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는 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시작부터 조국 민정수석의 불출석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인사 참사"로 기록될 2기 개각과 관련한 자료 제출에 불성실했음은 물론 검증 책임자인 조 수석이 운영위에 나오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인사를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것이 국회의 의무인데 청와대가 꼭 내야 할 자료를 내지 않았다"며 "인사 검증 시 후보자들이 청와대에 내는 자료 제출 목록만 보자는 데도 무성의하게 제출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조 수석이 국정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업무적 특성을 고려해 참석을 못 한다고 했는데 국정 현안 중에 국민들이 제일 궁금해 하고 정국을 꼬이게 만든 문제가 인사 검증 아니냐"며 "청와대가 스스로 추천한 인사를 지명 철회하고 자진 사퇴도 했는데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국회에 나와서 명쾌하게 말씀하시라"고 촉구했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조 수석은 그렇게 흔하게 하던 SNS와 유튜브 출연을 요즘에는 안 하고 잠수를 탔는데 다른 사람들이 입 좀 침묵하라고 할 때는 오만 군데에 나가서 얘기하더니 정작 말을 해야 할 때는 안 한다"며 "여태까지 출석한 민정수석이 다 지금 여당이 여당일 때니 못 나올 이유가 없고 저희의 관행(민정수석의 국회 불출석)이 다 적폐라면서 왜 따라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집권 시에는 관례를 핑계로 민정수석을 불출석 시키더니 현 정부에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헌정사에서 국회에 출석한 민정수석이 3명 있는데 문재인, 전해철, 조국"이라며 "한국당은 (집권기인) 지난 9년 동안 민정수석이 한 번도 출석을 안 했는데 기본 양심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신동근 의원은 "민주당도 인사검증과 관련해 민정수석의 출석을 요구했었지만 2013년 홍경식 수석 등 모두 관례를 이유로 불출석했고 심지어 대통령 탄핵으로 나라를 뒤집어 놓은 우병우도 나오지 않았었다"며 "지나친 출석 요구는 적반하장도 아니고 너무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은 "14~5년 전에 민정수석실에서 문재인, 전해철 전 수석을 모시며 당시 민정수석의 불출석 관행이 깨졌다고 생각했는데 정권이 바뀌니 사라졌던 관행이 다시 나타났다"며 "지금 와서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는 민정수석 출석이 관행'이라는 것은 앞뒤도 안 맞고 내용상으로도 국민이 이해하실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모처럼 열린 운영위 회의가 소모성 설전으로 허비되고 있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비난했다.
유 의원은 "원내 1당과 2당의 거부로 마땅히 연초에 있었어야 할 각 부처의 업무보고가 4월까지 밀렸다"며 "이렇게 뒤늦게 열리는 마당에 민정수석이 출석했느니 안 왔느니 하는 문제가 중요하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