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한미정상간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28일 "친한 고교 후배가 고초를 겪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문재인 정권이 눈엣가시 같은 야당 의원 탄압 과정에서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려는 작태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의 통화내용 공개는 '왜곡된 한미외교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린 당연한 의정활동'인데, 정권이 자신을 탄압하려고 무고한 고교 후배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친한' 고교 후배는 친하지도 않은 선배 때문에 고초를 겪게 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 의원에게 정상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당사자인 주미 대사관의 간부급 외교관 K씨가 이날 오전 법률대리인을 통해 내놓은 설명자료를 보면, 우선 둘 사이는 같은 고교를 나온 대학 동문일 뿐 교분이 두터운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강 의원과는 대학 신입생환영회를 포함해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대학졸업 이후 30년 넘게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다 지난 2월 강 의원이 방미했을 당시 미 의회 업무 담당자 신분으로 자연스레 만났고, 이후 강 의원이 다시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 식사 한번 하고 몇번 통화를 한게 전부라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 8일 오전 11씨 30분쯤(현지시간) 강 의원이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해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을 반대하지 않았을 리 없다'며 통화요록이 있으면 확인해달라고 했다.
K씨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식량 지원 지지 사실을 확인해주자 강 의원은 이 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5월 방한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에 K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이 한미동맹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알려진 사실이나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5월 방한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여전히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하면서 '참고만 하겠으니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물었다.
K씨는 "강 의원이 이렇게 5분 가량 통화하는 동안 '정상간 통화 결과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뭐가 있었냐'고 물으면서, 강 의원이 자신만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계속 말했다"고 전했다.
결국 K씨는 "통화 요록의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풀어서 설명하려고 했지만 시간에 쫓겨 급하게 설명하다가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됐다"며 "이로 인한 징계와 책임을 달게 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K씨는 외교정책을 정확히 알리기 위한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강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고, 이를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굴욕 외교'로 포장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K씨와 강 의원을 형사고발 하기로 했다.
또 K씨를 포함한 주미대사관 직원 3명에 대해 중징계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