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무리하게 사보임했다는 비판에 거듭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사보임 철회 방침은 언급하지 않고, 권 의원이 발의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함께 태우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현재 여야4당 합의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올라간 공수처 법안과 '권은희 안'을 병합 심사하자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 제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받지 않으면 패스트트랙 진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분(오신환·권은희)과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4당 합의사항 외의 내용을 담아 바른미래당 공수처 법안을 별도로 발의하기로 했다"며 "공수처 법안은 권은희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법안과 이미 제출돼서 사개특위 패트 안건으로 상정된 법안까지 이 두개 법안을 사개특위에서 동시에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할 것으로 요구한다"며 "두개 법안이 동시에 패스트트랙 지정된 이후, 4당 합의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원칙 하에서 추가 논의로 최종 단일안을 사개특위에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준비한 공수처 법안은 판사와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고위공직자의 부패 등 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권 의원의 안은 공수처가 수사하는 범죄 수사 가운데 '부패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또 기소권 부분은 여야4당 합의대로 유지하지만, 공수처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는 기소심사위원회를 둬서 필터링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수처가 비대하지 않게 견제장치를 추가로 둔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해당 안을 이날 민주당에 최종 제안한다고 밝혔다. 만약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패스트트랙 진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신환, 권은희 의원에게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더이상 패스트트랙 진행을 안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사보임 강행과 관련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를 하면서도 사보임 철회 방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주말 동안 사임된 의원님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만이 참석한 채 진행됐다. 지도부 7명 중 5명이 빠지는 '반쪽의 반쪽' 회의가 된 것이다.
바른정당계 지도부(하태경·권은희·이준석)는 보이콧을 유지하고 있고,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함께 불참한 청년 최고위원인 김수민 의원은 지난주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지도부 복원을 위한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과 관련해선 "패스트트랙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 지명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손 대표는 또 패스트트랙을 격렬하게 막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정국을 극한 대립구도로 이끌어내고 있다"며 "내년 총선서 일말의 이득을 챙기자는 저열한 의도가 심히 유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욕망, 거짓이 판치는 상황에서 이성과 합리를 되찾아야 한다"며 "개혁에 대한 논의의 장 열어주는 패스트트랙 지정이 진정한 중도개혁의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