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밀양연극촌 하용부 전 촌장이 지난해 2월 인간문화재 자격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격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범죄자 하**의 인간문화재 자격을 박탈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하씨의 성추행 피해자임을 밝히고 "하씨가 지난해 2월 논란 이후 인간문화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격을 내려놓지 않았다"며 "문화재청은 관련 절차를 진행해 하씨의 인간문화재 인정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문화재청에 전화해 하씨가 인간문화재 자격 반납을 했는지 문의했지만 그 때마다 "'아직 반납하지 않으셨다', '하 선생님이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연락이 안된다' 등 여전히 인간문화재로서의 혜택과 권위를 누리고 있다는 내용만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확인 결과 하씨는 문화재청에 인간문화재 자격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인간문화재 인정 해제의 경우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인정 해제 조항에 해당될 경우에 한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21조 7항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 없이 전수교육 또는 그 보조활동을 1년 동안 실시하지 않은 경우 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무형문화재 인정을 해제할 수 있다.
실제로 하씨의 경우 지난해 3월 이후 1년 넘게 문화재 전수 활동을 하지 않아 무형문화재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와 관련해 하씨측에 사퇴 의사를 묻기 위해 지난 3월 하씨 측을 만나러 경남 밀양으로 내려갔고 4월 18일까지 사퇴서를 보내겠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는 문화재청이 '자진 사퇴'를 요청해 한 달의 시간을 더 줬다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피해자는 "문화재청은 직접 인정 해제 절차를 진행 할 수 있음에도 하씨의 '자진 사퇴'를 한 달 더 기다려주겠다고 했다"며 문화재청이 하씨의 인간문화재 직위를 즉각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법 조항에 따라 현재 보유자 인정 해제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만약 인정 해제 대상자가 사퇴서를 제출할 경우 해제 절차 중 청문 실시 및 청문결과서 제출 과정이 생략돼 절차가 빠르게 진행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피해자는 "미투 운동 이후 1년이 지났고, 여전히 저와 같은 피해자들은 고통받고 있다"면서"2월 미투 운동이 시작될 때부터 하씨와 관련된 의혹이 있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독한 수면제와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힘들게 버텨왔다"고 토로했다.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하씨의 첫 공판은 오는 18일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