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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메기효과?…판흔들기에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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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출범 2년째, 은행업계 자극제 역할
고객층도 2,30대에서 4,50대로 확대 '성장가능성'
차별화된 서비스 선보이며 비이자이익 확대
규모 작아 은행업계 근본적 변화 추동 한계

금융권 '메기'로 불리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1기 인터넷은행이 출범 2년을 맞은 가운데 '혁신'을 무기로 내세운 2기 인터넷은행도 곧 인가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은 모바일 생태계를 활용한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중은행을 자극하는 역할을 했지만 근본적인 판을 흔들기에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 은행 생테계 변화 자극하는 인터넷은행

(사진=연합뉴스)

 

NOCUTBIZ
30대 직장인 A씨는 1년 전쯤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았다. 이전에 쓰던 시중은행 신용대출과 비교해 금리가 낮을 뿐만 아니라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A씨는 "2000만 원 정도 전세금이 모자란데 전세자금대출을 받기에는 번거로운게 많아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을 이용했다"면서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그때 그때 돈이 생기면 갚고 있다"고 말했다.

A씨처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시중은행이 아닌 인터넷은행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그 추세는 4, 50대 중장년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4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이용자는 각각 930만 명과 101만 명으로 고객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또 올해 초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이용자의 63% 가량이 2,30대였고 나머지는 대부분 40,50대였다. 케이뱅크 역시 이용자 연령이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은 향후 주력 경제활동인구가 될 2,30대 이용자가 많고, 현재 주력 경제활동인구인 4,50대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터넷은행이 공격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거나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6~10%) 대출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중은행들도 이를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최대 0.39%p 인하해 이들 대출상품의 금리를 3%대로 낮췄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대부분 4%대다.

케이뱅크 역시 통신요금 납부이력과 단말기 구매정보 등 빅데이터를 신용평가에 반영해 금융정보가 부족한 중신용자에게도 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은 27.5%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역대급인 10.1조로 총이익의 85%가 넘어 은행들이 이자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의 이같은 시도는 시중은행들의 영업행태 변화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이대기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서비스를 통해 대출금리를 낮추고, 다른 수수료들을 많이 인하했다"면서 "시중은행도 이런 부분에서 경쟁을 안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 측면에서 시중은행들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메기효과"라고 설명했다.

◇ 과감한 시도 & 다양한 ICT 역량 결합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은행의 전통적인 주수입원인 이자이익 분야 외에도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은행들 역시 이를 뒤쫓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들어 카카오뱅크는 복잡한 공인인증서 대신 자체 인증 제도를 도입해 비대면 모바이 뱅킹 서비스의 편의성을 확대했고 이후 시중은행에도 일반화됐다.

또, 은행이 일부 상품에만 적용하던 ATM 수수료 면제를 전면 실시했고, 시중은행의 10% 수준으로 해외송금 수수료를 인하했다.

그밖에도 빅데이터분석을 기반한 '상당챗봇'을 선보이는가 하면, ICT 역량을 활용한 모임통장 서비스를 시작해 이용자가 단기간에 300만명을 넘어섰다.

과감한 시도와 다양한 ICT 역량을 결합한 이같은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시중은행의 2배에 육박하는 28%에 달한다.

선진국 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30~50%에 달하며, 신흥국의 비이자수익 평균도 20%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다 오는 6월쯤 제3 인터넷은행 인가가 확정되면 인터넷은행 사이의 경쟁은 물론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핀테크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하고 있는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키움증권이 주도하고 있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경합하고 있다.

◇ 규모면에서 근본적 변화 추동하기엔 역부족

인터넷은행이 '고인물'로 비유되는 시중은행에 대한 자극제, 또는 '메기' 역할을 어느정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큰틀을 바꾸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산기준으로 전체 은행가운데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카카오뱅크가 28%에 이르는 비이자이익을 내고 있지만 일본의 세븐은행, 영국의 몬조은행 등 비이자이익이 90%가 넘는 인터넷은행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케이뱅크의 경우에는 비이자수익이 11%에 불과해 평균 15% 수준인 시중은행의 비이자수익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이라는 간판이 무색한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점유율로 보면 인터넷은행의 비중이 대형 금융지주의 1/20도 안된다"면서 "이정도 규모로 시장을 크게 변화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기에 난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다 대주주적격성 등 규제 문제로 인터넷은행이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거나 겪을 가능성이 큰 점도 시중은행을 위협할 정도로 인터넷은행이 성장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라 사실상 케이뱅크를 주도해온 KT가 최근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설 뻔 했지만 담합사건으로 대주주적격성 문제에 걸려 좌절됐다.

이대기 연구실장은 "정부에서 많이 노력하는 편이지만 규제 측면에서 다른 나라보다 좀 더 자유롭게 또는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구조"라며 "이것이 변화돼 가야 인터넷은행도 살아남고, 소비자들도 보다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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