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 '역성장'에도 소득분배 지표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오면서, 잔뜩 긴장했던 정부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와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엔 보건복지부 박능후, 고용노동부 이재갑, 중소기업벤처부 박영선 등 관계부처 장관들을 비롯해 청와대 윤종원 경제수석과 총리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강신욱 통계청장 등이 참석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인 1분위 소득으로 나눈 5분위배율은 5.80으로, 지난해 1분기의 5.95에서 0.15%p 낮아졌다. 2015년 이후 4년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소득격차가 완화됐음을 나타낸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근로소득 증가, 아동수당 등 공적이전소득 증가에 힘입어 중간계층인 2·3·4분위 소득이 모두 증가했다. 1분위와 5분위가 각각 2.5%와 2.2% 감소한 가운데 2분위는 4.4%, 3분위는 5.0%, 4분위는 4.4% 각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모든 분기에 걸쳐 감소했던 2분위 소득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1분위 소득의 경우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긴 하지만 그 폭은 크게 줄었다. 국제비교기준으로 활용되는 균등화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보면 1분위 소득도 증가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참석자들은 분배지표가 개선됐지만 1분위 소득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저소득층 여건이 여전히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따라서 분배 개선세가 안착되고 저소득층 소득이 회복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먼저 전반적인 가계소득 확충 기반 마련을 위해 수출・투자 활성화, 규제개혁, 산업혁신 등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취약계층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한편, 고령화 등 인구구조에 대한 구조적 대응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 과제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 한편,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의 내년 도입도 차질없이 준비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16일 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추가 대책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등 1분위 사회안전망 확대에 주력하기로 했다.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 제외 △수급자・부양의무자 재산기준 완화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기초생보 근로소득공제를 통한 탈수급 인센티브 강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특히 "추가경정예산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경기·고용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