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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츠페터 추모비 옆 정화조, '택시운전사' 재미 다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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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츠페터 추모비 주변 '화장실과 정화조' 추모장소로 적절하지 않아
김사복씨 이장 앞두고 "광주시가 앞장서서 해결해야" 목소리 일어

광주 북구 망월동 옛 5.18묘역 힌츠페터 추모비가 화장실과 정화조 등의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사진=광주CBS 조시영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의 두 주인공인 고(故) 김사복 씨와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옛 5·18 묘지 재회가 광주시의 무성의한 대응으로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

민족민주열사묘역인 광주 북구 망월동 옛 5·18묘역.

이곳에는 지난 2016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참상을 처음으로 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추모하가 위해 기념정원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힌츠페터의 유품이 묻어있는 추모비 바로 옆에 화장실과 정화조 등이 있어 추모 장소로 적절해 보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한 추모객은 "힌츠페터 추모비 주변으로 화장실도 있고, 돌탑도 있어 추모공간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른 좋은 장소도 많은데 왜 이곳을 택했는지 모르겠다. 후손들에게는 광주의 얼굴이 될 수도 있는 장소이기에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힌츠페터의 유품은 국립 5·18민주묘지에 기념식수와 함께 안치할 예정이었으나 관련법에 의해 불가능하다는 국가보훈처의 결정으로 어렵사리 망월동 옛 5·18 묘역을 택했다. 이 때문에 미처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힌츠페터를 자신의 택시에 태우고 광주로 향했던 고 김사복 씨 유해의 이장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경기도의 한 묘지에 묻힌 김사복 씨의 유해가 화장된 뒤 이곳으로 옮겨질 예정인데 5월 단체와 유가족을 중심으로 좀 더 나은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이 재회하는 장소인 만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김후식 회장은 "김사복씨 유해를 모실려고 보니까 옆에 화장실도 있고 정화조도 있고 문제가 있는 장소라고 판단됐다"며 "역사적인 장소로 많은 추모객들이 이곳에서 고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이는 만큼 좀 더 적절한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다만 화장실을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만 할뿐 다른 민주열사들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5·18재단과 유족들이 안건을 올리면 기념사업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거쳐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5월 단체가 대안을 가지고 오라고 떠넘기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광주시와 5월 단체 등 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5·18 구 묘역 안장 TF팀은' 지난 2월 19일 심의를 통해 김사복 씨의 유해를 구 묘역에 안장하는 안건을 승인한 상황이다.

1980년 5월 참상을 세계에 알린 두 의인(義人)을 제대로 추모하기 위해 광주시의 보다 적극적이인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

5월 단체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어려운 마음으로 유해 안장을 결정한 고인과 유가족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며 "많은 추모객들이 방문할 역사적인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인 만큼 광주시의 보다 세심한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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