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쓰레기섬으로 보도된 뉴스 사례
플라스틱은 인간의 '일상'과 '일생'을 점령중이다. 플라스틱으로 지구는 멍들고 환경은 곪고있다. 최근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건강의 위험요인이 되고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CNN도 주목한 플라스틱 오염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플라스틱에 대해 무지하고 편견 속에 사로잡혀 있다. CBS노컷뉴스는 이를 바로잡아 플라스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팩트체크 형식의 '2019 新 플라스틱' 보고서를 연재한다.[편집자]태평양에는 한반도 면적 7배에 달하는 거대한 쓰레기섬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만든 이 거대한 인공섬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의 대표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하지만 북태평양을 찍은 위성 사진 어디로 봐도 이 섬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왜일까?
구글 어스 위성 지도 사진을 살펴보면 한반도 면적 7배에 달하는 거대 쓰레기 섬을 찾을 수 없다. (사진=구글 어스 캡처)
◆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은 플라스틱 쓰레기섬...왜?국내에서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인천대 해양학과 김승규 교수는 "거기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섬이 있는 것은 아니라 잘게 부서지거나 작은 플라스틱이 모여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은 곳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해류의 흐름을 살펴보면 중앙 부위는 흐름이 낮기 때문에 쓰레기가 모일 수밖에 없다"며 "(플라스틱 쓰레기가) 작은 규모의 패치(덩어리) 형태로는 돌아다닐 수는 있지만 눈에 보이는 쓰레기섬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로 모일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작게 부서져 바다에 떠도는 형태가 있는데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섬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 10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연구에서는 전 세계 연안에서 생산된 천일염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이것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국내에서 해양쓰레기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민간단체 오션에서 한국해양쓰레기연구소장으로 있는 이종명 박사도 거대한 태평양에 플라스틱 쓰레기섬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종명 소장은 "한반도 면적의 7배면 위성 지도 사진에서 보여야 하는데 찾을 수 없다"며 "1997년 찰스 무어가 발견한 것은 거대한 쓰레기 섬이 아니고 미세플라스틱 밀집 지역이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미디어에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섬의 영상과 사진은 과장과 오해가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잠수버가 쓰레기가 가득한 바다 속을 촬영하고 있다. KBS 뉴스(위)에서는 해당 영상을 북태평양 하와이섬 인근으로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촬영된 영상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영상을 촬영한 Rich Horner를 인용해 해당 지역을 발리섬으로 표현하고 있다.
◆ 안 보인다고 덜 심각한건 아니다하지만 거대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건 사실이다.
인천대 김승규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심각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충격적이라고 이야기할 때는 생물이 죽은 사례와 같이 영향이 눈에 보일 때"라고 생각한다며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구자들이 연구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미세플라스틱은 세상 어디에나 있다"며 "자신이 연구한 천일염 연구 결과만 보더라도 플라스틱 쓰레기 생산량이 높은 지역의 소금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게 나왔다"고 지적했다.
인천대 김승규 교수 연구팀과 그린피스가 함께 연구해 발표한 'Global Pattern of Microplastics (MPs) in Commercial Food-Grade Salts: Sea Salt as an Indicator of Seawater MP Pollution' 논문. 논문은 아시아지역의 해안에서 제조된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기술로 측정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 인체 및 환경 독성학을 연구하는 박준우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통상 1마이크로미터라고 하는데 1마이크로미터 아래로는 측정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작은 입자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금의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는 과정이 엄청난 시간이 투입되는 노동집약적 작업인데 그것도 20마이크로미터 이상만 가능하다"며 "사이즈가 작으면 작을수록 체내에 축적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마이크로미터 밑으로 분석하는 장비가 나오면 완전 다른 세계가 열린다"며 "이 부분을 위해 연구진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③편에 계속)
2019 新 플라스틱 보고서 |
① [르포] CNN도 놀란 그 쓰레기산, 3개월만에 다시 가보니 ② [팩트체크] 초대형 쓰레기섬보다 더 위험한 미세플라스틱 ③ [팩트체크] 굴값이 쌀 수록 바다는 썩어간다? ④ [팩트체크] 미세플라스틱,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⑤ [팩트체크] 플라스틱, 담배·홍차·섬유유연제에도 들어있다? ⑥ [팩트체크] 종이컵, 플라스틱컵 보다 더 친환경적이다? ⑦ [팩트체크] 대한민국 재활용률 세계2위, 숨겨진 비밀 ⑧ [팩트체크] 우리나라 재활용 신화 속 불편한 진실 ⑨ [팩트체크] 쓰레기대란 1년, 더이상 대란은 없다? ⑩ [팩트체크] 미세플라스틱 피해, 화장품 규제만 하면 된다? ⑪ [팩트체크] 플라스틱 쓰레기문제 풀 새해법, 효과있나 ⑫ [팩트체크] 400억 모금한 16세 소년의 꿈, 왜 좌절됐나 ⑬ [노컷스토리] 요람에서 무덤까지, '플라스틱은 지옥이다' |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