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을 시도하는 불법 다단계 업체 직원(사진=연합뉴스)
코인을 미끼로 한 다단계 회원모집업체가 서울시의 AI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무료 코인 등을 미끼로 불법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해 212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인터넷쇼핑몰 업체와 코인업체 대표 등 10명을 형사입건하고 이중 주범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무료 코인, 인터넷쇼핑몰 최저가 이용, 회원 추천 시 수당 지급 등을 내세웠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불과 6개월 만에 서울지역 1만 2058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총 5201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피해자 대다수는 암호화폐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퇴직자, 주부, 노인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쇼핑몰은 강남구에 본사가 있고 전국 200여개 센터를 두고 있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쇼핑몰 회원가입비로 33만원을 납입하면 10년 간 저렴하게 숙박, 레저, 상조서비스 등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회원을 데려올 경우 1인당 6만원씩 추천수당을 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늘려나갔다. 회원에게 코인 600개를 무료로 지급하는가 하며 회원을 모집했다.
그러나 코인 투자실패와 횡령 등 방만한 경영으로 결국 쇼핑몰이 폐쇄되자 회원들은 추가 회원을 모집하며 받기로 한 수당 93억 원을 받지 못했다. 또 서울시 수사가 시작되면서 코인 거래소도 폐쇄돼 일부 회원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잃기도 했다.
이번 수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수사기법으로 불법 의심 업체를 적발하고 형사입건까지 한 첫 사례다. 온라인 콘텐츠에서 불법 다단계 홍보가 의심되는 게시물이나 이미지를 실시간 수집‧저장해 자주 발견되는 패턴을 AI에 학습시켜 불법 키워드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확보했다. 시는 작년 다단계, 방문판매 분야를 시작으로 올해 2월부터는 5개 분야(대부업‧다단계‧부동산‧상표‧보건의학)에 민생수사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