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4.3재보궐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4·3 재보궐 선거 결과 '1승 1패'를 거둔 자유한국당은 환호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4·3재보궐 선거 창원성산에서는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45.2%를 얻었지만 불과 0.3%포인트를 더 얻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에 박방의 차로 졌다.
통영고성에서는 이날 오후 12시10분 현재 (개표율 98.59%) 기준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59.39%를 득표하며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36.09%)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을 포함한 한국당 지도부는 일찌감치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당사에 모여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통영고성의 경우 개표 12.99%에서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61.27%, 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35.62%로 일찌감치 앞서 나가며 여유로운 표정이 가득했다.
이헌승 비서실장과 민경욱 대변인은 중간중간 개표 상황을 황 대표에게 귀띔하며 분위기를 띄었다.
창원성산 역시 초반에 앞서나가자 한국당은 한층 고무됐다. 창원 성산 개표가 9.4%가 진행된 상황에서 강기윤 후보는 50.55%, 여영국 후보는 40.71%로 여유롭게 앞서나갔다.
하지만 개표 중반 이후 격차가 좁혀지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던 초박빙 격차 속에 막판 급기야 역전을 당하자, "이럴 수 있나" 등 지도부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여영국 후보가 강기윤 후보에게 앞선 표차는 단 504표에 불과했다.
황 대표는 결과가 나온 뒤에도 잠시 TV화면을 지켜본 뒤 옅은 미소를 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 상황판까지 걸어간 뒤 "정점식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당선 뱃지를 붙였다. 곳곳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황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했다"며 "한 선거구에서 압도적으로 이겼고, 다른 한 선거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했지만 마지막까지 박빙의 승부를 겨뤘다"라고 운을 뗐다. '보수텃밭'인 통영고성에서 압승했고, '진보 1번지'인 창원성산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는 의미다.
이어 "국민들께서 지금 이 정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들께서 주신 지지를 바탕으로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반드시 경제를 다시 살리고 탈원전의 잘못된 정책등을 막아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다음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도록 한국당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로운 한국당 체제가 들어서면서 이 정도 선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읽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창원성산에서 막판 역전된데 대해서는 "사전 투표가 늦게 개봉된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평일에 열리면서 사전 투표에 노동자 등 진보 지지표가 대거 유입돼 정의당이 유리했다는 뜻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보궐선거는 '이변'은 없었다는 평이다. 당 리더십 확보와 내년 총선 동력을 위해 '2승'을 꿈꾸던 황 대표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보수험지'인 창원성산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면서 '정권 심판론'을 일부 보여준 선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