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압송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경찰이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하모(60)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하 씨가 범죄사실 일부를 시인한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예비검사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소변)이 나온 점, 자택에서 주사기가 발견된 점, 마약류 구매대금 입금 장면이 확인되는 등 범죄사실이 소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하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하 씨는 지난 3월 중순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매한 뒤 이달 초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쯤 하 씨를 상대로 구매와 투약 과정에서의 공범 여부, 과거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추가 조사했다.
하 씨는 경찰조사에서 혼자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하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확보한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하 씨의 소변에 대한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하 씨가 최근에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택에서는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도 발견됐다.
경찰은 하 씨가 지난달 말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사실도 확인했다. 구매한 필로폰의 양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판매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 씨는 오전 9시 55분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오면서 '마약 투약 언제부터 했는가, 함께 투약한 동료가 있는가, 주로 어디서 투약했나, "마약 어디서 구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그는 전날 체포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흰색 셔츠에 베이지섹 점퍼와 회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하 씨는 10여분 뒤 추가 조사를 위해 경기남부청에 도착한 뒤에도 '혐의를 인정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거듭 사과했다.
하 씨는 최근 온라인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하 씨는 필로폰을 구입하고 한 차례 투약한 혐의에 대해 시인했다.
하 씨는 지난 9일 오후 4시 10분쯤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다음 날 오전 1시 30분쯤 유치장 입감을 위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수원남부경찰서로 압송된 하 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마음이 무겁다"라고 답했다.
한편, 하 씨는 1986년부터 국제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해 방송에서 유창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으로 인기를 얻었으며 1997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