁 정책 과제를 적극 제시하고 각 후보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장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정치적 모멘텀이 필요한데, 2020년 총선이 중요한 지점"이라며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단체를 중심으로 '경제구조 고도화 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개혁 방안에 대해 각 당에 개혁방안 지지 여부를 공개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개별 후보자도 개혁방안에 지지 여부를 밝혀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자는 계획이다.

아울러 남은 임기 동안 노동 정책을 산발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노동과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김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소득주도성장은 불가능하다"며 "재정 지출 확대나 소득 재분배, 경제민주화, 초기업 단체교섭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종합적인 정책 접근을 주문했다.

산업노동정책연구소 김성희 소장은 "미시적 평가도 필요하지만, 정책 혼합에 방점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와 복지, 노동 및 고용은 따로 갈 것이 아닌 엮여야 하는 삼각체제로, 이 삼각축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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