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전경(자료사진)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김기자의 이기사>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5월 21일(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김대휘 기자
◇류도성> 숨겨진 좋은 기사를 발굴해 다시 소개하는 김기자의 이기사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떤 기사를 가져오셨습니까?
◆김대휘> 제주도의 보조금을 받아 인력양성사업을 하는 대학의 불법 보조금 운영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제주KBS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류도성> 잊을만 하면 적발되는 것이 보조금 불법 사용 기사인데요. 이번에는 어떤 내용입니까?
◆김대휘> 한마디로 특정 분야 인력양성사업을 하겠다며 제주도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대학생을 양성하기로 했지만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않은 사례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특정 교수가 지속적으로 관련 보조금을 마음대로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류도성>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김대휘> 도내 모 대학 전기공학과는 지난해 제주도로부터 보조금 5천만 원을 지원 받아 '풍력과 태양광 설비시공 보수' 인력양성사업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인력양성사업을 위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수강생 15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다른 대학의 전공생들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지원자를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수업을 제대로 하지도 않았는데 수강료를 받았다가 되돌려주는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토요일이나 공휴일에도 강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한 교수는 강의한 적이 없는데 입금된 강사비 220만원을 책임교수에게 돌려줬다고 합니다.
강사로 등록된 교수 7명도 수업을 했는지 안했는지 불분명합니다.
◇류도성> 특정 인력 양성을 하겠다고 보조금을 받고 인력양성을 위한 수업은 제대로 하지 않고 수강료를 챙겼다면 횡령 아닌가요?
◆김대휘> 그렇습니다. 우선 보조금을 준 제주도의 조사가 필요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력양성프로그램 가운데 한 달 동안 현장실습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엉터리라고 합니다.
한 달간 현장실습을 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서너 번의 현장 견학만으로 40만 원씩 직장적응훈련비를 받았다고 합니다.
엉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도 이상한 사업체 체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해당 교수는 이에 대해 현장실습은 기업체가 하는 내용이라서 잘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류도성> 이미 다른 인력양성사업도 엉터리였다고요?
◆김대휘> 더 웃긴 것은 해당 대학은 2017년 '전기차 인프라 구축 인력양성사업'도 엉터리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참여율이 저조하다 보니 전공과 관련 없는 학생들이 인력양성사업에 참여하고 이 과정에서 수업참여와 출석체크는 불성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출석부가 조작됐다는 정황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수업을 하지 않은 교수의 이름으로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700만원을 주고 인력양성사업 마지막 과정인 사업 만족도 조사와 인·적성 검사를 했는데 이것도 엉터리로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에 있는 연구원 주소가 아파트 지하실이었고, 연구원 원장은 사업을 추진한 교수였다고 합니다.
◇류도성> 상황이 이정도면 다른 학과도 비슷한 사례가 있지 않을까요?
◆김대휘> 아니나 다를까 인력양성사업이 보조금 횡령의혹은 이 학교 전기공학과뿐 아니라 레저스포츠학과도 서류 조작이 의심됩니다.
'글로벌 해양 레저스포츠교육과및 리조트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면서 인·적성 검사와 교육만족도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조사연구원 이름이 좀 전에 소개했던 전기공학과의 인력양성사업 추진 교수가 원장이었던 그 연구원입니다.
보고서에 기록된 연락처에 전화를 하니 전기조명업체 전화번호였습니다.
제주도가 지난 2011년부터 9년 동안 인력양성을 위해 도내 4개 대학에 지원한 보조금이 대략 42억 원입니다.
엉터리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의 보조금이 이런 방법으로 낭비됐다고 추정할 수 있는데요. 제주도의 조사는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