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회계 자료를 숨기는 등 증거인멸에 개입한 혐의로 삼성전자 임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그룹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8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소속 서모 상무를 증거인멸,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 직원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는 자료를 삭제하거나 숨기는 등 증거인멸 과정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전날 회사 공용서버 등을 떼어내 숨긴 혐의(증거인멸 등)로 보안 실무담당자 안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을 뜯고 묻어둔 회사 공용 서버와 직원들의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안씨는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가 예상되자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은닉하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담긴 자료 등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적 증거은닉은 자회사인 삼성에피스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에피스 직원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돌려보낸 바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삼성에피스 재경팀의 업무 자료 등이 담긴 회사 공용 서버를 자택에 숨겨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숨긴 서버를 확보한 검찰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내부 자료나 문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밀 분석 중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에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방식으로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이뤄진 점으로 볼 때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임원들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그룹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해 왔다.
검찰은 이 같은 증거인멸을 백 상무, 서 상무 등이 지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 상무가 속한 보안선진화TF는 삼성그룹 계열사 보안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