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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남편이…" 유흥업소 취업한 가짜 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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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 허위 난민 브로커 21명 구속·불구속 기소
일부 변호사 사무실, 전문적인 '스토리메이커'까지 고용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친구의 남편이 '네 번째 처가 돼라'며 자신을 강간했다."

카자흐스탄 여성 A씨가 출입국외국인청에 제출한 난민신청서에 적은 난민신청 이유였다. 거짓말이었다.

카자흐스탄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A씨는 난민브로커를 통해 한국에 무비자로 입국한 뒤 안정적인 체류를 위해 거짓으로 난민 신청을 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A씨는 사증면제자(무비자 단기체류자)에서 난민신청자로 체류자격이 변경돼 유흥업소에 취업해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카자흐스탄 출신 여성 200여 명 중 90명이 사증면제에서 난민신청자로 체류자격을 변경했으며, 이들의 입국부터 허위난민 신청, 유흥업소 고용 알선 등에 이르기까지 속칭 '보도방형 난민브로커' 조직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인천지방검찰청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출입국외국인청과 공조 수사를 벌여 허위난민 브로커 13명을 구속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결과 이들은 SNS 등을 통해 버젓이 허위난민을 모집하는 대담함으로 보였으며, 허위난민사유를 전문적으로 작성해주는 이른바 '스토리메이커'(통역인)를 따로 고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담사무장 등을 고용해 난민신청을 알선한 변호사와 행정사들을 비롯해 난민신청에 필요한 체류지증명서류(임대차 계약서, 입실계약서 등)를 허위로 작성해 제공한 공인중개사 등도 함께 적발됐다.

이들은 주로 우리나라와 사증면제 협정이 체결된 카자흐스탄,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몽골 등의 출신들을 상대로 활동했다.

허위난민 브로커들의 유형도 다양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행정사 주도 난민브로커' 조직은 행정사 사무실이 통역인을 모집책으로 두고, '통일교(문선명교)를 믿는데 다른 종교를 믿는 주변사람들로부터 박해를 받았다'든지 '남편(또는 아내) 집안이 사이비 종교를 믿는데 같이 믿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등의 정형화된 허위난민 사유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일부 변호사 사무실들은 난민신청 대행이 업무 난이도에 비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문적인 '스토리 메이커'를 고용하고 변호사가 직접 난민 인터뷰에 동행하는 등 보다 체계적·조직적인 형태의 조직으로 발전했다.

아울러 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신청이나 통역의 경험을 통해 난민신청에 필요한 절차를 습득한 외국인들이 모집책, 픽업기사 등과 함께 자국 동포들을 상대로 난민신청을 대행하는 '자생적 외국인 난민브로커'도 나타났다.

또 유흥업소에 취업할 목적으로 무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을 안정적으로 국내에 체류시키기 위해 유흥업소 여성들만을 상대로 난민신청을 대행하는 '유흥업소 취업 여성 전문 난민브로커' 조직도 등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난민법의 난민보호 규정이 장기간 국내에 체류하면서 돈벌이를 하려는 불법 체류‧취업자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다"며 "또 그들의 배후에는 국가별로 다양한 형태의 난민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허위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강제 퇴거 등 법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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