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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전 침몰한 해경경비정 '72정'…당시 수사기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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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39년 만의 귀환' 30일 밤 10시 방영

지난 1980년 1월 침몰한 72정 탑승 대원들의 모습. (사진=유가족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이 39년 전 침몰한 해경 경비정 '72정'의 당시 수사기록을 공개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980년 1월 23일 새벽 5시쯤 강원 고성군 거진항 앞바다에서 해경 소속 60톤급 '72정'이 200톤급인 '207함'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72정에 타고 있던 경찰관과 전경 17명이 전원 실종됐다.

이들은 침몰한 선체에 갇혀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40년 가까이 72정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침몰했는지 등은 알려진 사실이 없다. 이에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72정 침몰 이후 조사에 착수한 해경의 수사기록 일체를 입수해 피의자 신문과 진술 조서, 충돌 상황도 등을 분석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수사기록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적지 않다. 가해 함정 당직사관은 "사고 당일 레이더에 잡음이 발생하더니 72정으로 보이던 물체가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또 새벽 5시 20분쯤 72정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레이더가 사실상 고장난 상황에서 함정이 나가는 방향을 살펴보는 필수 근무자인 이른바 견시 인원도 없었다고 한다. 최북단 해상인 탓에 상대적으로 경비가 삼엄한 점을 고려하면,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침몰한 72정 수사기록. (사진=KBS 제공)

 

또한 수사기록에는 72정이 지시와 달리 적색 깜빡이등을 켜지 않고 항해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항해하는 72정은 물론 침몰 장면도 본 대원이 없었기 때문에 72정에 대한 조사는 없었다. 이는 가해 함정 탑승자들의 진술만 듣고 72정에 사고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유족들은 가해함정의 대원들을 위해 실종된 72정 대원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수사기록을 보면, 기상 악화를 주요 사고 원인으로 거론했지만, 당시 현장에 나간 유가족과 목격자들은 날씨가 너무 좋았다고 반박한다.

72정은 신군부가 12·12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잡은 지 40여일 후 침몰했다는 시대적 배경을 안고 있다. 신군부 시절, 관계기관은 사고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72정 침몰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영결식이 치러졌다. 당시 해경 대원 17명은 여전히 전원 실종된 상태. 해상 수색 작업도 끝나지 않았지만, 시신 없는 영결식이 진행됐다. 유족들은 당시 국가가 실종대원들을 '수장(水葬)' 시켰다는 억울한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KBS 1TV 시사기획 창 '39년 만의 귀환'은 오는 30일 밤 10시에 방영한다. 제작진은 특히 관련 의혹들을 추적하면서 지난 1980년 동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순직자들을 대하는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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