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진=자료사진)
은행 창구에서 알뜰폰을 살 수 있게 되고 신용카드로 축의금을 낼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 등을 포함한 9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업체가 서비스를 준비하는 즉시 실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17일 밝혔다.
혁신금융서비스는 이달부터 발효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도입된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첫번째 수혜를 받게 된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최장 4년간 시범 운영해보는 것이다.
[그래픽=임금진]
9개의 혁신금융서비스는 먼저 은행 가운데에선 국민은행이 선정됐다. '알뜰폰 사업을 통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다. 유심칩만 넣으면 공인인증서, 앱 설치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은행 및 통신서비스를 원스톱으로 가입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본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 간 주식 대차 플랫폼 서비스'를 내놓은 디렉셔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개인 주식 대차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특정 기간 내 해외여행자보험을 재가입할 때 공인인증 절차 없이 간편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On-OFF 해외여행자보험 서비스'를 내놓은 NH농협손해보험과 레이니스트가 소비자 편익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기반의 송금 서비스'와 '카드 정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 등 2가지가 채택됐다. BC카드는 '개인 가맹점을 통한 QR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카드업계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고 향후 문제가 없다면 제도 개선으로까지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SMS인증방식의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은 페이플과 '신재생에너지 지역주민투자 P2P금융서비스'를 제안한 루트에너지도 이번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됐다.
앞서 정부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혁신심사위원회가 공식 지정하는 사전 절차를 거쳐 지난 1월 105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사전신청 받아 이달 1일 우선심사 대상 19건을 발표했다. 이 중 9건을 이날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것이다. 나머지 10건은 향후 혁신금융심사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 짓는다.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안착되기 전까지 매달 설명회를 열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와 동일·유사한 신청 건에 대해서는 절차를 더 빨리하는 패스트트랙(Fast-track)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정된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하거나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되는 경우 해당 서비스를 중지할 수 있다. 반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특례적용된 규제는 테스트 경과 등을 보아가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규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현도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오늘 의결해서 공문을 업체에 보내면, 업체 별로 준비된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즉시 시행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 편익, 신기술 수용에 의한 새로운 시장 창출, 사회적 문제를 금융으로 풀어보려는 접근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심사한 뒤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연중 상시적인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중단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