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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가습기살균제 '제조 레시피'에…애경·SK케미칼 관여 정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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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제조업체인 필러물산 제조 과정 문건인 '시방서' 확보
애경 측 "2005년 SK케미칼측 제안으로 향 추가…제조 관여 아냐"
필러물산 측 "물질 배합·화학화 모두 시방서대로…지시대로 제조"

(사진=연합뉴스)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산업이 제조에도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제조 과정에 SK케미칼도 연루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가습기 메이트' 제조업체인 필러물산의 '시방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방서는 제품 제조과정 등의 일정한 순서를 적은 문서로 제조에 필요한 재료의 종류와 품질, 사용처, 시공 방법 등을 설명한 일종의 '제조 레시피'와 같다.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들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애경과 SK케미칼 측이 과거 주고받은 이메일 등에서 제조 과정 등 관련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관련 자료에는 제조 과정이나 성분, 라벨(label) 표시 등을 애경과 SK케미칼, 필러물산이 함께 공유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필러물산은 SK케미칼이 가습기 메이트 제조를 맡긴 업체다. 하지만 제조 업체 선정 과정에 애경이 SK케미칼 측에 필러물산을 소개해주고 애경과 SK케미칼 측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경 측은 필러물산 측을 찾아가 구체적인 성분이나 향 배합 비율, 포장 문구 결정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은 그동안 '단순히 판매만 했다'며 제조 책임에 선을 그어온 애경 입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 더 많은 관여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또 원료만 제공했다는 SK케미칼 측 주장과도 어긋난다.

이에 대해 애경 측은 제조업체 선정이나 제조 과정에 개입했다는 등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애경 관계자는 "2005년에 라벤더향을 추가할 당시 SK케미칼 측 제안으로 애경이 향 제안만 한 것"이라며 "제조에 관여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2002년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요청했으나 물질 배합 등에 대해서는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받지를 못했기 때문에 애경 측은 물질 배합 등의 제조에 관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체인 필러물산을 소개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1994년부터 가습기메이트는 SK케미칼 측과 계약을 맺고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필러물산서 생산했다"고 반박했다.

시방서와 관련해 필러물산 측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SK케미칼 측이 원료 물질 배합 비율과 희석화, 화학화하는 방법까지 전부 시방서에 써 줬다"며 "필러물산은 전부 정해진 방법, 지시대로만 제조했다"고 말했다.

애경과 SK케미칼 측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 과정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필러물산과 함께 과실을 함께 저지른 책임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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