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한국 맥도날드의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피해를 주장하는 가족과 시민단체가 정부에 대해 햄버거병 피해를 예방하지 못하고 방치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생명을 도외시한 국가도 공범"이라며 국가배상청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피해자 시은이(가명) 엄마 최은주씨는 "2016년 9월 25일 아이가 해피밀세트를 먹은 뒤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며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경찰서, 보건소, 질병관리본부 등 연락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여러번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햄버거병의 원인균이 장출혈성대장균인 걸 알게 돼 질병관리본부 등에 여러 차례 발병사실을 알렸지만 묵살당했다"며 "신고접수한 공무원이 맥도날드에서 사용된 패티를 수거해 균 검사를 했다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가 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 주장했다.
정치하는엄마들 박미정 활동가는 "이같은 햄버거병 피해는 사고가 아닌 예고된 인재며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외국 거대 기업은 물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 또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세종시 축산물 위생 담당 공무원은 패티공급업체 맥키코리아에 검사결과를 미리 통보해 행정처분을 면제받는 팁을 알려줬다"며 "우리는 회수‧공표명령을 면제하고 균 검출 사실을 숨겨 맥도날드에서 판매되는 햄버거가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알지 못한 채 섭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와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당시 햄버거병 발병과 관련해 한국맥도날드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지만 햄버거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며 불기소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다만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패티가 한국맥도날드에 대량 납품된 사실을 적발하고 패티 공급업체인 맥키코리아 관계자들을 불구속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