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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단거리 미사일' 추정 北 발사체에도 신중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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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모두 미사일 판단 유보, 유엔안보리 제재 위반 논란 피하려, 미사일 여부보다 북미대화 재개가 중요

 

북한이 지난 4일 쏘아올린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는 군사 전문가들의 추정에도 한국과 미국 행정부는 미사일이라는 판단을 유보한채 '로우키'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섣불리 미사일로 규정할 경우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 위반에 해당돼 1년 이상 끌어온 비핵화 협상의 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북한이 발사체 발사 하루 만에 매체에 관련 무기 사진을 공개해 러시아제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다르'와 유사한 무기임을 알렸지만 한국과 미국은 이를 외면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단거리 발사체'라고 표현했다.

그는 특히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적 경계를 넘어서지 않았다"고 말해 북한이 일정한 선을 넘지는 않았음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북한의 이번 행동이 (비핵화 협상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는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모든 의사를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발사체의 성격이 중요한게 아니라 비핵화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발사체 발사 14시간 뒤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때문에 미국 군당국의 분석 결과 단거리 미사일로 판명이 난다 해도 미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를 추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과거에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만으로 제재 결의를 추진한 적은 없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발사체를 미사일로 규정하지 않고 북한의 대화재개를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 당일 "남북간 9·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조속한 대화재개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후 추가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방부도 5일 북한의 발사체를 '신형 전술유도무기'라고 평가한 뒤 추가 분석결과는 내놓지 않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작년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던 '북한판 이스칸다르'로 추정하는 것과 대비된다.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가 무기의 성격과 대응수위에 대해 마치 미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것 처럼 보인다.

한미 정부가 이렇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북미대화가 중대 갈림길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대내적으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미국에는 연말까지 새로은 셈법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면서 러시아·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에 협상 테이블 복귀를 요구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완화는 없다는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이 번 '신형전술 유도무기' 발사를 계기로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일 경우 협상 판 자체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9일~10일 방한해 한미워킹그룹회의를 열고 비핵화·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대북 인도적 지원 등 북한을 달랠 카드를 제시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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