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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석탄 대신 셰일가스 쓰면 미세먼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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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1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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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에서 발견된 셰일가스전 (사진=중국 글로벌타임스 캡처)

 

지난 27일 중국 서부 중국 서부 쓰촨성에서 막대한 매장량을 갖춘 셰일가스전이 발견됐다.

중국 과기일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쓰촨성 네이장(內江)과 즈공(自貢) 일대의 가스전에 셰일가스 1천247억㎥가 매장돼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셰일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은 올해 말까지 이곳을 연간 셰일가스 10억㎥를 생산할 수 있는 가스전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기사 댓글 캡처)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중국을 향해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 대신 "셰일가스를 쓰라"는 반응이다.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전세계적인 셰일가스 붐이 일었던 2010년대 초부터 있어왔다.

스모그 등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 대신 셰일가스로 에너지원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탄의 대안 셰일가스, 정말 대기오염 걱정 없는 청정 에너지원일까?

◇ 에너지 발전 땐 미세먼지 적게 배출

셰일가스는 모래와 진흙이 쌓여 생성된 셰일(혈암)층 내에 갇혀있는 가스를 말한다.

천연가스와 유사한 성분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원유보다 가격이 낮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았다.

이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LNG(액화천연가스)와 LPG(액화석유가스)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로 천연가스 수출이 늘면서 2020년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거듭날 전망이기도 하다.

2013~2014년 전세계적인 셰일가스 열풍이 불던 당시 중국도 셰일가스 개발에 참전했다. 당시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던 중국에게 석탄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천연가스는 매력적인 에너지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셰일가스를 비롯한 천연가스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양이 석탄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다.

환경부가 지난 5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1MWh의 전력을 생산할 경우 석탄발전소의 평균 미세먼지 배출량은 116g인 반면, LNG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10분의 1 수준인 11g이다.

(사진=베출원 단위)

 

김남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연구보고서 '발전부문 미세먼지 배출감소 대책의 전력시장 영향 분석'(2017)에서 밝힌 자료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2016년 당진 석탄발전소의 발전량 대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비율은 0.680kg/Mwh였지만, 서인천LNG복합화력발전소는 0.158kg/Mwh 수준에 머물렀다.

◇ 셰일가스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하지만 셰일가스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친환경 에너지원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많다.

셰일가스전을 개발하고 시추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 원인인 질소산화물(NOx)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등 다량의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시추는 주로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king)'을 사용해 이뤄진다.

수압파쇄법은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 다량의 물을 드릴 구멍에 집어넣어 셰일 암석을 깨뜨리는 방식이다.

바로 이때 시추에 쓰이는 엔진과 첨가물이 들어간 다량의 물에서 메테인 등을 비롯한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셰일가스 개발이 한창이던 2013년 셰일가스 관련 자료를 내고 "먼지와 디젤 연기, 미세먼지, 그리고 메테인 등이 셰일가스 개발 현장에서 배출된다"며 "천연가스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는 질소산화물과 결합해 스모그를 만들거나 대기 중 오존 수치를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 시추시설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트럭 등 운송 수단이 집중적으로 출입하게 되면서 전반적인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이 증가하기도 한다.

2013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연구보고서 '셰일가스 도입에 따른 환경영향 및 대응방안 마련연구'에서 "트럭과 장비의 운송, 하수처리 중 화학물질의 증발 및 가스정의 누출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셰일가스 등의 비전통 가스를 채굴할 시 여러 분야에서 환경영향 정도가 전통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3년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중 하나인 랜드연구소에선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하기도 했다.

당시 연구에선 2011년 미국 펜실베니아주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1741곳 셰일가스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추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송과 시추, 압축 과정을 통틀어 질소산화물은 연간 최대 2만 8천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최대 1만 1천톤이 배출됐다. 폐렴 등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는 황산화물은 최대 540톤이 2011년 셰일가스 생산과정에서만 배출됐다.

(사진=랜드연구소 연구보고서(2013))

 

해당 연구에선 이와 같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지역의 환경 부담 비용을 3천 2백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3백 6십억원으로 추산했다.

·2015년 미국 뉴욕주에서 발표한 환경 연구 결과도 비슷했다.

뉴욕주 환경보호부는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뉴욕주의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한 연구보고서에서 "미세먼지(PM10/PM2.5)와 질산화물이 적절한 조치 없이는 기준치를 초과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 온실가스 배출 오히려 더 늘어난다

대기오염물질 자체 이외에도 미세먼지 문제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지구온난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고농축 미세먼지를 만드는 원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중요한 매개 변수가 바로 기상 변화"라며 "극지방의 온도와 우리가 있는 지역 간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어 바람이 불지 않게 되면 미세먼지가 계속 농축된다"고 설명했다.

셰일가스를 활발히 개발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선 이미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 또한 경고하고 있다.

셰일가스에서 70~80%정도를 차지하는 메테인(CH4)이 바로 대표적인 온실가스 중 하나기 때문이다.

(사진=유엔기후협약(UNFCCC) 누리집 화면 캡처)

 

메테인의 온실효과는 100년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CO2)의 21배에 달한다.

또한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천연가스의 총량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에너지 소비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셰일가스가 석탄, 석유 등을 대체하더라도 지구온난화를 늦추진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의 해원 맥전 이코노미스트 등이 2014년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호주 등 5개국 연구팀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조사 결과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에너지 소비가 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보니 미국과 유럽 안에서도 셰일가스 개발과 사용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2014년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루마니아 북동부의 푼제슈티 마을에서 미국 에너지회사 셰브론의 셰일가스 개발에 항의하는 연좌시위를 벌였다.

2016년엔 가디언지가 "천연가스는 대부분 그 자체로 지구온난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메테인으로 이뤄져 있다"며 "가스 누출이 2~3% 미만으로 발생할 때만 기후 변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은 아직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비해 발전이 더뎌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대기오염을 속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셰일가스 개발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 공언했지만, 원유 가격이 하락하고 기술 개발이 늦춰지며 중국 내 셰일가스 비중이 감소했다.

2012년 중국은 2020년까지 셰일가스 생산 목표로 100Bcm를 잡았지만, 2015년 경 30Bcm으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거기에 미국 등 셰일가스 개발 주도국가들이 중국에 기술이전을 꺼리고 있어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을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연규 한양대 교수는 "중국이 셰일가스를 전면적으로 개발하기엔 아직 기술이 부족하다"며 "미국에서도 미중무역 분쟁으로 기술 유출에 예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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