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2년전 이른바 '개고기 사역'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서인천 새마을금고.
직원들에게 "개고기를 삶으라"고 지시했던 A 이사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직원들 가운데 7명은 해고당했고, 1명은 직위해제 상태다. 서인천 새마을금고 전체 직원 26명 중 3분의 1이 잘려 나간 셈이다.
지난 16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이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전원 복직을 결정했다. 하지만 금고측은 현재(25일)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A 이사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고한 직원들에 대한 복직 여부를 묻자 "지금은 통화할 수 없다"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 '개고기 사역'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자리 보존서인천새마을금고는 2017년 6월~8월 초‧중‧말복쯤 해서 세 번에 걸쳐 VIP고객과 대의원, 이사장의 지인 등에게 개고기를 접대해, '개고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A 이사장은 접대 때마다 직접 생개고기 한 마리를 통째로 사다 주면서 직원들에게 요리하도록 지시했다. 직원들은 이빨까지 다 드러난 죽은 개를 삶고, 해체하는 작업까지 직접 해야 했다.
최용석 새마을금고 서인천분회 분회장은 "초복 때는 일요일이었고, 중복과 말복 때는 근무 시간에 개를 삶고, 마감을 하고 본점 2층 회의실에 차렸다"며 "여자 직원들이 많은 편인데, 직원들을 테이블마다 배치해 술을 따르게도 했다"고 말했다.
A 이사장은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2016년 12월 취임과 동시에 2017년도 자신의 연봉을 6천만원 수준에서 1억100만원으로 46%를 '셀프' 인상했다. 새마을금고법에는 이사장의 인건비 인상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돼 있다.
또 직원들에게 특정 법무사와 거래를 강요하기도 했다. A 이사장은 이 두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 A 이사장 여직원에 "벤치프레스 하면 처진 가슴도 올라가…" 막말이사장의 '무소불위'는 직원들을 향한 막말과 성희롱으로도 나타났다.
최 분회장은 "연수를 가서 임원들과 직원들이 따로 식사를 했다는 이유로 1시간 동안 '임원들 접대를 해야지, 정신상태가 썩었다'는 취지의 지적을 받아야 했다"며 "평소에도 자기 말을 안 들을거면 사표 쓰고 나가라는 말을 자주 해서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사장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인격모독도 서슴지 않았다. 한 직원은 전체 회식 자리에서 이사장으로부터 "○○○이라 공짜를 좋아하게 생겼다"는 등의 노골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여직원들한테는 "여자는 가슴이 커야 한다", "신혼여행 갔다 오더니 몸매가 좋아졌다", "벤치프레스를 하면 처진 가슴도 올라간다"는 등의 성희롱적 발언도 쉽게 내뱉었다.
피해를 입은 여직원들은 조만간 A 이사장을 성희롱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당 지시와 막말에도 인사권을 쥔 이사장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A 이사장은 '개고기 갑질' 논란이 일자 금고 운영에 대해 비판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지난해 11월 직원 8명을 해고 및 직위해제했다.
이를 위해 이사회 이사를 자신의 측근들로 모두 교체하기도 했다. 모든 의결권을 휘두르는 이사회마저 이사장이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지난 16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직위해제·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이후 새마을금고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도 20일부터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