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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불 끄러 다니는' 119 지역 소방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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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청북도소방본부 제공)

 

제천 화재 참사를 계기로 소방 인력 충원이 시급한 당면과제로 떠올랐지만 현실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방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읍·면 지역에 설치된 119지역대에서는 소방관 홀로 화재 진압에 나서는 믿기 힘든 상황이 여전하다.

충북의 한 소방지역대에 근무하는 A씨는 화재 신고가 접수될 때면 눈앞이 막막해진다고 토로했다.

소방차 운전부터 상황 전파, 초기 진압 등 모든 활동을 혼자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인근에서 지원대가 도착하는 10여분 동안 소방 호스를 연결하고 진화에 나서는 일까지 홀로 사투를 벌이다 보면 속까지 새까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A씨는 "지역대에서 가장 먼저 화재 현장에 도착하면 호스를 연결하고 불을 끄는 모든 과정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며 "인근에서 지원이 올 때까지 5분에서 10분 동안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29일 충청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지역대 일 최소 근무정원은 4명이지만 25개 지역대 가운데 무려 23곳이 현재 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체 인원도 법정 인력 기준인 300여명의 절반 수준인 156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역대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지역대가 설치된 곳이 인구 3천명 이상 지역 등으로 정해진 법적 설치 기준에 한참 부족하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충북의 소방 출동 시간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신고를 접수한 뒤 구급대 출동지령까지 걸리는 시간은 63초로 전국 평균 58초보다 5초 가량 늦다.

소방차량 평균 도착시간도 8분 55초로 전국 평균보다 1분 이상 뒤처진다.

여기에 현재 충북의 전체 소방 부족인력이 1400여 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해마다 200~300명이 충원된다고 해도 지역대의 열악한 사정은 최소 5년이 지나야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인재로 기억되는 제천 화재 참사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소방 시스템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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