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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폐질환' 왜 공개하지 않았나…병 숨기고 미국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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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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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섬유종 가능성…"여론 악화로 '질병 핑계 삼는다'는 비판 우려한듯"
"3월말 사내이사 연임 실패후 스트레스 등으로 급속 병세악화"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사망 원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진그룹은 이날 조 회장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조 회장이 오늘 새벽 미국 현지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충격적인 별세 소식 만큼 그가 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도 세간을 놀라게 했다. 조 회장이 6개월전 마지막 공식 석상에 나타났을 당시 병세를 의심할 수 없이 건강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는 지난해 10월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초청 한미재계회의 30주년 기념 오찬 간담회'에 한국 측 위원장으로 참석할 당시 활발한 모습으로 회의 석상을 누볐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부고를 처음 알리면서 사인에 대해 "숙환으로만 안다"며 "정확한 병명이나 사인은 파악 중"이라고 감췄다.

그러나 사인을 두고 갖가지 '설'이 나돌자 사망 발표 40여분만에 조 회장의 사인이 폐질환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구체적인 병명을 두고도 폐암·폐섬유종 등이 거론됐지만, 그룹 측은 이에 대해 더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다만 조 회장 측이 지난해 영장실질심사 당시 검찰에 '폐가 섬유화되는 병'이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폐섬유종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건너가 병원에서 폐 질환 관련 수술을 받았다.

당시 그룹 측은 조 회장의 방미에 대해 LA에 있는 윌셔 그랜드호텔 등 사업장 방문과 요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으로 출국할 당시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업무를 보지 않았고, 수술 후 LA에 있는 자택과 칼호텔에 머무르며 통원치료를 받았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검찰의 기소로 재판을 앞둔 조 회장이 작년 말 출국금지 조치 되지 않고 미국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폐 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검찰은 조 회장의 변호인이 지난해 영장실질심사 당시 조 회장이 질병으로 치료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이를 처음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미국에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해 출국금지를 풀어주고, 영장을 다시 청구하지 않는 등 조 회장의 건강을 고려하며 수사 속도도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 회장 측이 수사기관에 설명한 증상은 '폐가 섬유화되는 병'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실제로도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숨긴 것은 당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여론이 워낙 나빠 질병을 핑곗거리 삼는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룹 측은 조 회장이 수술 뒤 경과가 좋았고 몸이 회복하는 단계였는데, 지난달 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은 조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상실한 때다.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도전했으나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져 연임에 실패하고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했다.

이에 대해 그룹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주총 결과가 나온 이후 경영권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 곁에는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남아 미국 현지에서 병간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조 회장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급히 미국으로 떠나 아내와 3자녀가 모두 조 회장 임종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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