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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첫 증인 13시간 신문…남은 증인소환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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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소환 통보한 10여명 판사들 모두 '불출석' 의사

(사진=연합뉴스)

 

'사법농단' 재판에 나온 첫 증인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전날(2일) 13시간에 달하는 증인신문을 마쳤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 소송' 재판거래 의혹 관련한 증인만 10명이 넘는 상황에서 소환과 신문 과정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공판에서 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당일 밤 11시 50분이 돼서야 끝났다. 신문이 저녁 식사 시간대를 넘겨 진행되는 바람에 임 전 차장 측도 컵라면과 건빵 등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각, 재판부는 검찰과 임 전 차장 양 측의 반대 신문까지 끝난 후 정 부장판사에게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서 미처 말하지 못했던 것과 담당 재판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정 부장판사는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데 대해 재판장님과 두 분 판사님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떼며 약 5분간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시 저와 같은 평판사(단독판사)급의 일반 심의관들이 법원행정처 조직에서 어떤 인식 하에 맡겨진 업무를 수행하고 특히 상급자의 지시를 얼마나 자세히 이해하고 수행했는지를 재판부에서 깊이 살펴달라"고 강조했다. 일반 재판조직과도, 사회의 다른 행정조직과도 다른 법원행정처 조직의 특수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부장판사는 "이 사건으로 인해 전체 사법부가 겪는 어려움에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며 "오늘이 마지막 증언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남은 재판 절차에 최대한 진지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처럼 당시 일반 심의관으로 일했던 현직 판사들의 증인소환은 앞으로도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먼저 심리하는 주제인 일제 강제징용 배상 소송 관련한 현직 판사 증인들이 모두 4월 중 불출석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불출석한 시진국 부장판사에 이어 오는 4일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박상언 부장판사도 재판 일정을 사유로 출석 일정을 연기해달라 신청한 상태다. 검찰 측 전화 통지 확인에 따르면 이달 9일 증인신문 예정이었던 김종복 전 광주지법 목포지원 부장판사가 출장 일정으로 불출석을, 조인영 전 기획조정심의관은 재판 일정으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16일 신문 예정이었던 최희준 전 헌법재판소 파견법관과 전지원 전 사법지원총괄심의관 등도 재판 일정 등을 사유로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현재 임 전 차장 재판에서는 강제징용 사건 외에도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관련,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카토 다쓰야 전 산케이 지국장 재판 개입 등 주제별로 불러야 하는 증인이 수십명이다. 정 부장판사가 말했듯 핵심 증인들은 앞으로 몇차례 더 불려나오거나 앞으로 시작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도 중복으로 소환될 수 있다.

검찰 측은 "강제징용 파트에서 이미 채택된 증인 중 앞 순서인 10여명 일정을 미리 확인했는데 이러한 상황"이라며 "증인 채택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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