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새로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회원 확보를 위해 HBO, 쇼타임(Showtime), 스타즈(Starz)와 같은 인기 케이블 TV를 전면에 내세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애플은 월 9.99달러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HBO와 막바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한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HBO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HBO 나우'를 통해 인기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 TV 쇼 등을 월 14.99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쇼타임도 10.99달러에 서비스 하고 있어 애플 서비스 구독료와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애플이 가져가는 수익 비중을 다소 줄이더라도 HBO를 끌어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2015년 아마존이 선보인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 서비스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월 12.99 또는 연간 119달러에 구독하면서 프라임 서비스 내 HBO, 쇼타임 등 100여개 채널을 번들로 추가 구독해야 한다. 국내 통신사 IPTV와도 비슷한 구독 방식이다.
애플이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규모로 채널을 늘리면서 월 9.99달러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업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전망이다. 다만 서비스 내 채널 추가 구독료 지불은 고민이 될 수 있다.
가입자 1억 3000만 명의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 구독료가 베이직 8.99달러(9500원) / 스탠다드 12.99달러(1만2000원) / 프리미엄 15.99달러(1만4500원)로 HD 시청을 지원하는 스탠다드 이상의 선택이 높다는 점에서 일단 후발주자인 애플은 비슷한 조건에 가격 우위를 무기로 가입자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 구축에 지난 한 해 10억달러를 투입한 반면, 넷플릭스는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시장 확대에 8배 더 많은 80억달러 이상을 쏟아붓고 올해 구독료를 1~2달러 인상(한국 등 일부 국가 제외)했다.
애플의 차별화 전략은 애플 제품을 보유한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할 것이란 점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사용자는 월 구독료 없이 콘텐츠 채널만 추가 구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과 LG 등 스마트TV 제조업체와 미국 시장의 1/3을 점유(32.4%)하고 있는 스트리밍 디바이스 전문 업체 로쿠(Roku) 등과 손잡고 애플TV 앱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고, 하반기 콘텐츠 공룡 디즈니도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아마존, 훌루, AT&T 등 기존 서비스 업체들까지 상대해야 하는 애플로서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애플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핵심 비디오 콘텐츠 회사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당장 믿을 건 수십억 명에 이르는 전 세계 애플 디바이스 고객들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및 맥북 사용자의 거대한 기반을 바탕으로 서비스 콘텐츠를 판매 비중을 늘리려는 애플의 새로운 계획은 태평양 시간 기준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공개된다. 행사에는 미디어 외에도 유명 영화배우와 제작자, TV 콘텐츠 관계자들이 대거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날 행사 주제 '잇츠 쇼 타임(It 's show time)'에 맞춰 △비디오 스트리밍 △뉴스 구독 △스트리밍 게임 등 3가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