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수입 자동차 고율 관세 조치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문제와 관련해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가 적용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이제는 그 결과를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닷새 동안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인사들과 상원 재무위, 하원 세입위 소속 주요 의원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유 본부장은 이들 인사들에게 "우리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며, "미 의회와 행정부 주요인사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정 발효 등 한국 정부의 그간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정부는 그동안 한미FTA를 통해 관련 합의가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자동차 관세 부과에서 한국이 면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한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어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 예단하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발표 내용을 기다려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위협인지 여부를 판정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제출 90일째인 오는 18일까지 수입자동차 등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대통령 행정명령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 부과 결정을 180일간 연기하고 그 기간동안 유럽연합과 일본과 협상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 본부장은 현재 보복관세를 다시 주고받으며 우려가 커지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서는 "양측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양국이 협상 모멘텀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것보다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와 경기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