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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의 4·3 보궐선거가 범진보와 보수 야당 간 1승 1패로 마무리되면서 현재의 여야 대치 국면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야 어느 쪽도 쉽게 유·불리를 예단할 수 없는 민심의 향방이 확인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공방전 또한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범진보 1 vs 보수 1로 우열 못가려…여야 대치 평행선 불가피3일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창원 성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에 성공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통영·고성에서는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승리하면서 범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1석씩을 나눠가졌다.
창원 성산은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의당의 고(故) 노회찬 의원이, 통영·고성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한국당 이군현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 있던 곳이어서 국회 의석 분포는 민주당 128석, 한국당 114석, 바른미래당 29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대한애국당 1석, 민중당 1석, 무소속 7석으로 이전과 같이 재구성되게 됐다.
어느 진영도 유의미한 승리나 완승, 참패를 거두지 않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치 국면이 한동안 유지된 채 여야 모두 향후 총선 전략 마련에 부심할 전망이다.
여야는 청와대의 부실 검증으로 인한 장관 후보자 낙마, 박근혜 정부의 김학의 전 법무차관 수사 무마 의혹,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 상정 여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기소권 부여 여부 등 사법개혁안 마련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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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진행될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는 인사 검증의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야당의 사퇴 압박과 여당의 방어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당은 야당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검증이 다소 부실했음에도 가장 문제가 큰 후보들이 정리된 만큼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옳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여야가 공수를 바꿔 대치하고 있다.
여당은 당시 경찰이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검찰의 엄격한 재수사로 청와대의 수사 무마가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당은 공정한 수사를 담보할 수 없다며 특별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은 이를 주장해 온 정의당이 의석을 6석으로 회복하면서 지난해 평화당과 구성했던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을 재구성할 방침이어서 다소 힘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의 주요한 축 중 하나인 바른미래당이 주저하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여야 합의 없는 '게임의 룰' 정하기는 전례가 없다는 점, 패스트트랙 추진 시 한국당의 반발이 최고 수위에 달할 수 있다는 점도 있어 점점 난제가 돼가는 형국이다.
선거제 패스트트랙과 패키지로 묶여 있는 공수처 기소권 부여 여부도 좀처럼 해법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다시 교섭단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평화당의 정동영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도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는 방안을 원하지 않았다"며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안을 수용하자는 데 힘을 싣고 있지만 민주당은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반쪽 공수처'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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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총선 전망…민주 '근심' 한국 '고무' 정의 '부담'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각 당 마다 다소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당초 2곳이 모두 약세 지역이었던 만큼 최악은 피했고 또 크게 일희일비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단일화에서 1패, 본선거에서 1패 등 2패를 입은데 대한 내상은 적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주말 내내 현장 지원 유세에 나서며 "양문석 후보가 당선되면 바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배치하겠다. 계수조정소위원회에도 넣겠다"고 지지를 호소했음에도 1만8592표(23.48%p)차의 참패를 한 점은 여전히 높은 지역적 장벽과 아쉬운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실감하게 했다.
이 대표는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남겼고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확인했다"고 말했지만 향후 정권심판론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힘 있는 여당후보론'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PK(부산·경남)지역에서의 총선 전략에 대한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당은 '정권심판론'의 효과를 확인했고 통영·고성에서 압승을 거두며 고무된 모습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국민들께서 이 정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의 뜻을 잘 받들고 그 힘을 모아서 다음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황 대표를 비롯해 다소 중량감 있는 인물을 창원 성산에 배치했다면 2승을 노려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정의당은 창원 성산에서 거둔 500표차 신승의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예상 밖의 고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당초 여영국 후보가 민주당 권민호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승리한 직후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강기윤 후보에 10%p 이상 앞서면서 낙승을 거두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본 선거 결과 강 후보가 기존 보수층 뿐 아니라 중도층까지 흡수한데 이어 여 후보 또한 정의당과 민주당 지지층을 고스란히 흡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년도 총선 선전을 위해서는 이런 문제들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얻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정의당은 6석의 작은 정당이지만 국회의 민생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강력한 견인차가 될 것이다. 당을 더 키우고 국민의 삶에 더욱 뿌리를 내리는 강한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힘 있는 정당으로의 변화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수가 강세인 창원에서 민중당에 조차 뒤지며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바른미래당은 전국 정당이면서도 당 지지율이 낮고, 뚜렷하게 강세를 보이는 지역 또한 없다는 기존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다시 확인하는 선거가 됐다.
평화당 또한 전주시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는 점에서는 다소 고무됐지만, 여전히 호남 외 지역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는 '호남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민을 다시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