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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막차' 탄 창릉·대장동…일산선 반대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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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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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게 살아왔다" 창릉·대장동 개발 기대
부천·고양시 대환영…"명품 자족도시 조성" 의지
인근 1·2기 신도시는 '울상'… 일산선 반대 청원 3천명 돌파

3기 신도시 '막차'를 타게 된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 주민들은 대체로 들뜬 표정속에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는 반대로 창릉동 인근 일산 1기 신도시와 대장동과 가까운 검단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서울과 더 가까운 곳에 또다른 대규모 택지 지구가 생긴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3기 신도시로 확정된 부천 대장동은 주거 환경이 주택과 고물상들이 혼재돼 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사진=윤철원기자)

 

◇ "서럽게 살아왔다" 창릉·대장동 개발 기대

수도권 지도상 서울 강서구와 맞닿아 있는 부천 대장동.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로 확정된 이곳을 주민들은 부천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장동 주민 전모씨(81)는 "동사무소에라도 가려면 버스를 갈아타야 할 정도"라며 "여긴 법정도로가 없는 동네로 여태까지 그렇게 서럽게 살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 말대로 대장동 대부분은 논이 차지하고 있다. 주거 환경은 더 좋지 않다. 말 그대로 주택과 '○○자원' 이라고 붙은 고물상들이 절반씩 공존하고 있는 상황. 골목은 차 한 대가 지나면 걸음을 잠시 멈춰 서야 할 정도로 비좁았고, 전봇대 아래는 쓰레기 더미 차지였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온 세월만큼 예상치 못한 '낭보'에 주민들 표정도 들떴다.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 박상열(81)씨는 "방송을 통해 광명이나 시흥이 될 거란 얘기는 들었지만, 여기가 될 지는 생각도 못했다"며 "개발되는 거 자체가 좋다. 여기서 음식점에 가려고 해도 멀어서 못 나갔는데, 남은 여생 복지생활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고양시 창릉·용두·화정동 일대는 지난해 후보지 유출로 신도시 발표에서 제외됐다가 5개월 만에 신도시 리스트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간 셈이다.

공인중개사 박모씨는 "고양시에도 가장 개발이 덜 된 이 지역이 지난번 신도시 발표에서 제외되면서 주민들의 실망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추가 신도시 발표가 있을 것이란 소식에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졌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번 신도시에 창릉 일대가 포함되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반기는 분위기"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그동안 지적을 받아온 일산과 덕양의 균형발전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 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준 고양시장,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장덕천 부천시장,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사진=박종민 기자)

 

◇ 부천·고양시 대환영…"명품 자족도시 조성" 의지

부천시와 고양시 역시 앞다퉈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이번 신도시 지정을 계기로 부천이 영상문화산업단지와 함께 첨단산업 중심의 창조산업 허브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2만 가구, 4만7000명을 수용하게 될 부천 대장지구에는 68만㎡의 자족 용지와 첨단 산업단지가 조성돼 패키징·금형·로봇·조명·만화 등 부천시 5대 특화산업과 지식기반산업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게 된다고 부천시는 설명했다.

이재준 고양시장도 "신도시 사업 추진이 시민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정부가 발표한 창릉·용두·화전동 일원 813만㎡(3만8천327가구) 개발 계획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시장은 이어 "신도시 TF팀을 민간 전문가와 함께 구성해 국토교통부, 경기도, LH 등과 광역교통체계, 자족기능 확충, 친환경도시 등의 분야에 걸쳐 최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하겠다"며 "고양시민의 입장에서 적극 협의하고 사업 추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 창릉 지구는 권역별 6곳의 중앙공원을 만들어 부지 전체를 공원녹지와 호수공원으로 조성하고, 30사단 부지는 서울숲의 2배 규모로 도시숲이 조성될 예정이다.

◇ 인근 1·2기 신도시는 '울상'… 일산선 반대 청원 3천명 돌파

그러나 창릉지구 인근인 1기 신도시 일산과 대장지구와 가까운 2기 신도시 인천 검단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부천 대장지구에서 약 8km 떨어진 검단신도시에서는 3기 신도시 사업으로 인해 기존 신도시의 교통·교육 인프라 확충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장지구 외에도 검단신도시와 인접한 인천시 계양구에서는 이미 1만6,500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 사업도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3기 신도시 추가 조성에 따라 7만 가구 규모 검단신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분양 물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검단신도시내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검단신도가 2기 신도시인데 분양이 완료되기도 전에 3기 신도시를 계속 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과 염려가 많다"며 "검단 신도시내 아파트가 주변에 비해 2억이 비싸 미분양인 상황에서, 미분양 사태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산에서도 집값 하락과 재개발 재건축 추진이 발목을 잡히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실제 정부의 발표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기신도시 고양 지정, 일산신도시에 사망선고-대책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하루도 안돼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청원자는 "지어진 지 30년이 돼가는 일산신도시는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이렇다 할 만한 일자리 없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며 “이번 3기 신도시 지정은 과잉 주택공급으로 인해 일산신도시를 더욱 베드타운화할 것이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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