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의혹에 연루돼 관련 증거를 은폐한 혐의를 받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30분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 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날 오전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양 상무는 '증거인멸을 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삭제한 단어 중 합병, JY(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약어)가 있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이들에 대해 증거위조와 증거인멸,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상무 등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자회사 회계 처리 기준 변경을 통해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된 증거들을 인멸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회계처리를 감리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요청한 자료를 위조해 제출하고, 검찰 수사를 앞두고 직원들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에 저장된 관련 자료들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내부 자료 은폐·조작 등 증거인멸 과정에 그룹 차원에서 개입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전날 삼성전자 상무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A씨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분식회계 관련 자료와 내부 보고서 등을 숨기거나 삭제할 당시 현장에서 직접 증거인멸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알려진 A씨는 미전실 후신으로 불리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소속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업지원TF 직원들과 함께 에피스를 찾아가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뒤지고 문제 소지가 있는 기록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증거인멸 가담 경위와 윗선의 지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