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마약투약‧유통 혐의로 입건되고도 무혐의 처분을 받는 과정에 경찰의 소환조사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당시 수사기록을 보면 경찰이 마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7명 중 2명만을 조사했고 황씨 등 5명은 조사하지 않은 채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수사기록에 황씨 등을 조사했다는 기록이 없다"면서 "다만 불러서 면담만 하고 돌려보냈을 가능성 등도 있어 구체적인 상황은 파악 중"이라 말했다.
입건되고도 1년 7개월을 끌다가,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된 데 이어 조사 자체가 없었단 사실까지 더해지며 경찰은 부실수사 지적과 사건 은폐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서울 종로경찰서는 2015년 10월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하고 거래한 혐의로 대학생 조모씨를 구속한 뒤, 그해 11월 공범이나 개별 혐의로 황씨 등 7명을 입건했다.
하지만 2017년 6월 황씨를 비롯한 7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고 황씨는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조씨만 재판에 넘겨져 2년 6개월의 징역형에 3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특히 조씨의 판결문엔 황씨의 이름이 8차례나 등장하고, '황씨로부터 필로폰 약 0.5그램을 건네…', '황씨와 공모해 필로폰을 투약했다' 등 공범이자 마약유통책으로 적시돼있어 경찰의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 2일 내사에 착수했고, 당시 수사기록과 증거자료 등 기록물 일체를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에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종로서 당시 수사담당자들은 "당시 중요사건으로 분류되지 않아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1년에 담당 집회,시위가 600건이 넘어 주로 집회 시위 현장에 가 있었다",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가 됐을 것"이라 해명했다.
한 종로서 수사라인 관계자는 "종로서는 주로 집회 현장에 나가거나 관련 사건을 처리하는 게 대부분이라 당시 개별 마약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기억도 사실 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말 황씨가 또 서울에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