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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기업 죽이는 칼? 정치권 간섭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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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국민연급 간섭 말고 전문가에 맡겨야
연금 사회주의? 기본 개념도 이해 못하는 듯
정부 입김 없어..2015년 삼성 합병때와 달라
주주권 행사, 단계적으로 더 확대 적용 예정
국민연금 개편, 토론 中.. '과거와 다를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4월 10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정관용> 지난 3월 여러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주목받았죠. 특히 대한항공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부결에 국민연금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걸 두고 한편에서는 경제민주화의 출발이다, 환영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연금사회주의다 이렇게 또 비판하기도 하네요. 또 한편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작년부터 보험료, 소득대체율 개편 논의가 시작되고 있죠. 이모저모 오늘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 연결해서 입장 좀 듣겠습니다.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 김성주> 안녕하세요.

◇ 정관용>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국민연금이 기업 괴롭히는 칼이냐 이렇게 말했더라고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김성주> 우리 사회의 어떤 이념 과잉, 정치 과잉 현실을 좀 보여주는 사례들이 아닌가 싶은데요. 저는 가급적 정치권은 기금 운용에 대해서 언급을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기금 운용은 현재 철저히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시장에 좀 맡기고.

◇ 정관용> 그런데 김무성 의원이 얘기한 건 기금 운용 얘기한 게 아니라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 기업 괴롭히는 칼이냐 이렇게 한 거 아닙니까?

◆ 김성주> 그러니까 주주권 행사도 기금운용의 하나의 방식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전문가한테 맡기고 정치권은 간섭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인 리스크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 정관용> 주주권 행사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그렇게 해서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기금운용의 한 방식이다 이 말이군요.

◆ 김성주>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연금사회주의라고 하는 단어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그럼?

◆ 김성주> 연금사회주의라고 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아마 전 세계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성주> 그런 주장하시는 분들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기본 개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시장에 투자해서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서 주주권 행사는 연금사회주의가 아니라 연금자본주의 나아가서 연금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것이다, 이거죠?

◆ 김성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건 이제 왜 이런 연금사회주의나 이런 단어들이 나오냐 하면 아무래도 그 주주권 행사를 할 때 뭔가 정부의 눈치를 보거나 정치적인 어떤 입김에 영향을 받지 않겠나라는 우려도 어떻게 보세요.

◆ 김성주> 그런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데요. 정확하게 이해하실 부분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고 국민연금공단도 아니고 기금운용위원회입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노와 사, 가입자, 대표, 시민단체, 정부위원이 같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재계와 노동계가 언제 정부 요구대로 따른 적이 있습니까? 각자 자기 입장과 주장이 분명합니다. 바로 수탁자 책임원칙, 즉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도 기금운용위에서 결정한 것입니다. 이번 3월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도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된 즉 경총 등 재계와 노총 등이 추천한 민간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정부 관여는 없다.

◇ 정관용> 자율적으로 한다.

◆ 김성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 국민들 머릿속에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당시에 삼성물산 통합 과정에 국민연금 그 역할 그거 다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진=연합뉴스)

 


◆ 김성주> 그렇습니다. 바로 그 트라우마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이죠. 2015년 삼성 합병 당시에 국민연금의 의사결정과 올해 2019년의 의사결정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떤 차이입니까?

◆ 김성주> 2015년에는 삼성 합병 당시 얘기하는 겁니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 의견과 또 여러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사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에 맡길 거라는 예상을 깨고 기금본부가 직접 상당 결정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 복지부, 국민연금기금본부로 이어지는 라인이 가동된 것이고요. 즉 이번에 국정농단 사태의 판결에도 나와 있습니다만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성주> 그런데 이번에 올해의 의결권 행사는 저희 국민연금기금본부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할 부분 판단하고 그다음 그 판단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전원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위원회에서 판단하고 결정한 것이고요. 이 과정에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판단을 참조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결정은 정부 측 누구도 관여한 적이 없고 연금공단 이사장도 관여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과거처럼 또 청와대가 강력한 입김을 또 요구를 하면 그걸 거부할 수 있나요?

◆ 김성주> 그걸 원천적으로 제도상으로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 제도가 새롭게 갖춰져 있습니까?

◆ 김성주> 저는 이미 갖춰져 있다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렇지만 2015년에도 그런 제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법처리를 당할 만큼의 그런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 김성주> 그 제도와 시스템을 무력화하면서 권력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죠.

◇ 정관용> 그 제도와 시스템을 또 무력화시킬 수 있지 않느냐 이런 걱정이라니까요.

◆ 김성주> 정부에 따라서, 정부의 성향에 따라서 차이도 있을 수 있지만 착한 정부가 계속 앞으로도 등장한다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법과 제도로 못 박을 필요가 있는데요. 그건 국회의 입법 사항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금운용의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하려면 국회가 입법으로 보완해 줘야 되고요. 현재 제도와 시스템 내에서는 어느 누구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운영하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 정관용> 이사장님께서 국회에 혹시 법의 이런 조항을 이렇게 바꿔주세요라고 건의하실 수 없을까요.

◆ 김성주> 현재 기금운용위원회 구성에 정부 측 인사가 너무 많이 참여한다. 이 숫자를 줄여야 된다. 이거는 제가 2012년에 제가 국회에 있을 때 정부 측 위원 5명을 2명으로 줄이는 법안을 낸 적이 있고요. 현재 정부도 같은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 그다음에 각 실제로 가입자 등의 대표성을 더 강화하는 방안들, 여러 가지 장치들이 제시돼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거꾸로 경실련 측에서는 주주권 행사의 대상과 범위가 너무 축소됐다, 더 좀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하라 이런 목소리를 내는데 그쪽에는 또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김성주> 이번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과도하다고 하고 또 일부에서는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당시에 매년 단계적으로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하는 방침은 이미 정했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내년 이후에 원래 할 예정이었고요. 다만 심각한 주주가치 훼손 사례가 발생할 때 기금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서 행사할 수 있도록 열어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진칼에 대해서 주주 제안 형식의 주주권 행사한 것이고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예전과 같이 의결권만 행사한 것입니다.

◇ 정관용> 내년부터는 단계적으로 더 강화될 거다 이 말씀이군요.

◆ 김성주>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고 원래 계획대로 가고 있다 말씀드립니다.

◇ 정관용> 주주권 행사는 그 정도 여쭤보고 지금 국민연금 개편안 지난해에 보건복지부에서 4개 안 내놓은 다음에 지금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김성주> 현재는 경사노위에 연금특위에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태고요. 경사노위에서 일정한 정도의 합의안을 만들어내면 그걸 국회로 넘겨서 최종적으로 국회가 입법을 해야 개편이 완성될 것입니다.

◇ 정관용> 작년에 보건복지부가 4개 안 내놨을 때 그 4개 안 전체를 묶어서 평가 중에 이 문재인 정부도 결국 국민들한테 아쉬운 소리하기 어려워서 너무 미온적인 안만 낸 거 아니냐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조금 더 과감하게 보험료를 올려가야 하지 않냐, 단계적으로라도. 지금 이대로는 이게 안 되지 않느냐라는 지적 어떻게 보세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이 2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발표 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황진환기자)

 


◆ 김성주> 그런 지적들을 많이 하는데요. 문제는 이 국민연금제도는 국민들의 노후보장을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국민 스스로 내가 얼마를 내고 얼마를 받을 건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됩니다. 과거의 연금 개혁의 과정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면서 받는 금액 깎아라, 내는 금액 더 올려라 이렇게 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수용이 잘 안 됐던 거거든요. 지금은 처음으로 국민들이 사회적 토론을 거쳐서 합의가 좀 이루어진다고 하면 과거와 다르게 연금제도 개혁에 이르지 않을까 저희들은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바로 국민적, 사회적 토론이 지금 경사노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말씀이시로군요.

◆ 김성주> 예, 그렇습니다.

◇ 정관용> 보험료율 올리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

◆ 김성주> 보험료를 올려야 된다고 하는 주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이루어진 게 아니고.

◇ 정관용> 오래된 얘기죠.

◆ 김성주> 몇 십 년 동안 계속돼온 얘기인데요. 다만 이 문제를 단순히 재정론 관점에서 기금이 몇 년도에 소진되니 국민들이 보험료를 더 내세요 이런 관점보다는 국민들 입장에서 내가 노후소득이 얼마가 필요한데 그 정도를 내가 받으려면 얼마 정도를 더 부담해야 될 건가. 자기 노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를 충분히 주고 국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연금제도 개편 과정은 국민들이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런 기회를 최초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경사노위 안에 연금특위에서 토론은 되지만 진짜 국민적 토론은 별로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우리 방송 같은 데서도 할까요.

◆ 김성주> 그런 걸 언론, 국회 여러 관련 전문가들이 그런 역할들을 좀 많이 해 주셨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부탁이 있습니다.

◇ 정관용> 또 오래된 쟁점이지만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여기는 너무나 혜택을 받고 있다. 이거 결국은 국민연금하고 다 통합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성주> 서로 다른 제도를 서로 통합한다고 하면 통합의 이유가 있어야 되고요. 그걸 통해서 뭘 얻을 거냐 하는 건데요. 현재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은 서로 제도가 특수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기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 서로 다릅니다. 많은 국민들은 공무원들은 우리보다 더 많이 받지 않느냐라는 것만 보는데 공무원들은 일반 국민들에 비해서 훨씬 더 보험료를 오랫동안 내고 많이 냅니다. 지난 2015년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서 공무원들은 앞으로 소득의 18%를 보험료로 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아직도 9%거든요. 두 배의 보험료 차이가 있는데 만약 이걸 하나로 합친다고 하면 그러면 보험료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 9%로 맞출 거냐, 18%로 맞출 거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 먼저 결정을 해야지 갑자기 이 두 제도를 하나로 합칩시다 이렇게 주장하기는 어렵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진짜 국민적 토론의 대상이 많군요. 그런데 토론은 잘 안 되는 게 우리나라 현실 같아요.

◆ 김성주> 안타깝습니다.

◇ 정관용>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성주>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국민연금공단의 김성주 이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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