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알짜 신용카드’ 신규 출시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신규 카드상품을 설계할 때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 신상 카드 부가서비스 심사 강화…기존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는 결론 못내려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8개 카드사 최고경영자를 만나 이러한 내용의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인하한 뒤 카드업계의 불만이 이어지자 뒤늦게 나온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상품 출시 전 자체 수익성 분석과 내부 통제가 미흡해 사후 손실이 큰 카드 상품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봤다.
이에 수익성 분석을 강화해 '대외신인도 제고', '계열사 시너지 효과' 등을 예상수익에서 제외하고, 부가서비스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 연회비 등 이익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국은 향후 업계와 논의해 수익성 분석 기준과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각사 내규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신규로 상품을 개발할 때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무리하게 내놓은 경우가 있었다"면서 "자체적으로 그런 부분을 심사 강화해서 이러한 적자 부분을 최소화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발급된 카드에 대한 부가서비스는 당분간 유지된다. 윤 국장은 "기존 발급된 카드의 부가서비스 축소 관련해서는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이란 부분 뿐 아니라 약관에 대한 신뢰, 소비자의 편익과 관련된 소비자 보호 문제들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TF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추가적으로 실무 논의를 거쳐서 단계적으로 보겠다"고 설명했다.
대형가맹점에 집중된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법령'으로 제한했다. 카드사들은 자동차, 통신사, 대형마트 등 시장지배력이 큰 대형가맹점에 마케팅 비용을 과다 지출했다. 특히 통신사, 대형마트 등에는 수수료 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 지출 비중이 60~140%를 초과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막고자 대기업 등 법인회원에 결제금액의 0.5%를 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시행령에 반영하기로 했다. 법인회원의 첫해 연회비 면제도 법인카드 표준약관 제정을 통해 금지한다. 기존에는 카드사가 법인회원 유치를 위해 이면 계약을 체결하거나 카드 매출액의 1% 내외를 캐시백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
◇ 빅데이터 신사업 지원…"신용정보법 개정안 곧 입법될 것"빅데이터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주겠다는 '당근책'도 내놨다.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도입 예정인 본인신용정보관리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을 카드사 겸영업무로 규정하고, 빅데이터 분석·제공·자문서비스를 부수 업무로 명확화하기로 했다.
현재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윤 국장은 "데이터 산업 관련한 부분은 근본적으로 법 개정과 연관된 것이 맞다"면서 "신용정보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상당 부분 많은 진전이 이뤄졌기 때문에 머지 않아 입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카드사들이 신규 회원 유치에 들이는 돈을 줄이고 소비자 편익을 위해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는 폐지한다. 현재 신용카드는 발급 후 1년간 사용 실적이 없으면 휴면카드로 분류돼 사용이 정지되는데 앞으로는 휴면카드 진입시 회원에게 카드 해지의사를 확인해서 필요할 때 쉽게 재사용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렌탈사업 취급 범위도 확대된다. 사업자 대상 렌탈(B2B)에 한해 대상 물건의 제한을 업애되, 리스 자산 잔액범위 내에서 취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사업자 대상 렌탈업무 취급 시 중소 렌탈업체 시장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전협회 내 자율규제 심의 등 절차를 마련한다.
카드업계가 요구했던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한도) 규제 개선 문제는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 자산과 중금리 대출을 총자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6배인 레버리지 규제 비율은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