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5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18일 간 1차 장외투쟁을 마무리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원과 일반 시민 등 주최 측 추산 약 5만여명이 참석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6차 집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무능'에 포커스를 맞추고 집중포화를 가했다.
지난달 30일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에 반발,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18일 간 '민생투쟁 대장정'을 펼친 황 대표는 숨고르기 후 2차 장외투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18일 동안 전국 4000km를 달리며 어렵고 힘든 국민들의 삶의 모습을 봤다"며 "(국민들은) 한결같이 '힘들다', '못 살겠다'라고 하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살기 좋던 나라를 누가 이렇게 망쳐놨냐"며 "이 좌파폭정을 막아야겠다고 단단히 결심했다"고 말했다.
장외투쟁 초반에는 현 정권의 '좌파독재'를 막겠다며 날을 세웠던 황 대표는 이날 정권의 '무능'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무능, 무책임, 무대책 정권"이라며 경제성장률 저하와 높은 실업률, 세금퍼주기 정책 등 현 정권의 경제 실정(失政)을 일일이 거론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폭정을 막고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막아내자고 장외투쟁까지 나왔다"며 "엉터리 패스트트랙 올린 것을 사과하고 철회하면 국회에 들어가 민생을 챙길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회 정상화 조건을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철회가 원내 복귀의 선결 조건임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나 원내대표도 현 정권이 경제와 안보, 정치에 무능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나라를 갉아먹고 있다고 황 대표를 거들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는 끊임없이 추락하고, 안보는 파탄 났고, 외교는 '구걸 외교'로 대한민국의 펀더멘탈(근본)을 갉아먹고 있다"며 "문 정권 2년 동안 나아진 것 없이 오로지 퇴행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무능정권이 무능으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어려우니 독재좌파의 길로 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야말로 좌파독재의 화신"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사태를 기점으로 시작된 1차 장외투쟁을 이날 마무리 했지만, 다음달초 2차 장외투쟁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당내 핵심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국회가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다보니 당 지도부도 현재로선 2차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다음주 초부터 일산 신도시 등 수도권 중심으로 방문하며 숨고르기 후 구체적인 일정을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고양 창릉 등 수도권 3기 신도시 예정지를 발표한 후, 인접 지역인 일산 등을 중심으로 집값 폭락을 우려한 반발이 나오면서 현장 방문을 통해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매주 토요일 이어오던 대규모 장외집회는 지역 당원 소집의 한계 등을 감안해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을 출발하기 전인 지난달 중순부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했다. 1~3차 집회는 서울 광화문, 4차는 대구, 5차 집회 대전에서 개최했고, 6차는 이날 광화문에서 열었다.
아울러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에서 당의 수장으로 선출된 황 대표가 다음달 6일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이벤트도 2차 장외집회 일정 등을 고려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국회 복귀를 위해선 적절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 지도부보다는 여전히 문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결국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장외투쟁도 그만두기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