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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금새록을 있게 한 '버티는 시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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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SBS '열혈사제' 서승아 형사 역 배우 금새록 ②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 에서 서승아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금새록이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배우 금새록은 SBS '열혈사제'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촬영 중 차기작이 정해질 정도로 배우로서 금새록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단순히 드라마가 인기를 얻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만은 아니다. 힘들었던 순간을 금새록만의 방식으로 잘 버티며 차곡차곡 배움과 경험을 쌓아왔기에 가능한 결과일 것이다.

금새록은 '버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잘 버티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넘어지고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나고 넘어진 만큼 앞을 향해 나아가려는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 서승아 형사를 닮았다. 맞고 또 맞고, '구담구 카르텔'에 의해 거듭 좌절하는 순간에 맞닥뜨리면서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의'라는 두 글자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갔다.

금새록은 배우 금새록이 있기 전 '금새록'이라는 개인이 단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내면을 잘 닦아놔야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새록은 여느 또래처럼 좌절하기도 많이 하고, 그러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버티면서 단단하게 여물어 가는 과정에 서 있다.

힘든 시간을 이야기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배우 금새록이 말하는 '잘 버티는 연습'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SBS '열혈사제'에서 서승아 형사를 연기한 배우 금새록 (사진=방송화면 캡처)

 


▶ 다른 인터뷰에서 '이하늬 덕후'라는 말을 봤다. 배우 이하늬의 어떤 점에 반한 건가.

처음에는 하늬 선배님과 함께 하는 신이 없어서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가면서 하늬 선배와 촬영하는 장면이 많아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할 기회가 생겼다. 한 번은 선배님이 손편지를 써주셨는데, 거기에 나를 보며 선배님의 신인 시절이 떠오른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끊임없는 조언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많이 의지하게 된 거 같다. 궁금한 게 있으면 편하게 여쭤볼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셨다. 그런 마음, 말씀들, 단어 하나, 표현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고 지금 시점의 내게 필요한 말들이었다. 그래서 하늬 선배님을 더 좋아하게 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선배님의 마음을 받았다. 언젠가는 더 열심히 해서 선배님께 받은 사랑을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좋겠다.

▶ 손편지를 받았다고.

스케줄이 바쁘고, 대본 외울 시간, 잠 잘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편지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안다. 쓰고 마음을 정리하고 전달하는 게 사실 에너지가 드는 작업인데, 그 시간을 내서 내게 마음을 전달해주셔서 더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박노해 시인의 글귀를 붓펜으로 엽서에 적어주셨다. 꽃까지 붙여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순간이다. 나도 언젠가 선배라는 자리에 있게 된다면 하늬 선배님처럼 건강한 배우로서 후배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 배우마다 캐릭터에 다가가는 방식이 다른 거 같다. 누군가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누군가는 캐릭터의 트라우마를 살피려고 한다고 한다. 금새록이란 배우는 캐릭터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나.

사실 서승아라는 역할에 캐스팅됐을 때 감독님과 미팅을 참 많이 했다. 오디션도 석 달에 걸쳐서 봤다. 캐스팅 후 따로 미팅하면서 리딩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그때 감독님이 꼭 '너'로부터 시작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너답게, 네가 할 수 있는 대사는 뭔지 생각하고 서승아의 말투를 따로 만들어가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자연스러운 게 좋으니 너로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 '서승아가 나였으면 어땠을까?'로 많이 시작했다. 내가 본 승아는 여러 가지 이미지가 있었다. 세팍타크로 선수 출신이고 취미는 랩이고 경찰이고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인물이다. 큰 틀이 많아서 어떻게 하면 잘 꿰매서 한 인물로 만들어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 그런데 오디션을 3개월 동안이나 봤다고.

처음에는 열정에 불타오르다가 오디션 막바지엔 내가 되는 건가 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지쳤던 것 같다. 3차 오디션을 볼 때는 내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던 거 같다. 감독님이 그걸 보고 웃으셨다.(웃음) 그래도 오디션을 오래 보고 미팅도, 리딩도 많이 해서 1~4부까지 대사를 다 외우게 됐다. 촬영할 때는 툭 치면 대사가 튀어나올 정도로 외워 놨었다. 그래도 촬영할 때는 재밌었다.(웃음)

SBS '열혈사제'에서 서승아 형사를 연기한 배우 금새록 (사진=방송화면 캡처)

 


▶ 나는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을까.

사실 나는 연기과에 가려고 입시학원에서 연기를 처음 배웠다. 내 인생에서 뭔가를 노력하고 끈기있게 배운 게 처음이었다. 사실 그동안 끈기 있게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 어떤 것도 말이다. 그런데 연기라는 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보니 끊임없이, 끝까지 하게 되더라. 그런 내 모습에 희열도 느꼈다. 아,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애구나, 내가 좋아하는 게 이거구나 생각했다. 내 걸 찾은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대학교만 가면 배우가 되는 줄 알았다.(웃음) 외부 활동에도 관심이 없어서 학교생활만 충실히 했는데, 열심히 재밌게 학교를 다니고 졸업을 하고 나서 쓴맛을 봤다. 소속사도 없고 혼자 오디션을 보겠다고 두 발로 뛰어다니며 영화사에 프로필을 돌렸다. 그렇게 해도 오디션을 볼 기회가 없었다. 15군데를 넣어도 한 곳 연락이 올까 했다. 쉬운 게 아니구나, 이렇게 힘들고 외로운 거였구나 느꼈다. 답이 안 보이는 직업이니까.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버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 정말 버티는 삶이었겠다.

버티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언젠가 내 타이밍도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텼다. 정말 그런 마음으로 버텼다. 그때 힘은 절실함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하고 싶은 욕심, 그런 거로 버텼던 것 같다. 정말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는 말처럼 말이다. 그래도 많은 감사한 분들 덕분에 기회가 조금씩 더 생겼다. 조금씩조금씩 문이 열리더라. 아주 천천히, 천천히라도 열리니 그것들로 또 버텼다. '경성학교'(2015)가 첫 작품이었는데 정말 큰 작품이고 소중했다. 촬영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순간이어서 그 작품을 잊지 못하겠고, 사랑하는 작품이다. 역할의 비중과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가, 감사한 일인가 생각한다.

▶ 사실 배우라는 게 매 순간 평가의 대상이 되는 만큼 이제는 또 다른 의미로 버텨나가야겠다.

촬영하면서는 너무 힘든 상황이 올 때도 있고 외롭기도 할 때가 있다. 정말 항상 평가받아야 하고 모두에게 보여야 한다는 사실이 무서울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내가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할 수 있고 촬영하는 시간이 감사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또 잘 버티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금도 잘 버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 에서 서승아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금새록이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버티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렇게 버텨서 지금에 온 거 같다. 차기작도 벌써 정해졌다고(OCN 새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 그것도 주인공이라고 들었다. 소감이 듣고 싶다.

'열혈사제' 촬영하고 있을 때 후반부쯤 연락을 받았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사실 회사에는 안 된다, 아직 나는 단계가 아니다, 조금 더 천천히 밟고 올라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역할에 대해 욕심이 크게 있지 않다. 몇 년 후면 변할지는 몰라도 지금은 경험하고 보고 느끼고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인공이라고 했을 때 아직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회사에는 안 될 거 같다고 많이 말했다. 그러다가 대본을 읽어보고 내가 어떤 면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게 있는지 등을 봤을 때 대본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그래서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하겠다고 하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 오디션을 안 보고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기분은 어떤가.

사실 처음이라서 오디션을 안 봤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아직 어떤 실감이 나지 않는다. 회사에도 여러 번 물어봤다. 내가 이거 하는 게 맞지? 확실한 거지? 하고 말이다. 의문을 많이 가졌던 거 같다.(웃음)

▶ 이제 정말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제대로 쌓아나가야 할 시기다. 필모그래피에 넣어 보고 싶은 장르나 연기가 있나.

지금 나한테는 어떤 장르와 역할도 모두 욕심나고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게 많다. 물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어떤 선배, 어떤 감독과의 작업인지도 중요하다. 그 안에서 내가 배우는 게 더 중요한 거 같다. 따뜻한 이야기, 울림이 있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도 해보고 싶고, 로맨스도 안 해봤기에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 정말 안 해본 게 너무 많아서 다 해보고 싶은 거 같다.(웃음)

▶ 앞으로 배우로 활동하며 배우 금새록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살고 싶나.

사실 나는 배우 금새록이기 전에 '금새록'이라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내가 건강하게 나만의 힘이 있고 철학이 있으면 어떤 일을 해도, 배우로서도 살아갈 때 큰 시련이 오거나 시행착오를 겪어도 잘 다스리고 겪어낼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배우 이전에 나라는 사람이 힘과 마음을 잘 다지면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걸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꼈다. 나는 잘 흔들리기도 하고 잘 넘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잘 일어서고 잘 나가기도 한다. 일단 인간 금새록부터 먼저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어놓고 싶다. 그게 힘들고 어렵다는 걸 잘 알지만 나만의 시간을 잘 보내면서 그런 것들을 다져놔야 배우로서 살아갈 때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다고 본다. 또 그래야 어떤 역할을 만나도 잘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 에서 서승아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금새록이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잘 흔들리고 잘 넘어진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다. 지금도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은 이렇게 해도 나의 모습 중 어떤 부분은 멋지지 않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나한테도 스며들 때 너무 속상하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싶지 않을 때, 힘든 일을 겪을 때 되게 어려운 것 같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성은 이쪽인데 상황과 일들이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못 가게 하면 속상할 때가 많다. 그래서 시련이 왔을 때 이게 왜 나한테 왔을까, 왜 생겼을까를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왜 이런 일을 겪는지 꼭 원인이 있더라.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라고 말하는 것 같다.

▶ 그래도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그렇게 생각하면서 잘 넘기는 것 같은데.

힘들면 그냥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편이다. 힘든 일을 겪고 나면 그 후에 '아, 이런 거였구나' 하며 답이 나올 때가 있는 것 같다. 다 답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황을 많이 생각하고 혼자 분석하고 정리를 해본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지끈지끈할 때가 있다.(웃음)

▶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나만의 숨 쉴 작은 틈이 필요할 거 같다. 금새록만의 숨 쉴 틈은 무엇인가.

나는 여행하는 거랑 사진 찍는 것, 그리고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가서 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다양한 거 같다. 음, 여행하는 게 좋다. 여행 가서 충분히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걷고.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는 순간들, 그런 시간이 가장 좋은 것 같다.(웃음)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 에서 서승아 형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금새록이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노컷뉴스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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