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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완화기조 유지, '여유' 확보한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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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추가인상 부담 덜어…세계 경기둔화는 우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닫으면서 한국은행이 '여유'를 계속 가질 수 있게 됐다. 금리격차 확대 우려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이 세계경기 둔화를 공식 확인한 셈이어서 이 부분의 정책부담은 남았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발표된 연준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입장은 기준금리 2.25~2.50% 동결, 보유자산 축소 9월 종료 등 긴축 완화가 골자다. 연준의 자체 전망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중 1차례 인상한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인내심을 갖겠다'면서 동결한 이래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대폭 조절하고 나선 것이다. 연준은 2015년말 0~0.25%였던 금리를 지난해 말까지 2.25~2.50%로 9차례나 끌어올렸다. 한국은행도 2017년 11월 1.25%였던 기준금리를 두차례에 걸쳐 1.75%까지 따라 올렸다.

여전히 미국 기준금리가 높지만, 미국이 당분간 이 격차를 더 벌리지 않을 전망이어서 자본유출 우려가 약화된 상황이다. 또 수출감소 등 경기둔화가 짙어진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추가 긴축의 부담도 작아지는 등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여유를 얻게 됐다.

이주열 총재는 올들어 연준의 속도조절 기조가 나타나자 "연준의 메시지가 시장보다 더 완화적이어서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환영한 바 있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준금리 인하론에 맞서 '현재로서도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리지도 않았고 인하를 시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몰라도 내년에는 기준금리를 한차례 올릴 수 있다는 게 현재 연준의 입장이다.

이는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에 유연한 입장이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인상기조 자체가 바뀐 게 아니다"(이주열 총재)라는 한국은행의 기존 판단을 유지할 근거가 된다.

한편 연준이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자국 경제상황을 그만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준은 이날 2.1%로 3개월전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연준이 자국 경기둔화를 공식적으로 전망한 만큼, 이게 다시 세계경기 둔화 가속의 신호로도 작용할 수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6%로 당초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경제성장률 하향 가능성이 지적됐다. 금융통화위원들은 "세계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고 있으나 여전히 실물경기에는 불확실성이 높고,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경로에도 아직은 하방 위험이 높다", "금년도 경제성장이 확장적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전망 수준을 기록하더라도, 고용 증가를 견인할 산업이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등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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