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우리가 짚어볼 사건. 이게 그러니까 월요일 새벽에 발생했는데 어제부터 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워낙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가 사고로 숨진 사람이 여배우인 것까지 드러나면서 관심이 더해지고 있어요. 바로 인천공항고속도로 사망사고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안타까운 사고죠.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요. 사고 자체가 상당히 특이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굉장히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망자의 이름이 공개가 됐으니까 그냥 저희도 그분을 실명 공개하는 게 조금 설명드리는 데,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 손수호> 그럴까요. 걸그룹 출신의 여배우 한지성 씨가 사망했습니다.
◇ 김현정> 아침 드라마에도 나오던. 그러니까 걸그룹 출신이고 배우 활동을 한 분이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경찰을 통해 전해진 수사 관련 소식이 매우 제한적이에요. 보통 이런 사고 있으면 기자들이 찾아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요. 그러다보면 점차 사고 내용이 정확하게 드러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아직 그렇지 않거든요. 이유가 있습니다. 초반에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 댓글들이 문제였는데요. 근거 없이 막연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피해자와 유족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내용들이었거든요. 유족들이 이걸 보고 경찰에 문제를 제기했죠. 그러자 경찰이 이 사건 관련 취재에 공식적으로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 김현정> 저희도 사실 어제 경찰과 접촉을 했습니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알려드리기 위해서 저희가 기존 취재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취재를 하거든요. 그런데 경찰이 아무 정보도 제공할 수가 없다고 하다 보니 의문은 더 커지고. 이게 기자들이, 또 저희 같은 언론인들이 또 네티즌들이 더듬더듬해서 미스터리한 사고를 풀어가는 형국인 거예요. 의문점이 굉장히 많은데 일단 어떤 사건인지 개요부터 알려주세요.
◆ 손수호> 이번 주 월요일이었죠. 5월 6일 새벽 3시 52분.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 방향 IC 인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어요. 20대 여성 한지성 씨가 사망했는데요. 당시 한 씨가 운전을 했고, 조수석에는 남편이 타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운전자가 부인 한지성 씨고 남편은 조수석에 타고 있었고.
◆ 손수호> 네. 한 씨가 편도 3차로인 고속도로의 가운데 2차로로 주행하다가 비상등을 켜고 정차했는데요. 그때 조수석에서 내린 남편이 급히 갓길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뛰어서 이동했는데요. 그리고 운전자 한 씨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차량 밖으로 나왔어요.
◇ 김현정> 지금 2차로에서 벌어진 일인 거예요?
◆ 손수호> 네 2차로에 차량을 정차해 놓은 상태에서.
◇ 김현정> 운전자도 나왔어요.
◆ 손수호> 네, 나와서 차량 뒤쪽에 와서 서 있었거든요.
공개된 사고 직전 블랙박스 영상 (사진=YTN 보도 영상 캡처)
◇ 김현정> 지금 유튜브, 레인보우를 통해서 보고 계신 분들은 저희가 그림으로 이 장면을 좀 표시해 놨어요. A씨 차량이 3차로 중에 중앙에 깜빡이를 켜고 서 있고 한지성 씨 차량이. 남편은 갓길로 갑니다. 그리고 부인은 밖에 나와서 두리번거리는 거예요?
◆ 손수호> 차 뒤편에 와서 서 있었던 거죠.
◇ 김현정> 차 뒤편에 나와서 서 있고 그때 뒤의 차가 한지성 씨를 추돌한 겁니까?
◆ 손수호> 그 전에 먼저 3차로로 스포티지 차량이 옵니다. 그런데 앞에 있던 한 씨 차량이 2차로에 정차해 있고 또 남편이 3차로 가로질러 길을 건너가고 있으니까 스포티지 차량 운전자가 이게 어떤 상황인지 보기 위해서 정차한 거예요.
◇ 김현정> 깜빡이 켜고 왜 서 있지, 밤에. 이러면서 섰어요?
◆ 손수호> 그래서 결국 2차로에는 한지성 씨 차량이 서 있고 3차로에는 그 상황을 발견한 스포티지 차량이 서게 된 거죠.
◇ 김현정> 구경하려고 섰는지 도와주려고 섰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섰어요, 옆에 차가.
◆ 손수호> 바로 옆은 아니고 대각선 뒷쪽이었는데요.
◇ 김현정> 그래서 2차로도 막히고 3차로도 막힌 거네요.
◆ 손수호> 네. 그런데 그때 3차로로 달려오던 택시가 있었는데요. 이 택시가 앞에 스포티지 차량이 서 있으니까 피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2차로 쪽으로 진로를 변경하는데요. 그런데 2차로로 가도 한지성 씨 차량이 정차돼 있고 또 한지성 씨도 차량 밖에 나와서 서 있는 상태였잖아요. 결국 진로를 변경한 택시에 의해서 한 씨가 치이고 맙니다. 그리고 한지성 씨가 택시에 치인 다음 그 충격으로 1차로 위로 넘어졌어요. 그런데 그때 또 마침 1차로로 달려오던 올란도 차량이 있었습니다. 그 올란도 차량 역시 다시 한 번 한 씨를 치고 말았습니다.
◇ 김현정> 두 번 충돌이 일어난 거군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리고 한지성 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119가 왔을 때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고 합니다.
◆ 손수호> 두 번의 교통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언제 사망했는지 즉 첫 번째 사고로 사망한 건지 두 번째 사고로 사망한 건지 밝히기 위한 부검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가 일단 확인된 내용입니다. 여기까지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제일 궁금한 건 아니, 여러분. 인천공항 가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거기가 그냥 도로가 아니고 굉장히 쌩쌩 달리는 도로고 사람이 걸어다니는 도로가 아니에요. 그런데 그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한복판 2차로에서 왜 갑자기 깜빡이를 켜고 차를 세우로 세운 것도 모자라서 두 사람이 다 내렸는가 이거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남편의 경찰 진술이 현재로써는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데요. 남편이 이렇게 말했어요. ‘화장실이 급해서, 용변이 급해서 차를 세우고 근처에 있는 화단에서 볼일을 본 다음에 차량에 돌아왔다. 그랬더니 사고가 나 있었다.’
◇ 김현정> 내가 용변 보고 돌아오니까 이미 사고가 나 있었다?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3차로에서 주행하다가 이 상황을 보고 선 스포티지 운전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편이 밖으로 나와서 갓길 쪽으로 건너가는 걸 보고 정차했다고 했는데요.
◇ 김현정> 그런데 여기가 제한속도 시속 100킬로미터인 도로거든요. 그런 고속도로에서, 특히나 새벽 시간이기 때문에 차들이 보통 속도가 아니에요. 쌩쌩 다들 달리는 그런 시간에 화장실 급하다고 중간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니. 아무리 급하기로서니. 그리고 옆에가 비어 있는 새벽 시간이기 때문에 거기 갓길이 있었어요. 갓길에 세우면 되는데 굳이 2차로에 세운 게 선뜻 이해가 안 돼요.
◆ 손수호> 고속도로가 거의 끝나가는 지점이었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도로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고속도로만 빠져나가서 인근에 좀 더 안전한 지점도 있었을 텐데 왜 고속도로 2차로에 정차했는지 이상한 거죠.
◇ 김현정> 그리고 빠져나갈 정도가 아닌 그 정도보다 더 급했다고 하더라도 그 바로 옆에 갓길이 있었어요. 그냥 거기다 세우지 않고 옆에 갓길에 세우면 되는 건데 왜 2차로에 세웠는가. 이러다 보니까 이러저러한 추측들이 나오는 건데 그중 하나가 범죄가 아니냐 하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 여러 차량들이 관여됐기 때문에 블랙박스 영상도 있습니다. 이걸 볼 때 일단 한 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자연스럽게 정차해서 또 비상등을 켰어요. 그리고 또 남편도 정말 용변이 급한 것처럼 뛰어나갔습니다. 또 한 씨 역시 스스로 내려서 차량 뒤쪽으로 걸어왔거든요. 이건 확인됐어요. 그리고 또 경찰 조사 결과 사고 관련된 운전자들도 한 씨나 한 씨 남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 지금 상황에서 범죄 연관 가능성을 깊이 있게 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요.
◇ 김현정> 그런데 여러분, 여기까지가 어제까지 나온 내용이었는데 저희가 방송 들어오기 몇 시간 전, 그러니까 오늘 새벽에 새로운 블랙박스 하나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의 차주가 자기 차 블랙박스를 언론에 제보를 한 건데.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이 벤츠 차. 한지성 차 뒤에 따라오던 차가 찍은 영상이 공개된 거예요. 여기에 아주 결정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더군요. 그 뒷차 블랙박스에 찍힌 내용을 좀 소개해 주세요.
◆ 손수호> 3차로로 주행하던 스포티지 차량을 아까 말씀드렸는데요. 지금 말씀드리는 차량은 1차로로 주행했습니다. 스포티지 차량보다 좀 뒤에 갔는데요.
◇ 김현정> 지금 블랙박스 공개한 그 차량 말씀이시죠.
◆ 손수호> 네, 간밤에 공개된 영상이죠. 그리고 또 그 영상에는 녹음도 있어요.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에 차 안 대화도 녹음되어 있는데요.
◇ 김현정> 서 있는 한 씨 차를 보면서 서로 얘기하는 거. 뭐라고 얘기해요? 뭐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 손수호> 그건 좀 나중에 말씀드리겠고요. 지금 그 영상을 보면 남편이 했던 말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데요.
◇ 김현정> 한지성 씨 남편의 말이 거짓일 가능성이.
◆ 손수호> 남편은 화단에서 볼일 보고 났더니 이미 사고 나 있었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영상을 보면요. 남편이 화단 쪽으로 급이 뛰어갈 때 이미 아내 한 씨가 밖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차에서 내린 지 불과 10초 정도도 지나지 않아서 아내가 택시에 치였거든요. 그렇다면 남편은 그 10초 만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왜 나중에 돌아온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을까? 남편이 길을 건너가는 도중에 이미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숲 속에 가서 용변 보느라고 사고를 못 봤다는 식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이해하고 있었는데, 새벽에 나온 블랙박스를 보니까 남편이 사고 장면을 도저히 모를 수가 없는데 왜 모른다고 했을까.
◆ 손수호> 모를 수 없다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혹시 알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왜냐하면 한 장면 안에 다 보이니까, 우리가 보기에는. 저게 빵 소리가 났을 텐데 그걸 인지 못 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잖아요. 그러니까 뭔가 이상하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 거군요.
◆ 손수호> 그리고 또 남편이 한 이야기 중에 이런 부분도 있는데요. 아내가 왜 차를 거기에 세웠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사고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남편이 그렇게 말하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고요. 더욱이 남편이 차에서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니면 거의 동시에 아내가 내렸다면 남편은 아내가 왜 이 차를 정차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았을까. 또는 남편 때문에 거기에 정차했다면서 왜 거기 세웠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건 뭔가를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새벽에 나온 새로운 블랙박스 때문에 의혹이 더 커졌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이 기존에 했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이 굉장히 커져버렸기 때문에. 그러면 왜 남편은 거짓 진술을 했나? 그러면 뭘 숨기려고 했나? 뭐지, 이게? 이렇게 되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거짓이거나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었거나 기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렇기에 나오는 다양한 추정들. 손 탐정의 시나리오는 뭡니까?
◆ 손수호>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함께 생각 해 보시죠. 물론 저희가 지금 시점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를 수집해서 그 부분을 특종으로 보도하는 건 아니고요.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인에 대한 추모 감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얘기해 보자는 건데요. 첫 번째, 차량 고장 가능성. 하지만 정말 차량이 고장났다면 남편이 모를 리가 없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리고 또 차량 결함이나 고장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 김현정> 운전자가 자기 혼자만 고장을 알고 세울 리 없죠, 그 당시 상황을 보면. 그러니까 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돼요.
◆ 손수호> 또 만약 고장이 있었다면 부부의 책임이 경감될 수 있는데, 그걸 굳이 얘기 안 할 이유가 없겠고요.
◇ 김현정> 두 번째.
◆ 손수호> 운전자 한 씨의 음주 운전 가능성.
◇ 김현정> 아까 한지성 씨가. 이건 가능성입니다, 여러분. 왜 2차로에다가, 갓길도 있는데 굳이 2차로에다가 깜빡이를 켜고 차를 갑자기 세웠는가. 그러니까 상황에 대한 판단 미숙이 왜 나왔는가. 혹시 음주를 한 건 아니냐라는 합리적인 의심이군요.
◆ 손수호> 고속도로 한가운데 2차로에 정차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거든요. 그런 판단을 하고 그런 행동을 한 이유가 혹시 음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건데요. 특히 차에서 내린 한 씨가 차량 뒤쪽으로 가서 몸을 비틀고 흔들었다고 처음에 보도됐어요. 그런데 간밤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A씨가 허리를 숙이고 얼굴을 땅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허리를 접고 있거든요.
◇ 김현정> 잠깐만요. 저도 영상을 봤어요. 그러니까 뒤차에서 찍은 영상을 보니까 한 씨가 나오더니 허리를 90도 구부리고 있는 게 찍혔더라고요.
◆ 손수호> 이게 혹시 구토, 음주로 인한 구토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아까 언급했던 1차로 주행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의 대화 녹음.
◇ 김현정> 그러니까 이거 찍은 사람들끼리 보면서 얘기한 거.
◆ 손수호> 차가 지나간 다음에 뒤를 보면서 '어, 토하고 있었는데‘, ’토하고 있다‘는 말을 하거든요.
◇ 김현정> 토하고 있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사진=연합뉴스
◆ 손수호> 물론 빠르게 주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구토하는 자세와 유사하기는 했어요.
◇ 김현정> 그러면 도로에 구토 흔적이 남아 있어야 되는데.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도로에서 구토를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는 없거든요. 따라서 남편과 한 씨가 운전 직전에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했는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 김현정> 그게 되게 중요하겠네요. 그렇네요. 세 번째는요?
◆ 손수호> 음주가 아니더라도 제대로 운전하지 못할 정도의 신체 상태 또는 건강 상태가 아니었을까.
◇ 김현정> 저는 이 사건의 가장 처음 실마리는 그건 거 같아요. 왜 2차로에다가 깜빡이를 켜고 여유 있게 그렇게 두 부부가 다 내렸는가. 그러니까 뭔가 고장이 났거나 급박한 상황이면 이해를 하는데 여유 있게 내린단 말이에요. 거기서 몸을 막 비틀면서. 그건 상황이 굉장히 미숙하게 상황을 판단했다는 이야기가 되고 도대체 그 원인이 뭔가에 집중하는 게 이 문제를 푸는 열쇠가 아닐까 싶거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만약 구토를 했더라도 구토 원인에 음주만 있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구토가 아니더라도 고속도로상에서 몸을 비트는 등 뭔가 이상행동을 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2차로 정차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부검을 통해서 사망 시점과 직접적인 원인을 확인 중인데, 음주나 약물 여부도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동승자의 음주 여부 등도 어렵지 않게 확인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현재로써는 한 씨의 음주나 약물 기타 건강 이상 정황이 확인된 건 없다는 점,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말씀드립니다.
◇ 김현정> 발표된 건 없습니다. 발표는 없습니다. 네 번째.
◆ 손수호> 부부 간의 다툼 가능성인데요. 주행 중 다툼이 있었고 그 상황을 피하거나 모면하기 위해 차량을 급히 2차로에 정차하고 아내가 하차할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용변이 급해서 화단으로 뛰어갔다는 남편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건데.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아직 뚜렷한 근거는 없거든요. 또 한 씨가 운전한 그 차량에 블랙박스가 있지만 차량 내부 음성 녹음 기능은 꺼져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블랙박스가 차량 내부를 비추지는 않잖아요, 자기 차. 그러니까 우리 블랙박스 달아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바깥을 비추는 거지 이게 우리 차량 내부에 내 얼굴을 비추는 블랙박스라는 건 없는 거고, 택시가 아닌 이상. 음성이라도 있으면 좋은데 음성은 꺼져 있었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소용이 없는 거예요.
◆ 손수호> 당시 정차 직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굉장히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추정 또 있습니까?
◆ 손수호> 마지막인데요. 단순 부주의. 사실 운전을 하다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납득될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내가 발생시킬 수도 있고 아니면 운전하다가 다른 사람이 그런 일을 벌인 것을 볼 수도 있는데요. 사고가 나려면 참 생각지도 못하게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해요. 그런데 정말 한 씨의 운전 부주의 또는 잘못된 판단이 사고 원인인지 확인하려면, 한 씨의 운전 경력, 면허 언제 취득했는지, 사고 전력, 평소에 얼마나 자주 운전하는지, 해당 지역을 얼마나 자주 가는지, 고속도로 운전 경험은 있는지, 새벽 밤길 운전 경험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단순 운전 미숙. 그렇죠. 가끔 가다 기막히게 운전하는 사람들 보죠.
◆ 손수호> 고속도로 역주행도 있고 유턴하는 경우도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옆에 남편이 있잖아요. 남편이 내려가지고 갓길로 유유히 걸어가서 가는 게 그게 이해가 안 되는 거죠.
◆ 손수호> 그렇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죠.
◇ 김현정> 운전 미숙이라고 보기에는. 이런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건 사고 자체의 미스터리는 아닙니다마는 하나 또 궁금한 것이 뒤에 이 한지성 씨를 친 차량 있잖아요. 뒤따라 오던 차량. 이 사람들은 입건이 됐던데 어떻게 처벌이 되는 거예요?
◆ 손수호> 입건은 수사 기관이 사건을 정식으로 다룬다는 의미잖아요. 경찰은 지금 이들 운전자들이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을 위반했다고 보는 건데요. 운전이라는 업무를 하다가 과실을 범했고 그로 인해서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켰다는 겁니다. 물론 재판을 통해 확정돼야 하는 건데요. 고속도로에 차를 세운 것도 잘못이지만 추돌한 차량 운전자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어요. 일단 전방 주시 의무를 태만히 한 것이 아닌지, 또 안전거리 유지했는지, 과속하지 않았는지 등등을 잘 봐야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요. 만약 신뢰의 원칙에 기초해서 보더라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면 이건 형법상 과실이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죠.
◇ 김현정> 아이돌 그룹 출신의 20대 여배우가 사망했고 그 과정에 의아한 부분도 많고. 궁금증은 더 커지고 있고. 손 탐정의 한마디.
◆ 손수호> 생각보다 많다. 기본적인 주의만 기울였어도 피할 수 있는 사고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리고 또 정말 단순한 부주의인지 아니면 이처럼 이상한 일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있는지 잘 따져봐야 되겠고요. 만약 정말 단순 부주의였다면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죠. 잘못한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고, 억울한 사람은 불필요한 오해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되길 바랍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탐정 손수호 수고하셨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